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팩 시장 점검②] 대형사 중 '삼성'만 부진…합병 성공률 33%
종투사 대부분이 반타작 이상...삼성만 30%대 대신·하나 70~80%대...딜 소싱·트랙 전략이 갈랐다 "발행만 하고 방치?"…합병 관리 책임론 부상 삼성 4개 추가 상장…합병 부진 시 청산 리스크 확대
[녹색경제신문 = 정수진 기자] 스팩(SPAC) 시장이 전반적으로 위축된 가운데, 주요 대형 증권사들 사이에서도 합병 성과 격차가 뚜렷하게 드러나고 있다. 특히 자기자본 3조원 이상 종합금융투자사업자(이하 종투사) 가운데 삼성증권만 유일하게 합병 성공률이 30%대에 머물며, 다른 증권사들이 대부분 '반타작(50%)' 이상을 기록한 것과 대비된다.
2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삼성증권의 스팩 합병 성공률은 약 33% 수준으로, 국내 종합금융투자사업자 10곳 가운데 가장 낮은 것으로 파악된다. 이 수치는 아직 존립기한(3년)이 남아 있는 스팩을 제외하고, 합병 완료 또는 청산 등 결과가 확정된 스팩만을 기준으로 산출한 것이다.
삼성증권은 스팩 제도 도입 이후 총 14개 스팩을 상장했으며, 이 가운데 현재까지 합병에 성공한 스팩은 3개, 해산된 스팩은 6개로 집계된다. 나머지 4개는 아직 존립기한이 남아 있는 상태로, 향후 합병 성과에 따라 추가 청산 가능성도 존재한다.
반면 타 종투사들은 대체로 '반타작' 이상 성과를 유지하고 있다. 미래에셋증권(64%), NH투자증권(63%), KB증권(62%), 신한투자증권(60%), 키움증권(57%), 한국투자증권(54%) 등이 모두 50% 이상의 합병 성공률을 기록했다.
특히 대신증권(83%)과 하나증권(72%)은 70~80%대의 높은 성공률을 보이며 상위권을 형성했다. 대신증권은 상장 추진 초기부터 기업 실사를 통해 적합한 상장 트랙을 선별하는 방식으로 성공률을 끌어올렸다.
대신증권 관계자는 "실사를 통해 기업에 대한 이해도를 높인 뒤 직상장과 스팩합병 중 적합한 트랙을 협의를 통해 결정한다"며 "이 같은 맞춤형 트랙 선정과 합병 전 IR 전략이 높은 성공률로 이어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하나증권 역시 네트워크 기반 딜 소싱을 강점으로 꼽는다. 하나증권 관계자는 "스팩 제도 도입 초기부터 합병 상장을 성공적으로 이끌며 실무 역량을 축적해왔다"며 "그룹 내 기업 네트워크를 활용한 딜 발굴이 높은 합병 성공률의 기반"이라고 설명했다.
메리츠증권은 2025년 첫 스팩을 상장한 만큼 아직 합병 성과를 평가하기는 이르다는 평가다.
이처럼 성과 차이가 벌어지면서 시장에서는 '스팩 발행 이후 합병 관리가 소홀한 것 아니냐'는 지적도 제기된다. 특히 공모 단계에서는 수수료가 발생하는 반면, 합병 단계의 수익성은 상대적으로 제한적이라는 점에서 관리 유인이 낮은 것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
다만 업계에서는 이를 단순 책임론으로 보기는 어렵다는 시각도 있다. 최근 거래소의 상장 심사 기준이 강화되면서 스팩 합병 승인율이 과거 대비 낮아졌고, 이로 인해 합병 추진 자체가 위축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합병 청구 건수 역시 감소세를 보이며 시장 전반의 활동성이 둔화된 상황이다.
삼성증권의 경우 합병 관리 소홀 논란에 더해 향후 청산 리스크도 함께 부각되고 있다. 2025년에도 4개의 스팩을 추가 상장한 가운데, 현재와 같은 합병 성과가 이어질 경우 추가 청산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는 지적이다.
이에 대해 삼성증권 관계자는 "시장 상황과 기업 특성에 따라 스팩 합병이 더 유리한 경우는 여전히 존재한다"며 "기업의 자금 조달 규모와 시기 등을 고려해 적합한 기업을 대상으로 합병을 적극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어 “합병 대상 기업 발굴도 지속적으로 진행 중"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