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화페인트 인상폭 낮춘 배경은 KCC 동결?...페인트업계 가격 경쟁 속사정
KCC 가격 동결에 경쟁사 부담 확대...업계 “수요 이동 현실화” 석화업계 원재료 인상 압박 지속...페인트업계 가격 전가 ‘한계’
[녹색경제신문 = 한승진 기자]
삼화페인트가 최근 제품 가격 인상 폭을 당초 계획보다 낮추면서 업계 내 가격 경쟁이 다시 부각되고 있다. 원재료 가격 상승으로 가격 인상이 불가피한 상황이지만 업계 1위인 KCC가 가격 동결 기조를 유지하면서 거래처 수요가 KCC로 이동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어서다. 업계에서는 수익성 방어와 시장 점유율 유지 사이에서 페인트업체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업계에 따르면, 삼화페인트는 최근 주요 제품 가격 인상률을 기존 계획보다 낮춰 조정했다. 당초 일부 제품군에 대해 두 자릿수 인상을 검토했지만 시장 상황과 거래처 반응 등을 고려해 인상 폭을 축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KCC가 가격 인상을 검토하다 철회하면서 업계 내 가격 경쟁 압박이 커진 영향이다.
페인트업계 관계자는 “페인트 제품별로 세부 성능 차이는 있지만 현장에서 요구하는 기본 규격과 성능 수준은 대체로 비슷해 결국 거래처 입장에서는 단가가 가장 중요한 경쟁 요소가 된다”며 “KCC가 가격을 동결하면서 일부 수요가 KCC 쪽으로 몰리는 흐름이 나타났고 경쟁사 입장에서는 인상 폭을 낮출 수밖에 없는 구조”라고 말했다.
문제는 원가 부담이다. 페인트 원재료인 수지·용제·안료 등은 대부분 석유화학 제품에서 나온다. 최근 석유화학 업계가 나프타와 주요 기초소재 가격을 잇달아 인상하면서 페인트 제조원가 부담도 커지고 있다. 업계에서는 석화업계의 가격 인상이 연쇄적으로 페인트업계에 전가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석화업체들이 원재료 가격을 계속 올리는 상황이라 제조사 입장에서는 판가 인상이 사실상 불가피하다”며 “문제는 시장 경쟁이 치열해 이를 온전히 반영하기 어렵다는 점”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건설 경기 침체 장기화도 부담이다. 건축용 도료 비중이 높은 페인트업체들은 신규 착공 감소와 리모델링 수요 둔화로 판매량 자체가 줄고 있다. 업계에서는 수요가 줄어든 상황에서 가격 경쟁까지 심화되면서 수익성 확보가 더욱 어려워질 것으로 보고 있다.
당분간 삼화페인트에 가격 인상 기조가 쉽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페인트업계 1위인 KCC가 가격 동결 기조를 유지하면서 시장 내 가격 기준점 역할을 하고 있어서다.
업계 관계자는 “업계 1위가 가격을 동결한 상황에서 경쟁사들이 단독으로 인상 폭을 확대하기는 쉽지 않다”며 “결국 당분간은 시장 점유율 방어를 위한 가격 경쟁이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