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재생에너지 이슈] 전기 요금 '공짜’ — 유럽이 신재생에너지 병목현상에 대처하는 법

- 英, 태양광 에너지 공급량 많을 때 전기 쓰면 요금 대폭 인하 또는 공짜 파격적 제안 - 예측불가 신재생에너지 수급 불균형 해소→획기적 저장 시설・기술 절실

2026-04-20     박진아 유럽 주재기자

[녹색경제신문 = 박진아 유럽 주재기자] 유럽은 신재생에너지 비중이 급격히 높아짐에 따라 송전망 병목현상을 겪고 있어 최근 영국 정부가 이를 해결하기 위한 대책으로써 일조량이 높은 날씨 화창한 날이나 바람이 많이 부는 날 전기를 사용하는 공장 또는 가정의 전기 사용요금을 대폭 인하해 주거나 아예 무료 공급하는 방안이 진지하게 검토되고 있다고 영국 국영방송 BBC가 보도했다.

이틀 전인 4월 14일, 영국의 국립에너지 시스템운영 기구(National Envergy System Operator, 이하 NESO)가 발표한 여름 전력 전망 보고서(Summer Outlook)는 영국의 민간 에너지 서비스 사업자들로 하여금 소비자들이 사용량 피크 시간대를 피해 전력을 사용하도록 유도하는 요금제 인센티브를 도입하도록 함으로써 전력 송수신망 안정성을 유지하라는 지침을 내놨다.

이는 전력 소비 피크타임(저녁 6~9시)을 피해 세탁기나 가전제품을 사용하는 소비자는 최대 무료로 전기를 사용할 수 있게 됨을 뜻한다. 이 같은 파격적 전력 소비 요금제는 우선 영국에서 먼저 도입 시험에 들어갈 것으로 알려졌다.

영국에서는 탄소중립 달성과 에너지 안보 관리를 담당하는 NESO가 제시한 지침에 따라 이미 사업장이나 일반 가정 소비자들이 전력 소모량이 최고점에 달하는 피크 시간대를 피해 세탁기 등 가전을 이용할 경우 전기 사용료를 인하해주는 정책을 펼치고 있다.

영국은 왜 이 같은 파격적 전기 요금 정책을 펼치는 것일까?

전력

영국을 포함해 유럽 국가들은 현재 전반적인 신재생에너지 공급 과잉 문제로 고심 중이다. 

작년 2025년 최초로 유럽은 이 경제권에서 생산되는 총 에너지의 30%를 신재생에너지(풍력, 태양광 등) 원이 차지하며 화석연료(원유, 천연가스, 석탄 등) 비중을 추월하며 공식적 신재생에너지 선진국으로 등극했다. 

그중 영국의 신재생에너지 비율은 50% 가까이 육박하는데, 특히 영국은 가정용 플러그-인(plug-in) 형 태양광 집전 패널 설치율이 높아서 올 여름철 태양광 공급량은 수요를 월등히 앞설 것이라고 NESO는 경고한다.

NESO는 잉여 신재생에너지를 인근 유럽국으로 수출하는 방안도 고려 중이나, 브렉시트 이후 섬나라 영국 본토와 유럽 대륙 간을 잇는 송전 인프라 구축, 대륙권 유럽 국가들 자체 신재생에너지 과잉 생산에 따른 경쟁 등 장기적으로 고려해야 할 문제점이 산재해 있는 만큼, 소비자들의 전력 소비 시간대를 비(非) 피크 시간대로 유도하고 사용 요금을 대폭 인하 및 무료화하는 것이 단기적으로 최선의 방안이라고 결론졌다.

문제는 풍력과 태양광 발전 시설 인프라 구축 속도 대비 생산된 에너지를 지역 곳곳으로 배급하는 송신망 체제는 아직도 석탄과 천연가스를 태우는 화력발전 에너지 송수신에 최적화된 노후 그리드여서 신재생에너지의 최적 연결 및 전송에 무리를 겪고 있다는 사실이다. 전송망의 에너지 수요 공급 균형이 무너지면 대중 교통망, 공공시설물 등에 과부하를 일으켜 광범위한 정전(blackout)으로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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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조량이 많은 여름철과 풍량이 강한 날 수요보다 많은 양의 에너지가 발전될 경우 다 활용되지 못하고 남은 잉여 에너지는 전력망 계통의 과부하 방지 및 안정화를 위해 발전소 가동을 강제로 중단하는 이른바 출력 제한(curtailment) 과정을 거쳐 강제 방출 및 소실된다. 예를 들어, 유럽 7개 국가의 신재생에너지 발전 과정에서 출력 제한에 지불하는 비용은 72억 유로(우리 돈 약 12조 원)에 이른다(자료: 델포스 에너지 보고서, 2024년 기준).

연안 풍력 발전 단지에서 생산되는 에너지의 경우, 변화무쌍한 기후와 일일 날씨로 인해서 예상 에너지 발전량 사전 예측이 불가능하다. 풍력과 태양광 발전으로 생산된 잉여 에너지를 효과적으로 저장할 수 있는 인프라와 기술이 부족해 신재생에너지의 수급 불균형 해소가 난제로 남아있다. 

영국, 독일, 프랑스, 네덜란드, 오스트리아 등 신재생에너지 비중이 큰 국가들은 이미 태양광 및 풍력 발전 전력 수급 불균형 조절을 위한 출력 제한에 막대한 비용을 지불하고 있는 가운데 올 2026년 출력 제한될 전력 낭비량이 더 증가할 것에 대비해야 할 형편이다. 신재생에너지 발전소 건설 속도에 비해 송배전망 현대화가 부진해 벌어진 전력 인프라의 병목 현상 또는 동맥경화 현상의 결과다.

유럽에서는 에너지 발전량이 많은 여름철, 소비자들의 따뜻한 기온과 야외 활동 증가로 여름철 전력 사용량이 감소하는 한편, 전력 소모량이 급증하지만 겨울철 일조량 부족으로 에너지 발전량이 부족한 수요 공급 불균형 문제로 고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