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림로봇, '반대매매' 미스터리…배후에 '사채왕' 김준영 그림자?②
[휴림로봇 톺아보기] 휴앤미·딥랩코리아 580억 대출…실체 불분명 자금 구조 지엠유홀딩스·권혁진 연결고리…라임 연루 거래서 반복 등장 “김준영 라인 거론”…'주식담보 하이로우' 구조 의혹까지
[녹색경제신문 = 박준형 기자] 휴림로봇 최대주주 반대매매 사태를 둘러싼 자금 출처를 두고 과거 라임자산운용 사태와 함께 거론됐던 사채 자금이 엮인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휴림홀딩스에 거액을 빌려주고 반대매매를 실행한 휴앤미, 딥랩코리아는 실체가 불분명한 상황이다. 문제는 단순히 “실체 없는 법인이 돈을 댔다”는 수준을 넘어, 그 법인들이 과거 라임 연루 상장사 거래에서 반복 등장했던 인물·법인군과 맞물린다는 점이다. 업계에선 이들 자금이 유명 사채업자 김준영 회장과 연결돼 있을 가능성도 제기하고 있다.
휴앤미, 지엠유홀딩스·라임 라인 연결고리
시장의 관심은 휴림홀딩스에 대규모 자금을 대여해준 휴앤미와 딥랩코리아의 정체에 쏠리고 있다. 두 법인 모두 실질적 영업활동 등이 확인되지 않는 장부상회사(페이퍼컴퍼니)기 때문이다. 업계에선 법인은 통로 역할만 했을뿐 실제 자금 공급자는 따로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휴림홀딩스에 자금을 댄 배후로는 유명 사채업자인 김준영 회장이 거론된다. 김 회장은 무자본 M&A 세력들에게 자금을 대주는 ‘전주’로 유명한 인물이다. 라임사태의 배후 전주로 지목되며 징역 30년을 선고받은 김봉현 스타모빌리티(현 참존글로벌) 회장도 김씨의 주고객으로 알려져 있다. 실제 휴림홀딩스에 500억원을 빌려준 휴앤미의 경우 김 회장이 관여한 것으로 알려진 상장사들에서 확인된다.
스타모빌리티(상장폐지)는 휴앤미로부터 보증금 반환 담보를 제공한바 있다. 당시 지엠유홀딩스라는 법인이 휴앤미 지분을 담보로 제공한 것으로 확인된다. 김준영 회장이 실사주로 언급되던 노블엠앤비(거래정지)에서도 휴앤미가 확인된다. 김 회장이 지배하던 2019년 노블엠앤비는 3차례에 걸쳐 휴앤미에 자금을 대여해준 바 있다.
휴앤미와 지엠유홀딩스에서 권혁진씨가 등기이사로 이름을 올린 바 있다. 권씨는 김준영 회장과 연관된 것으로 거론되는 법인들에서 반복 등장한다. △휴앤미를 비롯해 △지엠유홀딩스 △씨앤케이대부 △알페트론 △시그니티 등에서 확인된다. 이들 법인에는 권혁진씨를 비롯해 송모씨, 김모씨 등이 반복해서 등장한다. 특히 권혁진씨는 김 회장이 M&A 및 자금조달에 관여했던 상장사들에서도 수차례 이름을 올렸었다.
노블앰엔비(거래정지)는 2018년 씨앤케이대부에 인수됐는데, 당시 씨앤케이대부의 대표가 권혁진씨였다. 라임자산운용이 투자했던 회사로 김봉현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이 인수를 시도했던 지더블유바이텍(구 에이프런티어, 상장폐지)에서도 사외이사로 근무했다.
2021년에는 엑시큐어하이트론(거래정지) 감사로 선임됐다. 당시 엑시큐어하이트론은 ‘케이비파트너스’라는 법인에 150억원 규모의 전환사채(CB)를 발행했는데, 케이비파트너스는 김준영씨와 관련된 법인으로 알려졌다.
익명의 업계 관계자는 “휴앤미 등 명목상 대출 주체와 달리 실제 자금 공급자는 따로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김준영은 라임 사태 관련 상장사들을 비롯해 기업사냥꾼들에게 자금을 빌려주던 인물”이라며 “과거에도 전면에 나서기보다 브로커나 법인을 세워 자금을 빌려주는 방식으로 움직였다. 김 회장 밑에서 일을보는 이들이 굉장히 많은데 권씨 등도 그중 하나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휴림로봇 측은 김준영 회장과는 무관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휴림로봇 측은 “시장 일각에서 제기된 특정 인물이나 과거 사건과의 연관성 주장은 근거 없는 추측에 불과하고 본 거래의 본질과도 무관하다”고 선을 그었다.
반면 휴앤미 등 대출 실행 법인의 자금 출처에 대해선 명확한 설명을 내놓지 못했다. 휴림로봇 관계자는 “주식담보대출은 통상적인 금융 계약 절차에 따라 진행됐다”면서도 “대출 실행 법인의 자금 조성 경위 등은 휴림홀딩스의 권한 밖의 사항이라 확인할 수 없다”고 밝혔다.
지분 현금화 구조 논란…주담 하이로우 구조 의혹
일각에선 휴림홀딩스가 휴림로봇 지분의 현금화를 위해 의도적으로 반대매매를 유도했다는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최대주주가 지분을 매도하기 위해선 최소 30일 전에 매도 계획을 공시해야하는 ‘내부자거래 사전공시제도’를 피해 빠르게 지분을 매도하기 위해 반대매매를 활용했다는 해석이다. [본지보도: 휴림로봇, EOD 유도 통해 '550억 반대매매' 설계 의혹①]
휴림로봇 측은 최대주주의 반대매매는 비자발적 결과라고 해명했다. 휴림로봇 관계자는 “최근 발생한 지분변동은 급격한 시장 상황 변화에 따른 대출 기관의 담보권 실행 등 수동적인 과정에서 발생한 것”이라면서 “사전 계획된 지분 유동화가 아닌, 금융 계약 조건에 따른 비자발적 결과”라고 말했다.
시장에서는 이번 반대매매가 이른바 ‘주식담보 하이로우(high-low)’ 구조가 의심된다는 시각도 내놓는다. 담보로 맡긴 주식을 반대매매로 고점에서 처분하고, 이후 주가가 빠지면 다시 저가에 매집하는 방식이다.
업계 관계자는 “휴림로봇 반대매매는 휴림홀딩스가 보유한 지분을 현금화하는 과정에서 이뤄진 이벤트로 보인다”면서 “현재 지분율이 낮은 상황인데 이후 주가가 떨어지면 유증 등을 통해 저렴하게 지분을 확보하려 할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휴림로봇 측은 지배력 유지 방안에 대해선 말을 아꼈다. 향후 유증 등 추가 지분 매입 여부에 대한 기자의 질문에 휴림로봇 관계자는 "경영권 안정화와 주주 가치 제고를 위해 다각적인 방안을 검토 중으로, 구체적 계획이 확정되면 공시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녹색경제신문>은 김준영 회장 등 핵심 연관 인물들의 입장을 직접 확인하기 위해 확보된 연락처로 수차례 취재를 시도했다. 그러나 수일간의 시도에도 불구하고 "전원이 꺼져 있다"는 안내 음성만 반복될 뿐 연락이 닿지 않았다.
김 회장의 측근으로 알려진 권씨가 등기이사로 적을 뒀던 법인들 역시 실체 확인이 불가능했다. 취재 결과 휴앤미의 공식 연락처는 존재하지 않는 번호로 확인됐으며, 씨엔케이대부의 대표번호는 현재 해당 법인과 전혀 무관한 별개의 업체가 사용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