공정위, 한화 방산 3사 ‘함정 시장 규제’ 3년 연장
“독점 구조 여전”…해양 방산 경쟁력·공정성 시험대 “핵심 부품 8개 시장 여전히 1위”…공급망 의존 지속 “경쟁 촉진 vs 산업 보호”…방산 규제 딜레마 첫 ‘시정조치 연장’ 사례…지속 감시 예고
[녹색경제신문 = 최성 기자]
공정거래위원회가 한화 방산 계열 3사의 함정 및 부품 시장에 대한 시정조치를 3년 연장했다. 시장 경쟁이 충분히 회복되지 않았다는 판단에서다.
28일 공정위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한화시스템, 한화오션 간 기업결합에 부과된 시정조치의 이행기간을 연장하고, 향후 최대 2년 추가 연장 가능성도 열어뒀다고 밝혔다.
이번 조치는 2023년 기업결합 승인 당시 제기된 ‘함정 입찰 경쟁 제한 우려’가 여전히 해소되지 않았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공정위 분석 결과, 한화오션은 수상함·잠수함 시장에서 1위 지위를 유지하고 있으며, 계열사들은 주요 함정 부품 시장에서도 지배력을 지속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추진체계, 전투체계 등 핵심 부품 분야는 기술 장벽이 높아 경쟁업체들이 대체 공급처를 확보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이로 인해 가격 차별이나 기술 정보 제한 등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여전히 존재한다고 공정위는 판단했다.
방산 산업은 국가 안보와 직결되는 특성상 공급망 안정성이 중요하나, 특정 기업 중심 구조가 고착될 경우 시장 경쟁이 제한될 수 있다는 점에서 정책적 균형이 요구된다.
실제 록히드마틴, BAE 시스템즈 등 글로벌 방산기업들도 핵심 기술을 계열화하며 유사한 구조를 보이고 있다. 결국 경쟁 촉진과 산업 보호 사이의 긴장이 한국 해양 방산에서도 본격화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방산 전문가들은 이번 결정을 국내 해양 방산 산업의 구조 전환 신호로 보고 있다.한국은 함정 건조 분야에서 수출 경쟁력을 확보했지만, 부품·시스템 분야는 특정 기업 의존도가 높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향후 글로벌 시장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기업이 참여하는 개방형 공급망 구축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한편, 이번 결정은 기업결합 이후 부과된 행태적 시정조치를 연장한 첫 사례다. 공정위는 향후에도 시장 구조 개선 여부를 지속 점검해 추가 연장 여부를 판단할 계획이다.
해양 방산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는 가운데, 이번 조치는 국내 산업이 ‘독점 구조 유지’와 ‘경쟁 생태계 전환’의 갈림길에 서 있음을 보여주는 신호로 해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