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 가계대출 넉 달 만에 증가..."'빚투' 늘면서 신용대출↑"

한은, 8일 '금융시장 동향' 발표 지난달 말 가계대출 잔액 1172.8조원...전월 말比 5000억원↑ 한은 "신용 통한 주식 투자 늘 경우 주가 조정 시 하락폭 가속화 가능" 예금은행 기업대출 잔액 한 달 새 7.8조원↑..."생산적 금융 영향"

2026-04-08     이준성 기자
서울

[녹색경제신문 = 이준성 기자] 은행권 가계대출이 넉 달 만에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란 전쟁 여파로 국내외 증시의 변동성이 확대된 가운데 '빚투(빚내서 투자)'가 늘면서 신용대출을 비롯한 기타 대출이 늘어난 영향으로 풀이된다. 

8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금융시장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예금은행의 가계대출(정책모기지론 포함) 잔액은 1172조8000억원으로 전월 말 대비 5000억원 늘었다. 

가계대출 잔액은 지난해 11월 2조1000억원 증가에서 12월 2조원 감소로 전환한 뒤 올해 1월(-1조1000억원)과 2월(-4000억원) 연달아 감소세를 지속했으나 다시 증가 전환했다.

대출 종류별로 보면 주택담보대출(주담대) 잔액은 934조9000억원으로 전월과 동일했다. 지난 2월 3000억원 증가했으나 정부의 가계대출 관리 강화 기조와 전세자금 수요 둔화 등으로 보합을 기록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와 달리 기타 대출은 237조1000억원으로 5000억원 증가했다. 주식 투자를 위한 신용대출이 늘어난 결과다. 

한은 관계자는 "중동 사태 발발 이후 주가가 큰 폭으로 등락하는 장세를 보였다"며 "주가가 많이 빠진 날 기타 대출이 많이 늘어났다"고 말했다. 이어 "신용을 통한 주식 투자가 늘 경우 주가 조정 시 하락 폭을 가속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가계대출이) 당분간 둔화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보고 있다"면서도 "수도권 주택 가격 상승세가 2월 이후로 둔화했으나 그 기간이 아직 길지 않고, 서울 외곽 지역이나 경기 주요 지역에서 높은 가격 상승세가 지속되는 등 수도권 주택 시장 불안 요인이 여전한 만큼 추세적 안정 여부는 조금 더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전했다. 

한편, 금융위원회·금융감독원이 이날 공개한 '가계대출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금융권 전체 가계대출은 3조5000억원 늘어나면서 올 들어 3개월 연속 증가 흐름을 이어갔다. 증가폭도 전월(+2조9000억원)보다 커졌다.

은행권에서 5000억원, 2금융권 3조원이 각각 증가했다. 다만, 2금융권은 전월(+3조3000억원)보다 증가폭이 다소 축소됐다. 

대출 종류별로는 전 금융권 주담대가 3조원 증가해 전월(+4조1000억원)보다 증가폭이 줄었다. 신용대출 감소폭이 축소되면서 기타 대출은 전월 1조2000억원 감소에서 5000억원 증가로 돌아섰다.

예금은행의 지난달 말 기업대출 잔액은 1387조원으로, 전월 말보다 7조8000억원 증가했다. 주요 은행이 생산적 금융에 본격적으로 돌입하고 기업들의 운전자금 수요도 늘어나면서 중소기업 대출이 4조5000억원 증가했다. 대기업대출도 은행들의 영업 강화, 회사채 상환자금 조달 수요 등으로 3조4000억원 늘었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녹색경제신문>에 "생산적 금융이 본격화되고 있는 만큼 기업대출은 꾸준히 증가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면서도 "다만 기업대출이 늘어나는 것에 비례해 리스크도 확대될 수 있는데, 이를 (은행들이) 얼마나 효과적으로 관리하느냐가 매우 중요해졌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