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로봇 품고 매출 2배 뛴 베어로보틱스, 한국법인은 '자본잠식'

본사향 매출 95% 구조…“외형 성장, 사실상 실적 이동 효과” 자본잠식 ‘이상 징후’…IPO 앞두고 한국 법인에 재무 부담 집중

2026-04-13     김지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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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색경제신문 = 김지윤 기자] 베어로보틱스코리아가 지난해 외형과 수익성 모두 급격한 성장세를 보였다. LG전자의 상업용 로봇 사업 이관에 따른 구조적 변화가 실적 개선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다만 해당 사업 양수 과정에서 발생한 비용이 자본잉여금 차감으로 반영되면서 자본잠식 상태에 진입했다. 시장에서는 상장을 준비 중인 미국 본사와의 역할 분담 속에서 한국 법인에 재무 부담이 상대적으로 더 반영된 구조라는 해석이 제기된다.

1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베어로보틱스코리아는 지난해 매출 464억원을 기록하며 전년(234억원) 대비 약 2배 성장했다. 영업이익은 205억원으로 1년 새 13배 증가했고, 순이익 역시 182억원으로 확대됐다.

외형과 이익 모두 급증한 ‘고성장’이지만, 순수한 사업 확장이라기보다 LG전자 로봇 사업이 베어로보틱스로 통합되면서 나타난 ‘실적 이관 효과’로 분석된다.

LG전자는 지난해 상반기 자율주행 로봇 조직을 재편하고, 기존 상업용 로봇 사업을 베어로보틱스 중심으로 통합하면서 기존 LG전자가 직접 수행하던 수주와 매출이 베어로보틱스 실적으로 반영됐다.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베어로보틱스코리아 매출의 95% 이상이 미국 본사와의 거래에서 발생하고 있어, 한국 법인의 실적 증가는 곧 본사 매출 확대와 직결되는 구조다. 이를 감안할 때 본사 역시 유사한 수준의 외형 성장을 기록했을 가능성이 높다. 다만, 지난해 폭발적인 성장이 직전년도 기저효과에 의한 것인 만큼, 올해 비슷한 성장률을 기대하기는 무리라는 시각이 우세하다.

매출과 수익성은 개선됐지만 베어로보틱스코리아의 재무 상태는 전년 대비 악화됐다. LG전자로부터 로봇 사업 부문을 양수하면서 약 1881억원을 지급했는데 순자산 장부가액은 약 63억원 수준에 그쳤고 차액인 1817억원이 ‘자본잉여금 차감’으로 반영됐다.

이로 인해 베어로보틱스코리아는 흑자를 기록했음에도 자본총계가 마이너스로(-185억원) 전환되며 자본잠식 상태에 진입했다. 같은 기간 총부채 역시 72억원에서 669억원으로 급증하며 재무 부담이 크게 확대됐다.

또한 베어로보틱스코리아의 영업이익이 200억원을 넘었음에도 영업활동현금흐름은 54억원에 그쳤다. 매출채권이 전년 대비 4배 이상 증가하며 본사향 매출 상당 부분이 아직 현금으로 회수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현재 베어로보틱스 본사의 매출채권은 232억원으로 전년 대비 10배 가까이 증가한 상태다.

이 같은 구조는 베어로보틱스의 나스닥 상장 전략과도 맞물린다는 분석이 나온다. 베어로보틱스가 나스닥 상장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로봇 사업 관련 재무 부담이 한국 법인에 집중되는 구조가 형성되고 있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나스닥 상장을 추진 중인 본사가 재무를 상대적으로 가볍게 유지하는 효과를 노리는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연결 기준에서는 재무가 통합되지만, 투자자들은 사업 구조를 분리해 본다”며 “제조 리스크를 특정 법인에 국소화하는 구조가 상장 시 기업가치 산정에 플러스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베어로보틱스는 현재 프리IPO를 진행 중이다. 빠르면 올해 말, 늦어도 내년 초에는 미국 나스닥에 상장을 완료한다는 방침이다. 하정우 베어로보틱스 대표는 지난달 회사가 프리 IPO라운드에 돌입했다고 밝히면서, "이번 라운드가 베어로보틱스 상장 전 마지막으로 투자할 수 있는 기회"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한편, 베어로보틱스의 상장이 현실화될 경우 LG전자가 얻을 수 있는 전략적 효과도 적지 않을 전망이다. LG전자는 베어로보틱스의 대주주(61%)로서 상장 시 지분 가치 상승에 따른 평가이익을 기대할 수 있으며, 일부 지분 매각을 통한 현금 회수 가능성도 열려 있다. 현재 베어로보틱스의 기업가치는 8000억원에서 1조원 사이로 평가된다. 

무엇보다 베어로보틱스가 나스닥에 입성할 경우 LG전자 입장에서는 ‘첫 나스닥 상장 계열사’를 확보하게 된다는 점에서 상징성이 크다. 향후 로봇 사업을 미래 성장축으로 삼고 있는 LG전자의 전략을 글로벌 시장에서 검증받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기대가 몰리는 배경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