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일은행, 기업여신 리스크 '경고등'...중소기업여신 부실채권 106% 급증

지난해 말 기업여신 잔액 15.5조원...1년 새 6.38%↑ 기업여신 NPL잔액 1335억원...56.14% 늘어 '깡통대출' 무수익여신은 83.63% 증가...1년 만에 500억원 이상 불어 7개 시중은행 중 기업여신 NPL·무수익여신 비율 상승 폭 최대 중소기업여신 중심으로 건전성 악화...중기여신 NPL 106.33% 폭증

2026-04-13     이준성 기자
SC제일은행

[녹색경제신문 = 이준성 기자] SC제일은행(한국스탠다드차타드은행)의 기업여신 건전성이 흔들리고 있다. 1년 새 기업여신 내 부실채권이 56%가량 늘어난 데 이어, 대출을 내주고도 이자조차 받지 못하는 무수익여신은 83% 급증했다. 수익성 강화를 위해 기업여신을 적극 확대했지만, 중소기업여신을 중심으로 건전성 부담 또한 빠르게 불어난 것으로 풀이된다.  

13일 <녹색경제신문>의 취재를 종합하면 지난해 말 제일은행의 기업여신 잔액은 15조5380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말(14조6067억원) 대비 6.38%(9313억원) 증가한 수준이다. 

눈에 띄는 대목은 제일은행의 기업여신 성장세가 다른 은행들보다 가팔랐다는 점이다. 같은 기간 5대 은행(국민·신한·하나·우리·농협)의 기업여신 잔액 증가율은 평균 3.11%였다. 이들 은행 중에서는 하나은행(6.24%)이 가장 높은 증가율을 기록했지만 제일은행에는 미치지 못했다.

이와 관련해 금융권 한 관계자는 "제일은행이 이광희 은행장 체제에서 기업금융 강화에 집중한 결과를 보고 있다"며 "제일은행은 이전까지 소매금융(리테일)을 중심으로 사업을 전개해 왔는데 지난해 초 이 행장이 취임한 이후에는 수익성 개선을 위해 기업금융과 자산관리(WM) 부문에도 부쩍 공을 들이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특히 기업금융은 이 행장이 취임과 동시에 관련 조직을 확대 개편했을 정도로 신경을 많이 쓴 분야"라며 "이 행장은 글로벌 금융사와 제일은행에서 기업금융 커리어를 꾸준히 쌓아온 기업금융 전문가"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제일은행은 부실채권이 급격히 늘어나는 등 기업여신을 확대한 '부작용' 역시 마주하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 제일은행의 기업여신 내 고정이하여신(NPL·부실채권) 잔액은 1335억원으로 전년 말(855억원) 대비 56.14%(480억원) 증가했다. 국민은행(7959억원·19.9%↓)과 농협은행(9857억원·13.36%↓) 등이 지난해 기업여신 NPL을 적잖이 축소한 것과는 대조적인 모습이다. 

여기에 제일은행의 기업여신 내 무수익여신도 폭발적으로 늘어났다. 무수익여신은 대출을 내주고도 이자조차 받지 못해 '깡통대출'이라 불리는 부실채권으로, 회수 가능성이 현저히 적다는 점에서 NPL보다도 악성으로 분류된다. 지난해 말 기준 제일은행의 기업여신 내 무수익여신 잔액은 1144억원으로 전년 말(623억원) 대비 무려 83.63%(521억원) 증가했다.

이처럼 부실채권이 불어나면서 전체 기업여신 대비 부실채권 비중도 자연스럽게 확대됐다. 같은 기간 제일은행의 기업여신 NPL비율은 0.59%에서 0.86%로 0.27%포인트(p) 상승했으며, 기업여신 무수익여신비율은 0.43%에서 0.74%로 0.31%p 뛰었다. NPL비율과 무수익여신비율 모두 7개 시중은행(국민·신한·하나·우리·iM·제일·씨티) 중 상승 폭이 가장 컸다.

제일은행의 기업여신 건전성을 악화시킨 핵심 요인으로는 중소기업여신이 꼽힌다. 금융감독원 금융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제일은행의 지난해 말 기준 중소기업여신 내 NPL 잔액은 1085억3600만원으로 전년 말(526억400만원) 대비 106.33%(559억3200만원) 급증했다.

이 기간 7개 시중은행 가운데 중소기업여신 내 NPL 잔액이 40% 이상 불어난 곳은 제일은행뿐이다. 타 은행의 경우 오히려 잔액이 줄어들거나 27~37% 수준으로 늘어나는 데 머물렀다. 즉, 제일은행의 중소기업여신 리스크가 은행권에서도 유독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는 뜻이다.

또 다른 금융권 관계자는 "기업여신을 확대하는 과정에서 부실채권도 늘어날 수는 있는데 제일은행은 속도가 다소 빠른 감이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추이를 지켜봐야 알겠지만 국내외 경기 흐름상 당분간은 국내 기업들의 상환 능력 개선을 기대하기 어렵다"며 "제일은행의 기업여신 건전성도 한동안은 지금의 악화 분위기를 이어갈 가능성이 낮지 않다는 얘기"라고 부연했다.

한편, <녹색경제신문>은 제일은행에 기업여신 건전성 악화 원인과 리스크 관리 방안 등을 질의했으나 제일은행은 답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