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제 시장 판 뒤집힌다…카드사 ‘존재 이유’ 흔들

스테이블코인 확산에 결제 중개 구조 흔들…카드사 수익 기반 위협 은행은 발행·빅테크는 플랫폼…카드사 ‘샌드위치’ 구조 심화

2026-04-01     박금재 기자
신용카드.[사진=픽사베이]

[녹색경제신문 = 박금재 기자] 스테이블코인 확산과 간편결제 시장 확대가 맞물리면서 카드사의 수익 모델이 근본적으로 흔들리고 있다. 결제 중개를 통해 수수료를 확보해 온 기존 구조가 붕괴 조짐을 보이면서, 카드사의 ‘존재 이유’ 자체가 시험대에 올랐다는 평가가 나온다.

1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현재 카드 결제 구조는 카드사와 VAN, 글로벌 결제 네트워크를 거치는 다단계 중개 모델을 기반으로 한다. 이 과정에서 가맹점은 통상 1~3% 수준의 수수료를 부담하고, 카드사는 이를 주요 수익원으로 삼아왔다.

그러나 스테이블코인은 이 구조를 정면으로 뒤흔들고 있다. 블록체인 기반의 직접 결제가 가능해지면서 카드사와 결제 중개자를 거치지 않는 거래가 현실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수수료 역시 네트워크 비용 수준으로 낮아져 기존 카드 결제 대비 비용 경쟁력이 압도적이라는 평가다.

결제 시장의 흐름도 이미 변하고 있다. 간편결제 서비스가 빠르게 확산되면서 고객 접점은 카드사가 아닌 플랫폼 사업자로 이동하는 추세다. 빅테크는 결제, 송금, 투자, 대출을 통합한 ‘슈퍼앱’을 통해 이용자 체류 시간을 늘리며 결제 흐름을 통제하고 있다.

이 같은 변화 속에서 카드사의 입지는 급격히 좁아지고 있다. 은행은 스테이블코인 발행과 계좌 기반 결제를 통해 ‘돈의 공급자’로서 역할을 강화하고, 빅테크는 플랫폼을 통해 고객을 장악하는 구조가 형성되고 있기 때문이다. 반면 카드사는 중개 기능에 의존하는 사업 모델로 인해 구조 변화의 충격을 가장 크게 받을 수밖에 없는 위치에 놓였다.

금융권에서는 이를 두고 “카드사는 가장 먼저 밀려날 수 있는 사업자”라는 평가까지 나온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스테이블코인은 카드 결제망을 우회하는 구조이기 때문에 카드사의 핵심 기능 자체를 무력화할 수 있다”며 “기존 모델을 유지하는 한 장기적으로 경쟁력을 확보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물론 카드사가 가진 강점도 존재한다. 소비자 보호, 결제 안정성, 분쟁 처리 등에서 구축된 인프라는 단기간에 대체되기 어렵다. 그러나 이러한 강점이 구조적 변화의 흐름을 막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분석이 우세하다.

결제 시장은 점차 카드 중심에서 플랫폼 중심 구조로 이동하는 흐름을 보이고 있다. 업계에서는 스테이블코인과 간편결제 확산이 맞물리면서 결제 방식 전반에 구조적 변화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따라 카드사 역시 기존 중개 중심 사업 모델에서 벗어나 데이터, 플랫폼, 신규 결제 수단 등을 결합한 새로운 역할을 모색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카드사가 변화 흐름에 어떻게 대응하느냐에 따라 향후 시장 내 입지가 결정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