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밀리오피스 판 커진다…중소형 증권사까지 가세
초고액자산가 중심 전략 유지…삼성·KB '통합 자산관리' 고도화 하나·IBK 등 중소형 증권사 가세…30~50억대 고객층 공략 확대 패밀리오피스 시장 재편…고액자산가 중간층까지 외연 확장
[녹색경제신문 = 정수진 기자] 증권사들이 초고액자산가를 대상으로 제공해 온 ‘패밀리오피스’ 서비스 시장이 구조적 확장 국면에 들어섰다. 삼성증권·KB증권 등 대형사는 초고액자산가 중심 전략을 유지하는 가운데, 하나증권·IBK투자증권 등 중소형 증권사들이 30억~50억원대 고액자산가로 타깃을 넓히며 시장 외연을 빠르게 키우는 모습이다.
1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최근 증권사들은 기존 프라이빗뱅킹(PB)을 넘어 자산 증식과 보존, 승계, 기업 자문까지 아우르는 패밀리오피스 서비스 강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단순 금융상품 운용을 넘어 자금조달, 인수합병(M&A), 법인 솔루션, 세무·법률 자문, 사회공헌 설계까지 포함하는 통합 자산관리 체계로 진화하고 있다는 점에서 자산관리(WM) 전략의 핵심 축으로 부상했다.
시장 확대는 대형 증권사들이 주도하고 있다. 삼성증권은 2010년 업계 최초로 초고액자산가 전담 브랜드 'SNI'를 론칭한 이후 현재 170가문, 약 56조원 이상의 자산을 관리하며 패밀리오피스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 투자 중심 자산관리에서 나아가 가문 단위 자산 전략과 기업 관련 자문까지 결합한 통합 서비스를 구축하며 입지를 강화해왔다.
한국투자증권은 별도 특화 점포 없이 일반 리테일 지점을 기반으로 패밀리오피스 서비스를 제공하는 '에자일(Agile)' 전략을 내세우고 있다. 전담 조직과 외부 전문가 네트워크를 결합해 글로벌 투자, 세무, 부동산 등 분야별 솔루션을 제공하고, 프라이빗 컨퍼런스와 문화·라이프스타일 프로그램까지 확장하며 고객 접점을 넓히는 방식이다. 단순 자산 증식을 넘어 가문의 가치를 높이는 맞춤형 종합자산관리로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KB증권은 초고액자산가 전담 GWS본부와 자산관리센터 'KB GOLD&WISE the FIRST'를 기반으로 패밀리오피스 경쟁력 강화에 나섰다. KB증권 관계자는 "고객 가문별 자산의 증식과 보존, 승계를 아우르는 완성형 자산관리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며 "WM, IB, 어드바이저리 역량에 법률·세무·회계 네트워크를 결합해 고객별 니즈에 맞는 폭넓은 솔루션을 제공 중"이라고 말했다.
중소형 증권사들도 빠르게 합류하고 있다. IBK투자증권은 지난달 19일 금융자산 50억원 이상 고객을 대상으로 패밀리오피스 'IBKS'를 출범했다. 자산관리뿐 아니라 기업의 생애주기와 가문의 성장까지 아우르는 종합자산관리 서비스를 제공하고, 중소·중견기업 승계 지원에 초점을 맞춘 것이 특징이다.
하나증권도 강남 센터필드에 패밀리오피스 전용 공간 '더센터필드W'를 열고 자산 30억원 이상 고객 공략에 나섰다. WM, IB, S&T 역량을 결합한 맞춤형 상품 제공과 리스크 관리 서비스를 통해 기존 은행 중심 모델과 차별화를 시도하고 있다.
일부 증권사들은 패밀리오피스 시장 진입을 위한 준비 작업을 진행 중이다. 현대차증권은 "사전 준비 단계로 아직 구체적으로 확정된 사항은 없다"며 "사업 여부와 전략 방향에 따라 인적·물적 인프라 투입이 크게 달라질 수 있는 만큼 당사에 맞는 사업 방향을 다각도로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메리츠증권 역시 PIB센터를 통해 고액자산가와 패밀리오피스 고객을 주요 타깃으로 영업을 강화하고 있다.
주목할 점은 증권사별 고객 전략의 차이다. 삼성증권(투자자산 1000억원 이상)과 KB증권(예치금 300억원 이상)은 여전히 초고액자산가 중심의 패밀리오피스 전략을 유지하고 있다. 반면 하나증권과 IBK투자증권 등 중소형 증권사들은 30억~50억원대 고액자산가를 주요 타깃으로 설정하며 시장 외연 확대에 나서는 모습이다.
기존 초고액자산가 중심으로 형성됐던 패밀리오피스 시장이 중소형 증권사의 진입을 계기로 고액자산가 중간층까지 확장되며 구조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는 분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