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정바이오 매각] 콜마홀딩스, 인수 이후 향방은 R&D·PMI
HK이노엔 출신 이사로 선임 인력확보·이해상충 과제 상존
[녹색경제신문 = 민보영 기자] 우정바이오가 주주총회에서 문병석 사내이사, 원승찬 기타비상무이사를 신규 선임하면서 콜마홀딩스 인수 이후 우정바이오 활용 방향이 윤곽을 드러냈다. 콜마홀딩스 핵심 계열사인 HK이노엔 출신이 이사진에 포함되면서 우정바이오가 HK이노엔의 출신 인적 자원이 이끄는 신약개발 인프라가 될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3일 업계에 따르면 우정바이오는 지난달 31일 주주총회에서 콜마홀딩스 체제 출범을 공식화했다. 사내이사로는 한국콜마, HK이노엔에서 연구개발 경력을 쌓은 문병석 콜마홀딩스 기술연구원장이 선임됐다. HK이노엔 경영기획실장을 지냈던 원승찬 콜마홀딩스 기획그룹장 전무는 기타비상무이사를 맡았다. 원 이사는 과거 CJ헬스케어가 한국콜마에 인수된 후 HK이노엔으로 재편될 때 경영기획실장을 맡아 조직을 안정시킨 뒤 기업공개(IPO)까지 이끈 인물이다.
전문성과 네트워크를 보강하는 차원의 인사도 이뤄졌다. HK이노엔 사외이사 출신인 박재석 감사는 법률·회계 전문가로서 인수 초기 회계 처리와 리스크 관리를 맡게 된다. 성제경 사외이사는 우정바이오 핵심 사업인 동물 실험실 부문의 전문성을 보강해 연구 네트워크를 확장하는 방향으로 우정바이오에 기여할 수 있다.
신규 선임된 인사의 공통 분모는 HK이노엔에 있다. 시장은 우정바이오가 콜마홀딩스 산하 기업으로 재편되기보다 HK이노엔의 연구개발(R&D) 인프라를 지원하는 전초기지로 배치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이 같은 인사 배치는 수익성 확보에 난항을 겪었던 우정바이오클러스터(우신클)의 실험 인프라를 그룹 차원의 R&D 시너지를 창출하는 연구 거점으로 재편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비임상 단계의 필수 절차에 해당하는 '질환 모델' 생산 중심의 CRO 재편이 콜마 체제 우정바이오의 실질적인 기업가치 리레이팅을 가를 시험대가 될 수 있어서다.
이에 따라 기업가치 재평가도 공격적으로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 우정바이오가 직접 생산한 질환 모델을 활용해 HK이노엔의 신약 파이프라인 검증을 전담하는 등 '공동 개발 파트너'로 올라서는 식이다. 신약개발과 마일스톤 등 단계별 수익금을 받으며 기술력을 재평가받으면 주가가 탄력받으며 시가총액도 크게 높아져 기업가치도 리레이팅될 수 있다.
다른 제약사의 CRO 실험을 수탁할 때 발생할 수 있는 '이해상충' 문제는 과제로 남는다. HK이노엔과 밀착된 우정바이오에 비임상 실험을 맡겼다가 핵심 정보가 HK이노엔이나 콜마그룹에 흘러들어갈 수 있어서다. 업계 관계자는 "객관적 데이터 확보가 핵심인 CRO 특성상 규제 기관이 데이터의 독립성을 문제삼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업계는 향후 경영 방향이 구체화하면서 선임될 실무진 구성에 주목하고 있다. 데이터 해석이 관건인 CRO 사업 특성상 실무진 역량에 따라 사업 성패가 갈릴 수 있어서다. 업계 관계자는 "핵심 연구진이 우정바이오에서 계속해서 이탈하는 등 인력 확보가 쉽지 않은 상황"이라며 "실무진 역량에 따라 우정바이오가 기존에 하던 CRO사업의 가치가 재평가받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우정바이오를 특정 사업부에 귀속하기보다 그룹 전체 공용 인프라로 활용하는 시나리오도 배제할 수 없다. 지주사 차원에서 화장품, 의약품, 건강기능식품 등 전 계열사의 연구개발(R&D) 물량을 지원하며 빠르게 재무 구조를 회복하는 방식이다. 이 경우 안정적인 현금 흐름을 확보할 수 있지만 시장이 부동산 이상의 가치를 평가할 유인이 떨어질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