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바이오로직스, 子 유팝라이프사이언스 출자 연기...신사업 추진은 "이상 무"

4월 유증 통해 추가 출자...6개월 연기 신사업 추진 방향 변동 없이 추진 계획

2026-04-23     민보영 기자
경구용

[녹색경제신문 = 민보영 기자] 콜레라 백신 기업 유바이오로직스가 자회사 유팝라이프사이언스를 대상으로 한 148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6개월 연기했다. 사업 추진 세부 일정을 조율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결과로, 신사업 추진 방향성은 변함없다는 입장이다. 다만 자회사 지분 확보를 통해 호흡기세포융합바이러스(RSV) 글로벌 임상 등 신사업에 진출하려고 했던 만큼 지급 시기 지연에 따른 신사업 향방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유바이오로직스는 제3자배정 유상증자 방식으로 2026년 4월 22일 사들이기로 했던 자회사 유팝라이프사이언스 주식 8750주를 6개월 뒤인 10월 31일에 취득하기로 했다고 22일 공시했다. 연구 개발 가속화 및 지배력 확대를 위한 출자로, 취득 규모는 지난해 말 연결 기준 유바이오로직스 자기자본의 11.25%다. 유바이오로직스 측은 "투자 및 사업 추진 일정 전반의 세부 일정을 구체화하는 과정에서 시점을 조율한 것"이라며 "사업 추진 방향성에는 변동이 없다"고 밝혔다.

취득 후 유팝라이프사이언스 주식은 총 1만5000주로 지분 80%를 확보할 예정이었지만, 이번 연기 공시로 유팝라이프사이언스를 통해 추진하려던 글로벌 임상 신사업의 속도 조절이 불가피해졌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미국 뉴욕주 버팔로 소재 바이오 의약품 개발사 유팝라이프사이언스는 미국 바이오 벤처 '팝바이오테크닉스(PopBiotech)'와 공동 출자해 2020년 6월 설립한 합작법인이다. 항원을 나노입자 표면에 잘 달라붙게 만드는 'SNAP 플랫폼'으로 면역 반응을 높이는 기술을 개발한다. RSV 외에도 대상포진 백신, 알츠하이머·파킨슨 치료 백신 등을 파이프라인으로 두고 있다.

유팝라이프사이언스의 SNAP 기술로 항원을 체계적으로 나열하면, 여기에 유바이오로직스의 면역증강 기술 'EuIMT'을 적용해 면역 원성을 극대화하는 방식으로 프리미엄 백신을 만들 수 있다. 역할 면에서도 유바이오로직스는 백신 대량 생산과 글로벌 판권을, 유팝라이프사이언스는 신규 파이프라인에 대한 미국 현지 임상을 주도하면서 시너지를 내는 구조다. 유바이오로직스가 148억원을 투자해 유팝라이프사이언스 지분을 80%까지 확대하려고 한 이유도 이 같은 시너지를 극대화해 차기 파이프라인 상업화에 속도를 내고자 했던 것으로 풀이된다.

유바이오로직스는 경구용 콜레라 백신 '유비콜'을 핵심 수익원으로 하는 기업이다. 지난해 기준 매출액 약 1492억원 중 95%가 유니세프(UNICEF)를 대상으로 한 콜레라 백신에서 창출됐다. 유바이오로직스의 지난해 말 연결 기준 매출은 1492억원, 영업이익은 607억원으로 2024년 960억원, 343억원보다 각각 55.4%, 77.0% 성장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률 역시 35.7%에서 40.7%로 약 5%p 개선됐다.

글로벌 백신 수요 증가 등으로 실적은 호조세를 보였지만, 편향된 매출처와 제한된 성장성 등은 차세대 신사업을 추진해야 할 동력으로 작용했다. 유팝라이프사이언스를 이용해 유바이오로직스가 '프리미엄 백신 전문 기업'으로 도약하려는 배경이다. 다만 유팝라이프사이언스는 파이프라인 확보를 위한 연구개발에 자금을 투입하는 단계로, 지난해 말 별도 기준 자본금 29억원, 자본총계 20억원, 당기순손실 700만원으로 부분 자본잠식 상태다. 현재 사업단계 특성상 발생하는 구조적인 단계라는 설명이다.

업계는 이번 투자 지연의 원인을 두고 최근 설비 투자 확대에 따라 일시적으로 유동성이 묶였을 가능성에 무게를 싣고 있다. 지난해 말 연결 기준 현금 및 현금성자산은 약 237억원으로 2023년 99억원에서 두 배 가량 늘어났지만, 3공장 생산설비 구축에 투입하기로 한 1115억원을 융통하기에는 부족한 수준이다. 유바이오로직스 측은 "제3공장 건축에 배정된 1115억원은 충분히 조달 가능하며, 유상증자나 전환사채(CB) 발행 등 외부자금 조달은 여전히 고려하고 있지 않다"고 설명했다. 

운영자금 수요 확대에 따른 일시적인 자금 집행 지연 가능성도 남아 있다. 콜레라 백신 수요 폭증으로 2공장을 전면 가동하면서 원재료 구매, 재고 확보 등 영업 유지에 자금이 투입돼 일시적으로 현금이 부족해졌을 수 있다는 분석이다. 콜레라 백신의 매출은 두드러지지만, 유팝이 연구개발에 자금을 투입하고 있는 상황에서 콜레라 백신 본업의 증설이나 운영에 우선순위를 두고 있는 단계일 수 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현재 대상포진 백신 'EuHZV', RSV 백신, 알츠하이머 백신은 유바이오로직스의 EuIMT과 유팝라이프사이언스 SNAP 플랫폼을 적용해 개발되고 있다. 국내 임상 1상 진행 중인 EuHZV는 오는 5월 톱라인 결과 발표를 앞두고 있다. 이 결과를 바탕으로 유팝라이프사이언스를 통해 연내 글로벌 임상 2상에 진입한다는 계획이다. 아울러 RSV 백신은 연내 2상, 알츠하이머 백신은 연내 임상 1상 진입을 목표로 하고 있다.

유바이오로직스는 "이번 취득 시점 조정이 연구개발 또는 운영에 차질을 초래하는 상황은 아닌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며 "유팝라이프사이언스의 향후 자금 운용, 투자 계획 역시 사업 진행 상황에 맞춰 단계적으로 검토해 추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