빗썸, FIU 행정소송 진행 중…업비트 승소 판례 적용될까
두나무, '실제 대응 수준' 인정받아 승소…빗썸은 위반 규모·반복성 달라 오는 23일 효력정지 심문기일…판례 영향 여부 '촉각'
[녹색경제신문 = 박금재 기자] 국내 2위 가상자산 거래소 빗썸이 금융정보분석원(FIU)의 영업 일부정지 처분에 불복해 행정소송을 진행 중인 가운데 23일 효력정지 관련 심문기일을 앞두고 있다. 최근 유사한 소송에서 두나무가 승소한 만큼 빗썸의 준법 노력이 재판에서 어떻게 평가받을지 주목된다.
23일 가상자산 업계에 따르면 FIU는 지난달 16일 제재심의위원회를 열고 빗썸에 영업 일부정지 6개월과 과태료 368억원을 부과하는 중징계를 확정했다. FIU는 지난해 3월부터 4월까지 현장검사를 실시해 빗썸의 특금법 위반 사항 약 665만건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현재까지 국내 원화마켓 거래소에 부과된 제재 중 가장 높은 수위다.
위반 내용은 광범위하다. 빗썸은 해외 미신고 가상자산사업자 18개사와 총 4만5772건의 가상자산 이전 거래를 지원했다. FIU가 2022년부터 2023년까지 세 차례에 걸쳐 업무협조문을 발송하고 거래 중단을 공식 요청했음에도 빗썸은 실효성 있는 차단 조치를 취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고객확인(KYC) 및 거래제한 의무 위반도 659만건에 달했다. 신원 확인이 불가능한 신분증 사진을 수리하거나 자금세탁 위험등급이 상향된 고객에게 추가 확인 없이 거래를 허용하는 등 KYC 절차 전반에서 부실이 드러났다.
빗썸은 지난달 23일 법무법인 태평양을 대리인으로 선임하고 서울행정법원에 영업 일부정지 처분 취소소송을 제기했다. 처분 효력을 정지해달라는 집행정지도 함께 신청했다. 집행정지 결과가 나올 때까지 FIU 처분 효력은 일시 중단된 상태다. 빗썸 관계자는 당시 "제재 관련 추가적으로 살펴봐야 할 부분이 있다고 판단해 내린 결정"이라며 "재판 과정에서 당사 입장을 소명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빗썸과 유사한 사유로 제재를 받았던 두나무는 지난 9일 FIU를 상대로 한 행정소송 1심에서 승소했다. 법원은 두나무가 블록체인 모니터링 시스템을 통해 미신고 사업자 관련 거래 비율을 약 0.7% 수준으로 낮게 유지한 점을 준법 노력으로 인정했다. 규정이 명확하지 않은 상황에서 나름의 대응 조치를 취했다는 판단이 승소를 이끌었다. FIU는 이에 불복해 항소 의사를 밝혔다.
이번 판결은 코인원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코인원 역시 FIU로부터 영업 일부정지 3개월 제재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두나무 승소를 계기로 FIU 제재에 불복하는 가상자산 거래소들의 법적 대응이 잇따를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가상자산 업계 관계자는 "두나무의 행정소송 결과는 관련 판례가 형성됐다는 점에서 유사한 사안으로 소송을 진행 중인 다른 거래소들에도 참고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이 관계자는 "각 거래소별로 차이가 있는 만큼 이번 판결이 동일하게 적용될지 여부는 단정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두나무와 빗썸의 위반 규모 차이가 변수로 꼽힌다. 두나무 미신고 거래 비율이 약 0.7%로 낮게 유지된 반면 빗썸은 FIU의 반복된 시정 요청에도 개선이 이뤄지지 않은 점이 이번 중징계의 핵심 배경이었던 만큼 재판부가 어떻게 판단할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