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팍스, 바이낸스 지분 줄여도 ‘고파이’ 해소 문제 없나

지배력 약화 속 책임 구조 불투명…이용자 보상 재원 안정성 ‘의문’ 규제 대응 위해 지분 축소 검토…“책임 회피 논란 번질 수도”

2026-03-31     박금재 기자
고팍스

[녹색경제신문 = 박금재 기자]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 고팍스의 최대주주인 바이낸스가 지분 축소를 추진할 가능성이 거론되면서, ‘고파이(GoFi)’ 사태 해결 구조에 대한 우려가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지배력은 낮아지는데 이용자 보상 책임은 여전히 남는 구조가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31일 가상자산 업계에 따르면 고파이 사태는 고팍스가 운영하던 예치 서비스에서 자금 인출이 중단되며 촉발된 사안으로, 이후 바이낸스가 고팍스 지분을 인수하며 정상화 기대가 커진 바 있다. 당시 시장에서는 글로벌 거래소인 바이낸스가 사실상 ‘최종 책임자’ 역할을 할 것이라는 기대가 반영됐다.

그러나 최근 금융당국 규제 대응 차원에서 바이낸스의 지분 축소 가능성이 거론되면서 상황이 달라지고 있다. 최대주주 지위가 약화될 경우, 고파이 관련 손실 보전과 이용자 보호 책임이 어디까지 이어지는지에 대한 해석이 엇갈릴 수 있기 때문이다.

핵심은 ‘책임 주체’다. 현재까지 고파이 사태는 완전한 해소가 이뤄지지 않은 상태에서 단계적 정상화가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과정에서 바이낸스의 재무적 지원과 신뢰도가 중요한 역할을 해왔는데, 지분이 축소될 경우 이러한 지원이 지속될 수 있을지에 대한 의문이 제기된다.

특히 지분 구조 변화가 현실화될 경우 고팍스 단독으로 보상 재원을 마련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국내 거래소 특성상 수익 구조가 거래대금에 크게 의존하고 있는 만큼, 시장 침체 국면에서는 재원 확보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다.

법적 책임과 시장 기대 사이의 괴리도 문제다. 형식적으로는 고파이 서비스 운영 주체가 고팍스인 만큼 법적 책임은 국내 법인에 귀속될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이용자들은 여전히 바이낸스를 ‘실질적 책임 주체’로 인식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 같은 인식 차이는 향후 분쟁 가능성을 키우는 요인이 될 수 있다.

금융당국 역시 이 같은 구조를 주시하고 있다. 금융정보분석원(FIU)을 중심으로 가상자산사업자의 지배구조와 대주주 적격성에 대한 점검이 강화되는 가운데, 해외 거래소의 영향력이 축소되는 방향으로 제도 환경이 움직이고 있기 때문이다.

시장에서는 이번 이슈가 단순히 고팍스에 국한된 문제가 아니라,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 전반의 ‘책임 구조’를 가늠하는 사례가 될 수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특히 글로벌 사업자가 지분을 통해 국내 시장에 진입한 뒤 규제 환경 변화에 따라 영향력을 줄이는 과정에서, 이용자 보호 장치가 제대로 작동하는지 여부가 시험대에 올랐다는 분석이다.

결국 관건은 지분 구조 변화와 무관하게 고파이 사태 해결을 위한 재원과 책임 체계가 얼마나 명확하게 유지되느냐다. 시장에서는 바이낸스의 지분 축소 여부와 별개로, 고팍스가 이용자 보호와 신뢰 회복을 위한 실질적인 해법을 제시할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

이번 사안을 두고 업계 관계자는 “지분은 줄어도 책임까지 줄어드는 것처럼 비춰질 경우 시장 신뢰에 타격이 불가피하다”며 “결국 핵심은 누가 끝까지 책임질 것인지에 대한 명확한 메시지”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