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I저축은행, 9000억에 새 주인 맞았지만...차기 경영진 인선은 '안갯속'

- SBI저축은행, 9000억 딜 마무리됐지만 차기 인선 원점 - 지주사 전환 우군 SBI홀딩스, 의결권 양보·경제적 지분 70% 유지 - 당국 개입으로 계약 구조 재조정, 오너 경영 시점 지주사 전환 연동

2026-04-08     나아영 기자
[사진=SBI저축은행]

[녹색경제신문 = 나아영 기자] SBI저축은행이 지난 6일 약 9000억원에 교보생명 자회사로 편입되며 최대주주가 교체됐지만 차기 경영진 인선이 안갯속에 빠졌다. 교보생명과 SBI홀딩스가 각자대표 선임까지 합의하고 신창재 회장 차남까지 거론됐지만 신창재 회장이 기존 경영진 체제를 당분간 유지하는 쪽으로 결론을 내리면서 인선 작업은 첫발도 떼지 못하고 있다.

8일 금융권에 따르면 SBI저축은행은 지난 6일 최대주주가 SBI홀딩스에서 교보생명으로 공식 교체됐다. 교보생명은 이날 잔여 지분 41.5%+1주를 인수해 지난해 5월 확보한 8.5%와 합산, 총 50%+1주를 손에 넣었다. 거래 금액 약 9000억원짜리 딜이 마무리됐고, 애초 올해 10월로 잡았던 지분 인수 완료 시점도 약 6개월 앞당겨졌다.

교보생명과 SBI홀딩스는 각자대표 체제 전환에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고, 교보 측 대표로는 신창재 교보생명 회장의 차남 신중현 교보라이프플래닛 디지털전략실장이 거론됐다. 신 실장은 일본 SBI스미신넷뱅크와 SBI손해보험에서 경영전략 업무를 맡아 SBI그룹과 인연을 쌓았다는 점에서 선임 명분으로 꼽혔다. 그러나 신창재 회장이 기존 경영진의 성과를 들어 당분간 현 체제를 유지하는 쪽으로 결론을 낸 것으로 알려지면서 신 실장 선임 가능성도 불투명해졌다.

현 체제 유지의 축은 김문석 대표다. 김 대표는 2023년부터 1년씩 연임하며 SBI저축은행을 이끌어왔고, 지난 3월 20일 정기주주총회에서도 연임이 확정됐다. 각자대표를 추가 선임하려면 별도의 임시주주총회를 거쳐야 하는 만큼 경영 체제 전환은 당장 이뤄지기 어려운 구조다.

SBI저축은행 편입은 신창재 회장이 추진해 온 금융지주사 전환 작업과 맞닿아 있다. 교보생명은 2023년 지주사 전환을 공식화했으나 재무적 투자자(FI)들과의 풋옵션(주식매수청구권) 분쟁으로 추진이 지연돼왔다. 분쟁 해소에 핵심 역할을 한 것도 SBI홀딩스였다. SBI홀딩스는 지난해 어피니티에쿼티파트너스 보유 지분에 이어 올해 초 타이거홀딩스 보유 지분까지 잇달아 인수하며 우군으로 합류했고, 이번에 SBI저축은행 지분까지 넘기면서 지주사 전환 작업에도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이 과정에서 SBI저축은행을 둘러싼 계약 구조도 뒤바뀌었다. 당초 SBI홀딩스는 최대주주 자리를 내놓으면서도 의결권·배당 양쪽에서 교보생명보다 유리한 조건을 확보했는데, 금융당국이 이에 제동을 걸었다. 당국의 개입으로 SBI홀딩스 추천 이사 수가 교보생명보다 최소 1명 적게 조정되고 의견 충돌 시 교보 측 대표에게 우선권을 부여하는 각자대표 구조로 수정됐다. 다만 SBI홀딩스의 경제적 지분 70% 조건은 그대로 유지됐다.

저축은행업계 관계자는 "임시주총까지 거쳐야 하는 데다 현 체제 유지 쪽으로 가닥이 잡혀 차기 인선이 단기간에 확정되기 어렵다"며 "오너 경영 전환 시점은 지주사 전환 일정과 맞물려 결정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