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용의 늪' vs '수익 다변화'...현대차·글로비스 엇갈린 1분기 성적표의 의미
매출은 역대급 분기 최대치...수익성 악화 마주한 현대차 미국발 관세 장벽과 매출원가율 82.5%의 벽 역대 최대 실적 달성한 현대글로비스, 그룹사 의존도 낮추고 글로벌 물류 파트너로 도약 현대차 울 때 글로비스가 웃었다...상세효과
[녹색경제신문 = 장창환 기자] 현대자동차그룹의 핵심 축인 현대자동차와 현대글로비스가 올해 1분기 실적을 발표하며 사뭇 다른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두 회사가 같은 날 실적을 공시하면서 제조와 물류라는 서로 다른 사업 구조가 빚어낸 경영 성과의 대비가 더욱 극명하게 드러났다. 이를 두고 업계에서는 완성차 제조의 구조적 한계와 물류 사업의 다각화라는 상반된 생존 방식이 그룹 내 실적 희비를 갈랐다는 분석이 나온다.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는 역대급 매출이라는 외형적 성장에도 수익성 악화의 늪에 빠졌고, 글로비스는 지정학적 불확실성 속에서도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하며 선방했다.
현대차 1분기 실적의 겉모습은 화려해 보이지만, 속은 마냥 밝지만은 않다. 분기 기준 역대 최대 매출액에도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30.8% 급감한 2조 5,147억원에 그쳤다. 지난해 79.8% 대비 매출원가율이 82.5%까지 3%포인트 가까이 올랐는데 이는 수익성 악화의 주범이라고 볼 수 있다.
이에 대해 현대차 관계자는 "지정학적 이슈 등에 따른 글로벌 수요 감소, 일회성 수익성 악화 요인에도 현대차의 글로벌 시장 점유율은 4.6%에서 4.9%로 0.3%포인트 올랐고, 미국 시장 점유율도 5.6%에서 6.0%로 0.4%포인트 상승했다"라고 강조했다.
현대차는 미국발 관세 장벽으로 인한 8,600억원의 비용 부담과 중동발 지정학적 리스크 등 악재가 겹치며 수익성에 치명타를 입었다. 이에 현대차는 모든 지출 절차를 원점에서 재검토하고, 신차 중심의 성장 모멘텀 확보와 전동화 전환, 지역별 맞춤 전략으로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또한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전년과 동일한 2,500원의 분기 배당을 실시한다.
이와 대조적으로 현대글로비스는 1분기 매출액 7조 8,127억원, 영업이익 5,215억원을 기록하며 각각 8.2%, 3.9% 성장했다. 성장 비결은 신흥국 CKD(완전 분해 조립, Complete Knock Down) 공급처를 확대하는 등 수익 다변화를 꾀한 전략에 있다.
현대글로비스 관계자는 "글로벌 교역 환경의 불확실성 속에서도 안정적인 사업 운영으로 시장 우려를 넘어서는 실적을 기록했다"라며 "공급망 안정성과 서비스 품질을 최우선으로 수익성과 성장의 균형을 지속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처럼 극명하게 갈린 성적표는 현대차그룹 내 제조와 물류의 리스크 분담 구조인 '상세효과'의 단면을 보여준다. 상세효과란 한 부문에서 발생한 손실이나 부진을 다른 부문에서의 성과나 이익이 상쇄해 전체적인 경영 실적의 변동성을 완화하거나 균형을 유지하는 현상을 의미한다.
이번 공시를 통해 현대차는 비용 효율화라는 숙제를, 글로비스는 독자 생존력을 각각 입증했다. 하반기 전기차 시장이 '캐즘'을 벗어나 반등할 것이라는 기대감은 현대차에 기회 요인이지만, 고착화된 매출원가율을 낮추기 위한 전기차 라인업 재편과 생산 거점 다변화 등 근본적인 전략 수정은 여전히 시급한 과제로 지적된다.
반면 독자적인 성장 궤도에 오른 글로비스의 행보는 그룹의 안정성을 높이는 요소로 꼽힌다.
결국 '비용의 늪'에서 벗어나려는 현대차의 수익성 회복 노력과 '수익 다변화'에 성공한 글로비스의 글로벌 도약이 향후 현대차그룹의 새로운 성장 동력을 결정지을 전망이라는 업계의 전망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