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하이라이프손사, 금감원 수시검사 2건 개선사항 통보

절차 없는 손해사정…내부통제 ‘기초’부터 흔들 “보험금 늦어도 이유 없다”…지급관리도 허술 매출 833억·영업이익 88억…실적은 ‘개선’ 모회사 현대해상은 ‘우량’…자회사와 괴리 경쟁사 대비 뒤처진 관리 수준 “이익보다 중요한 건 신뢰”…금감원 경고의 의미

2026-04-21     한순구 기자
현대하이라이프손해사정

 

[녹색경제신문 = 한순구 기자]

금융당국이 현대해상 자회사 현대하이라이프손해사정에 대해 보험금 산정 및 지급관리 체계를 전면 정비하라는 개선 조치를 내리면서, 보험금 지급의 핵심 기능을 담당하는 손해사정 부문의 내부통제 부실이 수면 위로 드러났다.

 

절차 없는 손해사정…내부통제 ‘기초’부터 흔들

금융감독원 검사 결과, 현대하이라이프는 손해사정 업무 수행 시 필수적인 절차와 금지사항을 내부 기준에 명시하지 않은 채 운영해온 것으로 나타났다. 보상액 산정 기준만 존재할 뿐, 업무 적정성을 점검하는 사후 통제 체계는 사실상 부재했다.

금융당국 고위 관계자는 “손해사정은 보험금 지급의 출발점인데 절차와 금지사항이 없다는 것은 시스템이 아니라 사람에 의존하는 구조”라며 “통제라고 보기 어려운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보험금 늦어도 이유 없다”…지급관리도 허술

보험금 지급 과정에서도 구조적인 문제가 드러났다. 지급 지연 사유에 대한 증빙 관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고, 지연 사유를 상세히 기록하지 않은 사례도 확인됐다. 서류 보완 안내 역시 담당자마다 방식이 달라 표준화가 돼 있지 않았으며, 고객이 서류를 제출하지 않을 경우 재안내 절차도 없어 심사가 지연되는 일이 발생했다. 보험 소비자 보호 관점에서 기본적인 관리 체계가 부족했다는 지적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보험금 지급 지연은 소비자 피해로 직결되는 사안인데, 지연 사유조차 제대로 관리되지 않은 것은 심각한 문제”라고 말했다.

 

매출 833억·영업이익 88억…실적은 ‘개선’

현대하이라이프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2025년 매출은 약 833억원으로 전년 대비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약 88억원으로 전년(약 6억원) 대비 크게 개선됐다. 당기순이익 역시 약 64억원 수준으로 두 배 이상 늘었다.

외형과 수익성은 뚜렷한 회복세를 보였지만, 내부통제 체계는 이러한 성장 속도를 따라가지 못한 모습이다.

 

모회사 현대해상은 ‘우량’…자회사와 괴리

반면 모회사 현대해상은 안정적인 재무구조를 유지하고 있다. 2025년 기준 총자산 약 49.6조원, 당기순이익 5,611억원, 지급여력비율(RBC) 190.1%로 업계 상위권 건전성을 기록했다.

즉, 본사는 건전성과 수익성을 동시에 확보했지만, 자회사에서는 내부통제와 소비자 보호 체계가 상대적으로 미흡한 ‘온도차’가 나타난 셈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대형 보험사들은 손해사정까지 그룹 통제 범위에 포함시키는 것이 일반적인데, 이번 사례는 관리 사각지대가 있었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국회도 주목…“보험금 지급 신뢰 훼손, 중대한 사안”

국회 정무위원회 관계자는 “보험금 지급은 보험산업의 신뢰를 좌우하는 핵심 기능”이라며 “손해사정과 지급 관리가 부실했다면 단순 내부 문제를 넘어 소비자 보호 이슈로 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금감원 개선 조치에 그칠 사안인지, 추가 점검이 필요한지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경쟁사 대비 뒤처진 관리 수준

삼성화재, DB손보 등 주요 손보사들은 손해사정 절차를 전산화하고 지급 지연 사유를 체계적으로 관리하며 교육 미이수자에 대한 업무 제한도 엄격히 적용하고 있다. 반면 현대하이라이프는 절차·기록·교육 통제가 동시에 미흡했던 것으로 드러나 업계 평균 대비 관리 수준이 뒤처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회사 측은 이와 관련된 본지 질의에 답하지 않았다.

 

“이익보다 중요한 건 신뢰”…금감원 경고의 의미

이번 금감원 조치는 단순한 규정 미비 지적을 넘어 보험금 산정이라는 핵심 영역에서 통제 체계가 작동하지 않았음을 드러낸 사례로 평가된다.

업계 관계자는 “보험은 결국 신뢰 산업인데, 지급 과정이 흔들리면 사업 기반 자체가 흔들릴 수 있다”며 “향후 유사 사례에 대한 감독이 강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