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PO 시장 급랭 속 판도 흔들...NH證 1위 '급부상', KB證 '밀렸다'
1분기 IPO 9건·공모 7721억원…전년 대비 3분의 1로 '급감' 중복상장 규제·시장 불확실성 겹치며 상장 파이프라인 위축 케이뱅크 효과에 NH 1위…삼성·한투와 '3강 구도' 형성 KB證 77억원에 그쳐 하위권…"하반기 딜 반영" 반등 기대
[녹색경제신문 = 정수진 기자] 2026년 1분기 기업공개(IPO) 시장이 급격히 식으면서 증권사 간 주관 경쟁 판도에도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정책 규제 강화와 대형 딜 공백이 겹치며 시장 전반이 위축된 가운데, NH투자증권이 핵심 딜을 앞세워 1위로 올라선 반면 최근 2년 연속 선두를 지켰던 KB증권은 하위권으로 밀려났다. 업계에서는 NH투자증권·삼성증권·한국투자증권을 중심으로 한 'IPO 3강' 재편 흐름이 본격화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3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올해 1분기 IPO 건수는 총 9건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동기 23건 대비 절반 이하로 줄어든 수치다. 공모 규모 역시 7721억원에 그치며 지난해 1분기(2조246억원)의 3분의 1 수준으로 급감했다. 건수와 금액 모두에서 시장 위축이 뚜렷하게 나타난 셈이다.
이 같은 급랭 배경에는 정책 환경 변화와 시장 불확실성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상법 개정 영향과 자회사 중복상장 규제 강화 기조로 상장 파이프라인 전반이 위축되는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며 "여기에 대외 변수까지 겹치면서 시장 전반의 불확실성이 확대된 것도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대형 딜 부재 역시 체감 위축을 키운 요인으로 꼽힌다. 또 다른 증권업계 관계자는 "지난해는 대형 IPO가 이어지며 이례적으로 시장이 좋았던 해였다”며 "원래도 고르게 분포되지는 않지만, 올해는 시장 위축과 대형 딜 공백이 겹치면서 감소 폭이 더 크게 느껴지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여기에 정부가 자회사 중복상장을 원칙적으로 금지하는 기조를 공식화하면서 HD현대로보틱스, SK에코플랜트, 한화에너지 등 일부 기업은 상장 계획을 철회하거나 재검토에 들어간 것으로 전해졌다. 상장 후보군 자체가 줄어들며 시장 체력도 약화되는 흐름이다.
실제로 1분기 딜 구조를 보면 케이뱅크(4980억원)를 제외한 대부분이 수백억원에서 1000억원 안팎의 중소형 IPO에 그쳤다. 이로 인해 한두 건의 대형 딜 확보 여부가 리그테이블 순위를 좌우하는 구조가 더욱 뚜렷해졌다.
이 같은 환경 속에서 NH투자증권은 케이뱅크(공모 규모 4980억원)와 덕양에너젠(750억원) 등을 확보하며 공모총액 2865억원으로 1위에 올랐다. 대형 딜 확보가 순위 상승을 견인한 대표적인 사례로 평가된다.
삼성증권은 NH투자증권과 함께 케이뱅크 공동 대표주관을 맡으며 2291억원으로 2위를 기록했다. 다만 해당 딜 외 추가 실적은 없어 단일 딜 의존도가 높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투자증권은 대형 딜은 없었지만 에스팀(153억원), 카나프테라퓨틱스(400억원), 아이엠바이오로직스(520억원), 한패스(209억원), 리센스메디컬(154억원) 등 중소형 IPO를 다수 확보하며 1161억원을 기록, 3위에 올라섰다. 다양한 딜을 고르게 확보한 전략이 순위 회복으로 이어졌다는 평가다.
반면 전통 강자들은 이번 분기에서 존재감이 크게 약화됐다. 미래에셋증권은 640억원으로 중위권에 머물렀고, KB증권은 77억원에 그치며 순위가 크게 밀렸다. KB증권은 2024년과 2025년 2년 연속 IPO 리그테이블 1위를 기록했던 점을 감안하면 대비가 더욱 뚜렷하다.
KB증권 측은 분기별 일정 차이에 따른 일시적 현상이라는 입장이다. KB증권 관계자는 "1분기는 원래 상장 건수가 많지 않은 시기"라며 "현재 준비 중인 딜들이 2~3분기에 예정돼 있어 하반기로 갈수록 실적이 반영될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