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손24, 대형 EMR업체 참여 '지지부진'...시행 2년 차에도 이용률 5% 그쳐

- 병·의원 연계율 28.4% 불과...요양기관 및 EMR업체의 참여 유인 제고 - 소비자 인지도 낮고 편리성 부족...보험사, 은행, 카드 앱과 연계 강화 - 보험업계, 청구전산화 최대수혜자는 소비자 인식...이해관계자의 적극적 참여 기대

2026-04-16     윤덕제 기자

 

[녹색경제신문 = 윤덕제 기자]몇 천원의 소액 보험금도 간편하게 청구할 수 있는 실손보험 청구 전산화 제도가 시행 2년 차에 접어들었지만 의료기관 참여율은 여전히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당국은 보험·은행·카드사 앱에서도 보험금을 바로 청구할 수 있게 하고, 제도 활성화를 위해 다각도의 병·의원 연계 방안 마련에 나섰다.

16일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실손보험 청구 전산화 시행 이후 실손24를 통해 보험금을 청구한 이용 건수는 180만 건으로 전체 실손보험 계약건수(3915만건) 대비 4.6%에 그친 것으로 집계됐다.

보험업계 한 관계자는 "실손보험 청구 전산화가 시행 초기부터 병원 참여율이 낮고 운영비, ERM 연계 등 다양한 이해관계가 얽혀 확산이 지연되는 모양새"라며 "국민의 보험금 청구권 보장을 위해 어렵게 시행된 만큼 관계기관 등의 적극적인 협조가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실손보험 청구 전산화는 지난 2024년 10월 25일 병원급 의료기관과 보건소를 대상으로 우선 시행된 후, 지난해 10월 25일 의원 및 약국으로 확대됐다.

하지만 현재 전체 10만4925개 요양기관 중 실손24 연계 기관은 2만9849개(28.4%) 수준이다. 1단계로 시행된 병원급 요양기관과 보건소의 경우 56.1%였으나, 2단계로 확대된 의원, 약국은 26.2%에 불과했다.

금융당국은 이처럼 실손24 연계율이 저조한 가장 큰 원인으로  미참여 병원(의원급) 대다수가 이용하는 대형 EMR 업체가 경제적 이익 제공을 요구하며 참여를 거부하는데 있다고 지적했다. EMR(Electronic Medical Record) 업체는 병원 등 요양기관에 전자의무기록 프로그램을 공급하고, 프로그램 이용에 따른 수수료를 받는다. 

이미 참여한 EMR업체의 경우 일부 치료종목은 실손보험 청구 대상 자체가 적어 연계 유인이 적거나 EMR의 연계 절차가 복잡하다는 점도 제기됐다.

아울러 소비자들의 실손 24에 대한 인지도가 낮고 편리성이 부족해 병원들의 연계를 이끌어낼 수 있도록 할 필요성도 커지고 있는 분위기다.

이에 금융당국과 관계기관은 요양기관과 EMR업체의 참여 제고를 위해 다양한 방안을 마련키로 했다. 우선 실손24의 보안·기술수준 준수에 어려움이 있는 요양기관에 대해서는 보험개발원이 직접 연계에 필요한 기술을 지원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실손24 연계 과정에서 EMR이 아닌 요양기관에 직접 인센티브를 제공해 병·의원이 자발적으로 참여토록 유도할 방침이다. 실손24 연계시 요양기관이 소개글 및 이미지를 게시할 수 있도록 하고, 해당 병·의원의 실손24 청구건수 표시기능도 추가해 소비자가 볼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특히 요양기관의 실손24 연계 과정을 대폭 간소화할 방침이다. 현재는 EMR 업체가 요양기관으로부터 참여의사를 취합해 보험개발원에 일괄 신청하는 2중 절차로 진행되면서 다소 복잡했으나, 앞으로는 요양기관이 실손24 프로그램을 통해 직접 연계 신청 등을 할 수 있도록 자동화한다.

소비자 편의성 향상을 위해서는 실손24를 통해 실손보험 외의 다른 보험계약(예: 치아보험, 질병보험)에 대한 일괄 조회·안내 서비스도 제공한다. 또한 금융기관 앱을 실손24와 연계해 소비자가 실손24 가입 없이도 자주 쓰는 금융기관 앱으로도 청구전산화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지원할 예정이다.

금융위원회 관계자는 "청구전산화 활성화 방안을 차질없이 추진해 국민의 실손보험금 청구 편의성을 지속 제고해 나갈 계획"이라며 "소비자들의 청구전산화 이용 불편사항을 지속 점검해 서비스 이용 편의성과 만족도 제고를 위한 노력도 병행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