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리츠금융, 1조원 몸값 애큐온캐피탈 인수 추진 배경은
숏리스트 5곳 압축…캐피탈·저축은행 지형 변화 촉각 메리츠, 포트폴리오 다변화 승부수
[녹색경제신문 = 나희재 기자] 글로벌 사모펀드 운용사 EQT파트너스가 애큐온캐피탈 매각 절차에 착수하면서 인수전 구도가 본격화되고 있다. 숏리스트에는 메리츠금융지주와 한화생명를 비롯한 금융지주 및 사모펀드 운용사 등 5곳 안팎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거래 규모는 최소 1조원대로 추정되며, 성사 여부에 따라 캐피탈과 저축은행 업권 전반에 적지 않은 변화가 예상된다.
13일 녹색경제신문 취재에 따르면, 애큐온캐피탈 매각전에는 금융지주와 국내외 사모펀드들이 참여하며 경쟁 구도가 형성된 상태다. 시장에서는 애큐온캐피탈의 몸값이 1조원을 웃돌 것으로 보고 있다. 단순한 외형 확대를 넘어 사업 포트폴리오 재편과 직결된 거래라는 점에서 주요 금융사들의 전략적 판단이 맞물리고 있다는 분석이다. 메리츠는 금융지주 차원에서 참여하되 실질적인 딜 수행은 증권이 전면에 나서는 구조로 전해진다.
현재 EQT파트너스는 애큐온캐피탈 지분 96.06%를 보유하고 있으며, 애큐온캐피탈은 애큐온저축은행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다. 지난해 말 연결 기준 애큐온캐피탈의 총자본은 약 1조2090억원 수준으로 집계됐다. 매각 주관사는 씨티글로벌마켓증권과 UBS가 맡았다.
애큐온캐피탈은 별도 기준 지난해 영업이익 611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23.2% 증가했고, 당기순이익 역시 455억원으로 16.9% 늘었다. 총자산은 4조2102억원으로 17.9% 증가했으며, 영업자산은 3조4914억원으로 32.5% 확대되며 수익 기반을 강화했다. 자회사인 애큐온저축은행 역시 지난해 9월 말 기준 총자산 6조1000억원 규모로 업계 상위권 외형을 갖추고 있다.
업계에서는 특히 메리츠금융지주의 참여 배경에 주목하고 있다. 기업금융을 비롯해 가전·의료기기 리스, 리테일 금융 등으로 구성된 애큐온캐피탈의 자산 포트폴리오가 부동산 금융 중심 구조와 높은 보완성을 지닌다는 점에서다. 리테일 자산 확대를 통해 수익 변동성을 완화하고 자산 구성을 다변화할 수 있다는 점 역시 긍정적으로 평가된다.
이번 인수는 메리츠금융지주가 추진해온 ‘완성형 금융지주’ 구축의 마지막 퍼즐이라는 점에서도 의미가 크다. 메리츠금융지주는 이미 증권과 보험을 완전 자회사 체제로 편입하며 자본 효율성을 극대화하는 구조를 갖췄다. 다만 저축은행 라이선스 부재는 리테일 영업망과 수신 기반 측면에서 한계로 지적돼 왔다. 인수가 성사될 경우 IB 중심 기업금융과 보험 자금력에 더해 캐피탈 및 저축은행의 수신 기능이 결합되며 전방위 금융 생태계 구축이 가능해진다.
다만 업황 변수는 부담 요인으로 지목된다. 저축은행 업권 전반이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관련 충당금 부담과 연체율 상승으로 수익성이 저하된 가운데, 인수 대상 역시 이러한 환경에서 자유롭지 않다는 점에서다.
이재우 한국신용평가 수석연구원은 “대손 부담으로 단기적으로는 수익성 하방 압력이 예상되지만, 중장기적으로는 개선 가능성이 있다”며 “PF 대출 및 일부 기업여신의 부실화 가능성 등이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신규 취급자산 만기 단기화와 부실 자산 정리 등 리스크 관리 강화가 병행되고 있어 관련 지표는 점진적으로 회복될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메리츠금융지주가 다시 한 번 딜 메이커로서 존재감을 입증할지 주목된다”며 “이번 거래 결과에 따라 향후 금융지주 모델의 방향성과 비은행 금융그룹 경쟁 구도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