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지주계 증권사, IRP시장서 두각...하나 수익률 1위·KB 증가율 1위
퇴직연금 IRP 수익률, 하나증권 25.73% 선두 KB증권, 1분기 IRP 순증액 5832억원(20.05%증가) NH투자증권, 유일한 4조원대 적립금
[녹색경제신문 = 나희재 기자] 개인형퇴직연금(IRP)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면서 증권사 간 경쟁이 본격화되고 있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금융지주 계열 증권사(NH·KB·신한·하나증권)들의 경우 그룹 네트워크와 차별화된 운용 역량을 앞세워 존재감을 키우는 모습이다.
26일 녹색경제신문 취재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개인형퇴직연금(IRP) 시장에서 금융지주 계열 4개 증권사(NH·KB·신한·하나)가 두드러진 성과를 거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하나증권과 신한투자증권은 수익률 측면에서 경쟁력을 입증하며 존재감을 드러냈고, KB증권 역시 순증 규모 확대를 바탕으로 가파른 성장세를 이어갔다.
하나증권은 IRP 원리금비보장 상품 부문에서 25.73%라는 수익률을 기록해 전체 증권사 가운데 1위 자리를 꿰찼다. 적립금 규모는 7534억원으로 지난해 말(6428억원) 대비 17.2% 증가했다.
하나증권은 이번 성과의 배경으로 체계적인 연금 자산관리 시스템을 꼽았다. 지난해 퇴직연금 시스템을 전면 재구축해 고객 연금 자산을 보다 정교하게 분석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고, 사용자 편의성과 정보 접근성도 대폭 개선했다.
오프라인과 비대면 고객을 아우르는 지원 서비스 역시 강화했다. 각 영업점에 배치된 연금 전문 인력 ‘연금닥터’를 통해 고객별 맞춤 상담은 물론 포트폴리오 점검과 리밸런싱을 지속적으로 제공하고 있다.
신한투자증권 역시 23.74%의 견조한 성과를 바탕으로 한 분기 만에 4363억원의 적립금을 신규 유입시키며 총 적립금 3조317억원을 기록했다.
자금 유입의 ‘속도전’에서는 KB증권의 존재감이 한층 부각됐다. KB증권은 올해 1분기 5832억원의 자금을 끌어모으며 총 적립금 3조4925억원을 기록했다. 전 분기 대비 증가율이 20.05%에 달해 대형 사업자 가운데 유일하게 20%대 성장률을 보였다.
전체 증권사 기준으로도 아이엠증권(22.6%)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증가율을 기록하며 시장 내 빠른 성장 흐름을 입증했다. 수익률 역시 22.60%를 기록해 자금 유입과 운용 성과를 동시에 확보했다는 평가다.
반면 외형 기준 1위를 유지하고 있는 NH투자증권은 IRP 적립금 4조1422억원으로 금융지주 계열 증권사 가운데 유일하게 4조원대를 지켜냈지만, 전 분기 대비 증가율이 13.91%에 머물며 업계 평균을 밑돌았다.
여기에 1분기 IRP 수익률 역시 20.36%로 지주계 4사 중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하면서 외형 우위와 달리 성장성과 수익성 측면에서는 다소 아쉬운 흐름을 나타냈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과거에는 단순히 주거래 은행과의 연계성이나 가입 편의성이 주된 선택 기준이었으나, 최근 공시 시스템 강화로 사업자 간 수익률 대조가 쉬워지면서 수익률이 낮은 사업자로부터 자금이 이탈하는 현상이 뚜렷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통합 플랫폼을 통해 초기 가입자를 선점하는 데는 유리하지만, IRP 상품의 경우 수익률과 상품 선택 폭에 따라 자금 이동이 빈번하게 나타나는 만큼, 장기적인 경쟁력은 결국 운용 성과에서 갈릴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