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 그래도 마진율 낮은데”…유행 쫓는 식품업계, 수익성 딜레마 심화

바이럴 트렌드에 제품 개발 ‘속도전’…원가 부담 가중 원재료 수급 쏠림에 가격 급등·생산 라인 조정까지 부담 스테디셀러 넘어 ‘산지 협업’으로 돌파구 찾는 기업들

2026-04-27     서영광 기자

[녹색경제신문 = 서영광 기자] 식품업계가 빠르게 변화하는 바이럴 트렌드를 쫓으며 수익성 악화라는 이중고에 직면하고 있다. 원래도 높은 원가율로 낮은 마진 구조를 갖고 있던 업계 특성상, 유행 대응을 위한 잦은 제품 개발과 원재료 수급 불안이 부담을 더욱 키우고 있다는 분석이다.

크라운의

식품업계는 전통적으로 원가 비중이 높은 산업이다. 원재료 가격 변동에 민감한 데다 유통·물류 비용까지 더해지면서 영업이익률이 낮은 구조를 갖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최근 SNS와 숏폼 플랫폼을 중심으로 한 ‘바이럴 트렌드’가 시장을 주도하면서 업계의 고민은 더욱 깊어지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두바이 초콜릿’ 열풍이다. 특정 제품이나 콘셉트가 온라인에서 화제를 모으면, 다수 식품업체들이 유사 제품을 단기간에 출시하는 ‘추격형 개발’이 이어졌다. 이후 ‘두바이 쫀득 쿠키(일명 두쫀쿠)’가 다시 유행하면서 또 한 번 관련 제품이 쏟아졌고, 피스타치오 맛을 앞세운 과자들이 잇따라 출시되는 등 업계 내 트렌드 전환 속도는 점점 빨라지고 있다.

문제는 이러한 흐름이 단순한 제품 다양화를 넘어 비용 부담으로 직결된다는 점이다. 특정 원재료가 유행을 타면 수요가 급격히 쏠리면서 가격이 단기간에 급등하는 현상이 발생한다. 여기에 신제품 생산을 위해 기존 생산 라인을 조정하거나 설비를 변경해야 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연구개발(R&D) 과정에서 발생하는 비용과 손실도 무시할 수 없다. 여러 배합을 시험하는 과정에서 원재료가 낭비되거나, 기대만큼의 맛과 품질을 구현하지 못해 폐기되는 사례도 빈번하다. 특히 트렌드 대응 속도가 중요한 만큼 충분한 검증 없이 제품이 출시되는 경우도 있어, 흥행 실패 시 재고 부담까지 고스란히 기업의 몫으로 돌아온다.

결국 빠른 유행을 쫓는 전략은 ‘성공하면 단기 매출 상승, 실패하면 비용 손실’이라는 양날의 검이 되고 있다. 업계에서는 “히트 확률은 낮은데 시도 횟수는 늘어나는 구조”라는 자조 섞인 평가도 나온다.

이 같은 환경 속에 일부 기업들은 보다 안정적인 원가 구조를 확보하기 위해 산지와의 협업을 강화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특정 지역 농가와 계약을 맺고 원재료를 안정적으로 공급받는 방식이다.

대표적으로 크라운해태는 지역 특산물을 활용한 제품 개발에 적극적이다. ‘콘칩 초당옥수수’, ‘못말리는 신짱 가마솥 누룽지맛’, ‘빅파이 영동포도맛’ 등은 산지와의 협업을 통해 원재료 수급 안정성과 제품 차별화를 동시에 꾀한 사례로 꼽힌다.

이처럼 특정 유행을 단순히 따라가기보다, 원재료 단계부터 경쟁력을 확보하려는 시도가 늘고 있다. 다만 여전히 시장 전반은 빠른 트렌드 대응 압박에서 자유롭지 못한 상황이다.

한 식품업계 관계자는 <녹색경제신문>에 “요즘은 유행 주기가 너무 짧아 신제품을 내지 않으면 뒤처지는 분위기”라며 “결국 원가를 안정적으로 확보하고 브랜드만의 차별화 포인트를 만드는 기업만이 장기적으로 살아남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