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래 늘었지만 수익 낼수록 손실… 번개장터, ‘성장 착시’의 그늘
외형 성장 속 수익성 악화… ‘팔수록 손해’ 구조 고착 수수료 인상·안전결제 의무화, 이용자 이탈과 변칙 거래 촉발 신뢰 붕괴·CX 부실 겹치며 플랫폼 존립 기반 흔들
[녹색경제신문 = 서영광 기자] 국내 중고거래 플랫폼 번개장터가 거래액과 이용자 증가라는 외형 성장에도 불구하고, 수익성과 사용자 신뢰가 동시에 흔들리는 복합 위기에 직면했다. 비용 구조 악화와 신뢰 저하가 맞물리며 플랫폼의 지속 가능성에 대한 의문이 커지고 있다.
번개장터는 최근 공개된 2025년 감사보고서에서 매출 581억원으로 전년 대비 29.6% 성장했지만, 영업손실 199억원, 순손실 243억원을 기록하며 적자 기조를 이어간 것으로 확인됐다. 영업이익률은 약 -34% 수준으로, 수익을 낼수록 손실이 확대되는 구조가 뚜렷하게 나타난다.
수익성 악화 문제의 핵심은 비용 구조다. 지급수수료, 광고비, 인건비 등 주요 비용을 합치면 매출을 넘어서는 수준으로, 사업 규모가 커질수록 손실이 증가하는 이른바 ‘규모의 역설’이 현실화하고 있다. 특히 결제 수수료 중심의 수익 모델은 한계를 드러낸다. 관련 매출 상당 부분이 외부 결제대행사로 빠져나가며 실질적인 수익 축적이 어려운 구조인 것.
수익성 압박을 해소하기 위해 번개장터는 거래 수수료를 기존보다 인상하고, 안전결제 시스템(번개페이)을 사실상 의무화하는 정책을 추진했다. 그러나 이는 이용자 반발을 불러왔고, 오히려 플랫폼 외부에서 거래를 시도하는 ‘탈플랫폼’ 현상을 확산시키는 결과로 이어졌다. 계좌 정보를 이미지로 전달하거나 채팅을 통한 직접 송금을 유도하는 방식이 대표적이다.
이와 함께 플랫폼 생태계의 변화도 문제로 지적된다. 개인 간 거래 중심이라는 초기 취지와 달리, 전문 판매업자 비중이 확대되면서 일반 이용자의 접근성과 거래 경험이 저하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이는 사용자 충성도 약화와 신규 유입 감소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또한 무엇보다 심각한 것은 신뢰 문제다. 최근 거래 과정에서의 사기 사례와 분쟁이 잇따르며 이용자 불안이 커지고 있다. 상품 정보 불일치나 피해 발생 시 플랫폼의 중재 대응이 미흡하다는 지적도 이어진다. 처리 지연, 모호한 기준 적용 등으로 인해 이용자 보호 체계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다는 평가다.
이 같은 상황은 단순한 개별 불만을 넘어 플랫폼 전반의 신뢰도 하락으로 확산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중고거래 특성상 신뢰가 핵심 경쟁력으로 작용하는 만큼, 이는 거래 감소와 직결될 수 있는 위험 요인으로 꼽힌다.
경영 측면에서도 뚜렷한 해법은 보이지 않는다는 평가다. 공동대표 체제 이후 글로벌 확장과 수익화 전략이 동시에 추진되고 있지만, 시장에서는 이를 근본적인 해결책이라기보다 외형 확대 중심의 대응으로 보는 시각이 적지 않다.
투자 시장의 분위기도 이전과 달라지고 있다. 과거 높은 거래 성장성을 기반으로 기업가치를 인정받았지만, 지속되는 적자와 신뢰 하락, 구조적 한계가 부각되며 투자 매력도가 떨어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반면 번개장터는 해외 시장 확대를 통해 돌파구를 모색하고 있다. 200여 개국을 대상으로 거래를 확장하고 K-콘텐츠 기반 리셀 시장을 공략하겠다는 전략이다. 그러나 신뢰 문제와 운영 리스크가 해결되지 않은 상태에서의 확장은 오히려 부담을 키울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해외 거래 특성상 사기 대응, 물류 비용, 법적 분쟁 등 복잡성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번개장터의 문제는 단순하지 않다. 매출 성장 이면에 누적된 적자 구조, 수익 모델의 한계, 이용자 신뢰 붕괴가 동시에 얽히며 복합적인 위기를 형성하고 있다.
이에 유통업계 관계자들은 <녹색경제신문>에 “중고 거래에 있어 신뢰는 제 1의 가치이지만, 이미 장터가 아닌 '업자들의 놀이터'가 된 이상 이중-삼중 마진 구조의 세컨드몰로 변질되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