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림로봇 최대주주, EOD 유도 통해 '550억 반대매매' 설계 의혹①

[휴림로봇 톺아보기] 580억 초단기·고금리 차입→1개월 만에 반대매매 ‘출회 물량’ 정밀 설계…최대주주 지위 유지 이틀 만에 채무 상환…“EOD는 위기 아닌 실행 트리거”

2026-04-14     박준형 기자

[녹색경제신문 = 박준형 기자] 휴림로봇 최대주주가 겪은 대규모 반대매매 사태가 사전에 설계된 ‘엑시트’(투자금 회수)라는 의혹이 제기된다. 최근 로봇 테마주 급등 국면에서 수백억원 규모의 주식담보대출을 초단기·고금리로 조달한 뒤, 반대매매로 빠르게 채무를 상환하는 일련의 흐름이 맞물리면서다. 업계에서는 이를 두고 유동성 위기에 따른 “사고가 아니라 실행된 이벤트”라는 해석이 나온다.

14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휴림홀딩스는 지난달 31일 주식담보대출 기한이익상실(EOD) 발생으로 반대매매가 실행되면서, 휴림로봇 지분율이 기존 5.25%에서 0.92%로 감소했다고 지난 7일 공시했다.

시장 일각에선 휴림홀딩스의 반대매매를 두고 EOD 자체가 ‘지분을 시장에 내놓기 위한 트리거’였을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실제 휴림홀딩스는 올해 초 로봇테마주 강세로 휴림로봇의 주가가 급등하자 지분 매각 등 엑시트에 나설 조짐을 보였다.

지난 2월 블록딜(시간외 대량매매)를 통해 보유 지분 1.36%(161만6812주)를 매각했으며, 지난달부턴 업계에선 “휴림로봇 실사주 김모씨가 매각이나 엑시트를 준비하고 있다”는 말도 돌았다.

지분 현금화 위해 EOD 설계했나…상환 대신 반대매매 선택

실제 주식담보대출 실행부터 반대매매에 이르기까지의 과정에서도 이례적인 흐름이 포착된다.

앞서 휴림홀딩스는 지난달 ‘휴앤미’와 ‘딥랩코리아’라는 법인에 각각 500억원, 80억원 규모의 주식담보대출을 받았다. 두 대출은 모두 만기는 1개월이며, 연 이자율은 각각 18%, 15% 조건이다. 통상 운영자금 목적의 대출이라 보기 어려운 수준의 초단기·고금리 구조다.

특히 2025년 말 기준 휴림홀딩스의 자산총계와 자기자본이 각각 약 142억원, 10억원대에 불과하다는 점을 감안하면, 해당 차입은 애초부터 정상적인 현금 상환을 전제로 했다고 보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가장 이례적인 대목은 반대매매 직전의 담보 구조 변화다. 휴림홀딩스는 반대매매 발생 불과 6일 전인 3월25일 휴앤미와 체결한 주식담보대출 담보주식 수를 기존 552만800주에서 468만7467주로 축소했다. 담보유지비율은 140%에서 125%로 낮췄다.

통상 주가 하락 등으로 담보유지비율이 흔들릴 경우 차입자는 추가 담보를 제공하거나 일부 차입금을 상환하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오히려 담보를 축소한 것.

시장에서는 이를 두고 반대매매를 통해 시장에 출회될 물량을 사전에 조정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실제 휴림홀딩스는 반대매매를 통해 주식담보대출 대부분을 상환하면서도 최대주주 지위를 유지할 수 있었다. 보유주식 517만8655주가 반대매매되면서 약 553억원을 현금화했으며, 반대매매 이틀 뒤 차입금 전액을 상환했다. 특히 미리 줄여둔 담보유지비율 등을 통해 0.87%의 단독 지분(특수관계인 포함 0.92%)을 보존하며 최대주주 지위를 유지했다.

담보 축소 자체가 지분 유동화를 염두에 둔 사전 설계 과정일 가능성이 제기되는 대목이다.

580억 어디서 왔나…“실체 없는 법인, 자금 통로 의혹”

휴림홀딩스의 자금 조달 구조 역시 의문을 키우고 있다. 휴림홀딩스에 500억원 대출을 실행해준 ‘휴앤미’라는 법인은 다단계 판매업자다. 지난 2019년 공정위에 관련 등록을 완료했으나, 2020년 폐업한 것으로 확인된다. 강남구 소재 공유오피스에 주소지를 두고 있으며, 지난해 10월 △경영컨설팅업 등을 사업목적에 추가한 것으로 확인된다.

80억원을 빌려준 딥랩코리아라는 곳 역시 페이퍼컴퍼니로 파악된다. 지난 2023년 자본금 3억원에 설립됐으나 지난해까지 매출이나 부채 등이 전무한 상태며, 주소지는 서초구 공유오피스로 등록됐다. 매출 구조나 실체가 명확하지 않은 신생법인들이 580억원이라는 거금을 대여해 줬다는 의미다.

익명의 업계 관계자는 “실제 자금은 별도로 존재하고, 해당 법인은 자금 이동을 위한 통로 역할만 했을 것”이라면서 “반대매매 자체가 최대주주 지분 현금화를 위해 설계된 거래”라고 귀띔했다.

<녹색경제신문>은 최대주주 반대매매 및 주식담보대출 상환 과정에서 제기되는 의혹들에 대해 휴림로봇 측에 질의를 남겼으나 답변을 받을 수 없었다.

휴림홀딩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