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 전환] 수입 에너지 의존 이젠 지긋지긋하다 — 프랑스, 전기화 추진 본격화
- 프랑스, 에너지 전기화 이행・에너지 자립 추진 — 비장의 무기는 원자력 발전 - 호르무즈 해협 봉쇄는 에너지 전환과 e-모빌리티 정착에 호기(好機)
[녹색경제신문 = 박진아 유럽 주재기자] 농민과 근로자 시위와 파업의 나라 프랑스에서 급등하는 에너지 가격에 대해 불만을 표시하는 시위가 잦아들자, 프랑스 정부는 4월 10일(금요일=파리 시간) 오는 2030년까지 원유와 천연가스를 포함한 화석연료 파생 에너지 의존도를 줄이고 에너지 전기화(electrification) 체제로 전환하겠다는 새 국가 에너지 전략을 발표했다고 로이터 통신 등 해외 소식통들이 전했다.
프랑스 정부는 에너지 전기화 정책 추진을 가속화하기 위해서 오는 2030년까지 현재 55억 유로(우리 돈 약 9조 5500억 원)로 책정돼있는 연간 에너지 전환 지원금을 그 두 배가량인 100억 유로(약 17조 3600억 원)으로 늘리는 한편, 이 안건이 가급적 빨리 시행될 수 있도록 의회 안건 신속처리를 추진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주목할 만한 점은 프랑스의 전기 에너지로의 이행(energy transition) 계획의 목적이 기후 변화에 따른 지구 온도 상승 억제 및 탄소중립 목표 달성이 아닌, 프랑스의 에너지 자립이라는 ‚국가적 이해’에 바탕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이 발표에서 세바스티앵 르코르뉘(Sébastian Lecornu) 프랑스 총리는 프랑스가 해외의 원유와 천연가스에 의존하는 한 연료 수출로 벌어들인 돈을 전쟁에 쓰는 다른 나라의 전쟁을 간접 지원하는 꼴이 된다고 발언한 점에서 최근 EU에서 확산일로에 있는 ‚유럽 우선주의’의 추세의 반영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프랑스 정부는 두 달째로 접어든 이스라엘-이란 간 무력 충돌 이후 2주에 걸친 종전 협상이 무산되는 등 전쟁이 조기 마무리될 기미가 보이지 않자 프랑스의 에너지 공급 구조를 전기화(electrification) 하는 정책을 긴급 추진하기로 한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4월 초부터 프랑스 국내에서는 중동발 분쟁 이후 디젤 연료 가격이 지난 2022년 러-우 전쟁 기간 수준으로 급등하자 40만여 농가, 개인 영세 어부들이 정상적인 농가 운영 및 조업을 할 수 없다며 무력 시위를 벌이고 있다. 특히, 낮은 마진율에 기반해 농가를 운영하는 농민들은 두 자릿수 에너지 가격 인상을 흡수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연료비 인상은 농작, 수송, 비료 가격 인상과 급기야 소비자 물가 인상으로 번질 우려가 나온다.
♢ ‚유럽 우선주의’ 확산 추세 속 프랑스의 에너지 정책 전략 무기는 ‚원자력‘
프랑스를 비롯한 유럽연합(EU) 경제권은 에너지 해외 의존도가 높다.
지난 2022년 발발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러시아산 천연가스 공급 불안과 가격 인상을 겪은데 이어, 최근 다시 중동발 전쟁과 호르무즈 해협의 유조선 봉쇄 조치로 화석연료 수입 가격 폭등의 악몽이 재현되면서 에너지 독립의 절실성이 재거론되고 있다.
한편, 프랑스는 현재 국가 총 에너지 소비량 중 60%를 해외에서 수입해 온 화석연료에 의존하고 있다. 대다수의 유럽 국가들과 마찬가지로 프랑스에서는 실내 난방, 온수 공급, 주방 취사를 위해 각 가정에 천연가스를 공급한다.
이번 프랑스의 전기화 정책은 가정용 전기 공급을 위해 원자력 발전 역량과 신재생에너지 인프라 구축을 늘리는 방식으로 전기화하는데 중점을 둔다. 이미 신규 원전 건설 정책을 통해 탄소중립을 지향해온 프랑스 정부는 최근 3월부터 EDF 프랑스 전력공사의 정부 지원 원자력 발전소 6곳을 신규 건설 사업 수주 건에 대한 브뤼셀 EU 집행위의 EU 공정경쟁 적합성 조사를 받고 있다.
♢ 저렴한 에너지 전기화(electrification) → 히트펌프 난방 시스템, e-ㅡ모빌리티로 이행
프랑스 정부는 첫 100개 전기화 공급 지역을 선정하고 오는 2030년까지 ‚제로 천연가스‘ 실행 방침 추진의 일환으로써 대규모 난방용 히트 펌프 공급 추진에 착수할 계획이다. 올해부터 오는 2030년까지 공공 지원 연간 히트펌프 100만 대를 보급하는 한편, 2050년까지 서민용 공공 주택 200만 가구의 난방 및 주방도 전기화도 추진된다.
또, 프랑스 정부는 대중 소비자 개인 교통수단의 e-모빌리티화 전환을 적극 지원 장려할 계획이다.
정부와 프랑스 자동차 업계 간 협력을 통해 프랑스산 e-자동차 목표 생산량 증대와 마케팅 지원을 통해서 오는 2027년까지 전기차 매출량 40만 대, 2030년까지 100만 대로 끌어올리겠다는 계획이다. 성공할 경우, 약 4년 후인 2030년까지 프랑스 도로 위를 주행하는 총 차량 중 3분의 2가 전기 구동식 차량으로 교체된다.
프랑스 정부 측은 중장기적으로 원자력 기반 교통수단의 전기화는 소비자의 에너지 지출 비용을 대폭 절감시켜줄 것이라 기대한다. 가령, 현재 내연기관차로 100km를 주행할 경우 차 당 디젤 연료비는 11유로(약 2만 원)대인 반면, 같은 거리를 주행하는 EV의 전기 충전요금은 2~3유로(약 3400~5000원)대로 저렴하다. 저소득 가구와 자동차 이용도가 높은 중산층 전문 직업인들을 상대로 국가 차원의 EV 대여 프로그램이 출시될 전망이다.
실제로, 최근 EU 정책 전문 뉴스 사이트인 유랙티브의 보도에 따르면, 최근 중동발 전쟁과 호르무즈 해협 봉쇄 조치에 따른 유럽권 에너지 공급 불안이 심화되자 프랑스와 네덜란드 차 시장에서 전기차 매출이 늘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3월 한 달 동안 프랑스의 신차 매출량은 70% 가까이 증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