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 실적 잔치 속 예탁금 이자율 여전히 '제자리'…KB證, 올 들어 두 차례 인하
코스피 급등·자금 폭증…대형사 영업이익 두 배 역대급 실적 행진과 예탁금 90조에도 예탁금 이용료 인상은 전무 KB 두 차례·키움 인하…나머지 동결 속 '성과 공유 부재' 논란
[녹색경제신문 = 정수진 기자]=대형 증권사들이 증시 호황을 발판으로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하고 있지만, 개인 투자자에 대한 수익 환원은 제자리이거나 오히려 후퇴한 모습이다. 특히 KB증권 등 일부 증권사는 예탁금 이용료를 잇따라 인하하며 '성과 공유 부재' 논란이 커지고 있다.
2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 12분 기준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6615.03) 대비 0.71%(46.68포인트) 상승한 6661.71을 기록하며 또 다시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지수가 지난해 말 4200대에서 단기간에 급등하면서 시장에서는 '7000피' 진입 가능성까지 거론되는 등 상승 기대감이 빠르게 확산되는 분위기다.
시장 활황에 힘입어 주식 거래대금도 사상 최대 수준을 경신했고, 이 과정에서 증권사 실적 역시 급증했다. 실제로 주요 증권사들은 올해 1분기 역대급 실적을 예고하고 있다.
NH투자증권은 1분기 당기순이익 4757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128.5% 증가했고, KB증권도 3502억원으로 92.8% 늘었다. 신한투자증권은 2884억원(+167.4%), 하나증권은 1033억원(+37.1%), 우리투자증권은 140억원(+1300%)으로 각각 큰 폭의 성장세를 보였다. 아직 실적을 발표하지 않은 미래에셋증권, 한국금융지주, 삼성증권, 키움증권 등도 '어닝 서프라이즈'가 예상된다.
특히 시장에서는 대형 증권사 5곳(미래에셋증권·한국금융지주·삼성증권·NH투자증권·키움증권)의 올해 1분기 합산 영업이익이 약 3조8850억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지난해 1분기 약 1조8000억원과 비교해 두 배 이상 증가한 규모다. 일각에서는 미래에셋증권의 경우 분기 순이익이 1조원을 넘어설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이 같은 실적 호조는 개인 투자자 자금 유입과 직결된다. 투자자 예탁금은 90조원을 돌파했고, 신용거래 잔고 역시 28조원을 넘어서며 사상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빚투' 확대와 함께 증시에 대규모 자금이 유입되면서 증권사 수수료 수익과 이자 수익이 동시에 증가한 것이다.
하지만 자금 유입 확대와 달리 투자자 환원 수준은 정체되거나 후퇴하는 흐름이다. 특히 KB증권은 올해 들어 예탁금 이용료를 두 차례 인하하며 대형 증권사 가운데 가장 적극적으로 금리를 낮춘 사례로 꼽힌다.
KB증권은 2025년 말 1.05% 수준이던 이용료를 올해 1월 0.90%로 낮춘 데 이어 4월에는 0.85%로 추가 인하했다. 증시 호황과 실적 개선이 동시에 나타난 시점에서 이자율은 오히려 단계적으로 낮아진 셈이다.
KB증권 관계자는 "금융투자협회의 '투자자예탁금 이용료율 산정 모범규준'에 따라 시장금리와 자금 운용 환경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이용료율을 산정·조정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키움증권 역시 3개월 초과·100만원 초과 구간 기준 이용료를 연 0.75%에서 0.60%로 인하했다. 수익 기반 확대에도 불구하고 투자자에게 돌아가는 몫은 줄어든 구조다.
이외에 주요 증권사들은 기존 이용료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미래에셋증권은 100만원 이하 연 2%, 초과 시 연 0.60%를 적용하고 있으며, 한국투자증권은 연 0.40%(50만원 미만 0.10%) 수준이다. NH투자증권은 100만원 이하 연 0.8%, 초과 시 0.4%, 삼성증권은 연 1.05%를 유지하고 있다. 하나증권은 100만원 이하 1.75%, 초과 0.65%, 메리츠증권은 1.5%와 0.6% 구간 구조를 유지 중이다. 신한투자증권은 50만원 미만 0.1%, 이상 1.0%, 대신증권도 연 1.0%(100만원 초과 0.60%) 수준으로 변동이 없다.
결과적으로 투자자 자금으로 사상 최대 실적을 거두고 있음에도, 정작 투자자에게 돌아가는 이자 수익은 제한적인 수준에 머물고 있다는 평가다.
대형 증권사 관계자는 "예탁금 이용료율은 시장금리와 자금 운용 환경 등을 반영해 결정되는 구조로, 최근 실적 개선과의 직접적인 연관성은 크지 않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