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이상 자정 못 기다려"…국회, 신한·우리금융 회장 3연임 '정조준'

- 혁신당, 임기 3년·1회 연임 제한·겸직 금지 지배구조법 개정안 발의 - 진옥동·임종룡 "3연임 봉쇄"…BNK 빈대인은 정관상 이미 마지막 임기 - 민주당 특별결의 병행 검토·당국 10월 시행 예상…실효성 논란

2026-03-31     나아영 기자
[사진=신장식

[녹색경제신문 = 나아영 기자] 올해 주총에서 88~99%의 압도적 찬성률로 하나도 예외 없이 연임을 확정한 금융지주 회장들을 겨냥해 3연임을 제한하는 법안이 국회에서 발의됐다. 진옥동·임종룡 두 회장의 경우 이번에 쥔 연임이 사실상 마지막 연임이 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신장식 조국혁신당 의원은 31일 국회 소통관에서 전국사무금융서비스노동조합(사무금융노조)과 공동 기자회견을 열고 금융지주 회장 연임을 1회로 제한하는 '금융회사의 지배구조에 관한 법률(지배구조법)' 개정안 발의를 발표했다. 개정안은 임기를 3년으로 설정하고 1회만 연임할 수 있도록 하며, 겸직 허용 조항도 삭제해 이해상충 가능성을 줄였다. 현행 지배구조법에는 대표이사의 연임 횟수나 임기를 제한하는 규정이 없다. 조국혁신당 의원 11명과 민주당 의원 1명이 공동 발의자로 이름을 올렸다.

신 의원은 기자회견에서 "금융지주 회장의 장기 집권과 이해상충 구조를 그대로 둔 채 내부통제와 건전성을 말할 수 없다"며 "이번 법안은 금융 지배구조 개혁의 최소한의 출발점"이라고 말했다. 이재진 사무금융노조 위원장도 "일부 금융지주에서는 특정 인물에게 권한이 장기간 집중되면서 지배구조의 불투명성과 각종 부정행위가 반복돼 왔다"며 "이번 법안은 금융 지배구조 개혁의 상징성을 갖는 법안"이라고 했다.

법안의 직접적인 배경은 올해 주총 결과다. 진옥동 신한금융그룹 회장은 지난 26일 주총에서 최대주주인 국민연금의 반대에도 88.0%의 찬성률로 연임을 확정했다. 임종룡 우리금융그룹 회장은 23일 99.3%의 찬성률로 연임을 확정했다. 빈대인 BNK금융그룹 회장은 26일 91.9%의 찬성률로 연임을 확정했다. 다만 BNK금융은 정관상 연임이 1회만 허용돼 3연임 자체가 불가능한 구조로, 빈 회장의 이번 연임은 정관에 따른 마지막 임기다. 세 회장 모두 주총 안건 통과 기준을 웃도는 찬성률을 기록했다.

신 의원실 관계자는 이날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올해 연임이 걸린 금융지주 회장들이 하나도 예외 없이 연임을 결정했다며 "더 이상 자정을 기다려 줄 수는 없겠다 싶어서 발의하게 됐다"고 밝혔다. 이번 법안이 현재 연임을 확정한 회장들의 다음 연임에도 적용되는지를 묻자, 관계자는 "이번에 연임하신 분들은 이제 같이 도전을 못 하시게 하는 법"이라고 설명했다.

국회 내 입법 압박은 조국혁신당에 그치지 않는다. 더불어민주당도 금융지주 회장 연임 시 주주총회 '특별결의'를 거치도록 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연임 안건은 출석 주주 의결권 과반수 찬성, 주식 총수의 4분의 1 이상 출석만 갖추면 통과되는 일반결의 사안이다. 특별결의로 격상되면 출석 주주의 3분의 2 이상 찬성, 주식 총수의 3분의 1 이상 출석이 필요해 연임 문턱이 대폭 높아진다.

그러나 특별결의 도입이 실질적인 견제 수단이 될 수 있을지는 미지수라는 분석도 나온다. 이번 주총에서 세 회장의 찬성률은 88.0%에서 99.3%로, 특별결의 요건인 3분의 2 이상 찬성을 이미 웃도는 수준이다. 이미 높은 찬성률을 감안해서인지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은 지난 26일 기자간담회에서 입법 이전에도 금융지주들이 스스로 방향을 준수해야 한다며 "이 부분을 강력하게 점검하고 감독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금융당국은 다음 달 금융지주 지배구조 선진화 방안을 발표할 계획이다. 지배구조 관련 강화 부분은 모범 관행에서 입법으로 상향될 예정으로, 오는 10월 시행이 예상된다. 금융지주들은 시행 후 임시 이사회를 열어 해당 내용을 내부 규정에 반영해야 하는 상황이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당장 이번 연임보다 다음 임기 만료 시점에 어떤 규칙이 적용되느냐가 더 중요한 문제"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