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은행,"건전성 관리 능력 확인" 자평에도 업계는 '글쎄'...이유는?

기업은행, 1분기 말 고정이하여신 비율 1.28%로 전년과 동일 대손비용률은 0.04%p 낮아진 0.43%..."건전성 관리 능력 확인" 자평 그러나 연체율은 0.95%p로 전년 말 대비 0.06%↑...추정손실여신도 10.1%↑ 대손비용률은 전년 동기와 비교 시 0.07%p↑...증권가 "지속적인 모니터링 필요" 업계 "기업銀, 특성상 대외 불확실성 확대 시 건전성 악화 폭 타행 대비 클 수 있어"

2026-04-28     이준성 기자
IBK기업은행

[녹색경제신문 = 이준성 기자] IBK기업은행이 올해 1분기 고정이하여신(NPL·부실채권) 비율을 전년 말 수준으로 유지했지만 세부적인 건전성 관리 측면에서는 고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말 낮아졌던 연체율은 재상승했으며 사실상 회수가 불가능한 추정손실여신은 3개월 만에 약 10% 늘었다. 여기에 대손비용률도 전년 동기 대비 오르며 실적에 부담을 줬다. 중동 전쟁 여파 등 대외 불확실성까지 고려하면 기업은행의 건전성 리스크는 한층 커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28일 <녹색경제신문>의 취재를 종합하면 올해 1분기 말 기준 기업은행의 고정이하여신(NPL) 비율은 1.28%로 전년 말과 동일했다. 대손비용률은 전년 말 0.47%에서 0.43%로 0.04%포인트(p) 낮아졌다. NPL 비율은 전체 여신 중 회수 가능성이 낮은 고정·회수의문·추정손실 여신이 차지하는 비율을 뜻한다. 대손비용률은 대출 부실 등에 대비해 쌓은 대손비용이 총여신 평균잔액에서 차지하는 비율이다. 두 지표는 은행의 자산건전성 수준과 건전성 부담을 가늠하는 데 각각 활용된다.

기업은행은 이 같은 수치를 근거로 1분기 실적 발표 보도자료를 통해 "건전성 관리 능력을 확인했다"고 자평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기업은행의 건전성 관리가 순탄했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세부 지표를 들여다보면 우려스러운 부분이 적지 않다는 이유에서다.

실제로 올 1분기 말 기준 기업은행의 연체율은 0.95%로 지난해 말(0.89%)보다 0.06%p 상승했다. 부동산·임대업 대출 연체율이 1.28%로 0.41%p 오르며 전체 연체율 상승을 주도했고, 제조업 대출(0.86%·0.07%p↑)과 도소매업 대출(1.07%·0.05%p↑)의 연체율도 일제히 올랐다. 기업은행의 연체율은 지난해 1분기 말 0.91%에서 3분기 말 1%까지 오른 뒤 연말로 가며 다소 낮아졌지만 올해 들어 다시 상승했다.

NPL 구성에서도 질적 저하가 감지된다. 올 1분기 말 기준 기업은행의 NPL 잔액은 4조3110억원으로 전년 말(4조2840억원) 대비 0.6%(270억원) 증가했는데, 같은 기간 추정손실여신 잔액은 6390억원에서 7030억원으로 10.1%(640억원) 늘었다. 즉, 전체 NPL 잔액은 올 들어 소폭 늘어나는 데 그쳤지만 NPL 중에서도 가장 질이 나쁜 추정손실여신이 눈에 띄게 늘었다는 얘기다. 추정손실여신은 회수 불능이 확실시돼 손실 처리가 불가피한 여신을 의미한다.

이와 함께 기업은행은 요주의여신에서도 지난 1년간 10% 가까운 증가세를 보였다. 요주의여신은 NPL로는 분류되지 않지만 향후 부실화 가능성이 있는 여신으로 꼽힌다. 기업은행의 1분기 말 기준 요주의여신 잔액은 5조6650억원으로 전년 동기(5조1980억원) 대비 9%(4670억원) 늘었다. 이 기간 총여신(337조9410억원·3.6%↑) 성장률이 3%대 중반에 머물렀다는 점을 감안하면 요주의여신의 가파른 증가세는 주목할 필요가 있다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요주의여신은 부실화 가능성을 보여주는 일종의 선행 지표"라며 "요주의여신이 빠르게 늘었다는 것은 경기 회복이 지연되거나 시장 변동성이 확대될 경우 일부 여신이 NPL로 옮겨갈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증권가에서는 대손비용률에 관한 지적도 제기된다. 올 1분기 기업은행의 대손비용률(0.43%)은 전년 말(0.47%)과 비교해서는 낮아졌지만 전년 동기(0.36%)보다는 0.07%p 높았다. 건전성 부담이 실적에 미치는 영향이 뚜렷하게 줄었다고 보기는 이른 셈이다.

백두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보고서를 통해 "비이자이익과 대손율 부문에서 더 개선될 필요가 존재해 (기업은행에 대해) 중립의견을 유지한다"며 "이 중 대손율은 중동 상황 전개와 생산적 금융 확대 기조 양상을 고려할 때 지속적인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기업은행 입장에서 한층 뼈아픈 대목은 중동 전쟁 여파 등 대외 불확실성 탓에 건전성 리스크가 추가로 확대될 수 있다는 점이다. 업계는 경기 부진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중동발 지정학적 리스크로 시장 변동성까지 확대된 만큼 기업은행의 주 고객층인 기업들의 상환 능력이 더 약화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또 다른 금융권 관계자는 "중동 전쟁 여파에 따른 기업들의 상환 능력 저하 우려는 기업은행뿐만 아니라 은행권 전반이 공통적으로 마주한 문제"라면서도 "다만 기업은행은 국책은행 특성상 정책금융 형태로 중소기업·자영업자 대출을 집중 취급하고 있어 기업 차주의 어려움이 커질 경우 건전성 악화 폭도 상대적으로 클 수 있다는 점이 문제"라고 말했다.

한편 기업은행 관계자는 "건전성 관리를 위해 담보력이 부족한 소상공인·소기업에게 보증기관 특별출연을 통해 저리의 보증부대출을 공급하고 있다"며 "또한 시스템을 통해 여신거래기업의 이상징후를 포착하고 적기에 선제적인 구조조정 등을 시행하는 등 건전성 관리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