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만했던 닭고기, 너 마저…닭고기 소매가 16% 인상
AI 확산·사료값 상승에 공급가 5~10%↑ 소매가 2년 9개월 만에 최고…치킨값 인상 압박 성수기 앞두고 업계 “가격 인상 쉽지 않아” 고심
[녹색경제신문 = 서영광 기자] 대표적인 ‘서민 먹거리’로 꼽히던 닭고기 가격이 가파르게 오르면서 치킨 업계에 비상이 걸렸다.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 확산과 사료비 상승이 겹치며 공급이 줄고 가격이 뛰자, 여름 성수기를 앞둔 치킨 프랜차이즈들의 부담이 커지고 있다.
30일 유통·식품업계에 따르면 주요 닭고기 생산업체들은 최근 치킨 프랜차이즈와 대형마트 등에 공급하는 닭고기 가격을 5~10% 인상했다. 공급가 인상은 곧바로 소비자 가격 상승으로 이어지고 있다.
실제 닭고기 소매가격은 최근 ㎏당 6500원을 넘어섰고, 주간 평균 가격은 6600원대를 기록하며 지난 2023년 6월 이후 약 2년 9개월 만에 최고 수준을 나타냈다. 올 들어서만 약 16% 상승한 수치다. 도매가격 역시 한 달 새 10% 안팎 오르며 전반적인 가격 상승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
가격 급등의 배경에는 AI 확산이 있다. 지난 겨울부터 이어진 AI 영향으로 육용 종계 살처분 규모가 전년 대비 3배 이상 늘면서 공급 자체가 크게 줄었다. 여기에 환율 상승으로 수입 사료 가격까지 오르며 생산비 부담이 커진 점도 영향을 미쳤다.
이 같은 상황은 치킨 프랜차이즈 업계에 직격탄이 되고 있다. 국내산 닭고기 의존도가 높은 업계 특성상 원가 부담이 크게 늘었기 때문이다. 일부 업체가 순살 메뉴 등에 수입산을 활용하고 있지만, 주요 메뉴인 뼈 치킨은 여전히 국내산 비중이 절대적이다.
문제는 가격 인상이 쉽지 않다는 점이다. 최근 물가 안정 기조 속에서 외식 가격 인상에 대한 부담이 커지면서, 업계는 당분간 원가 상승분을 자체적으로 감당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그러나 닭고기 가격 상승세가 장기화할 경우 치킨값 인상 압박은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특히 여름철 ‘치맥’ 성수기를 앞두고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면서, 수급 불안과 가격 상승이 동시에 심화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업계 안팎에서는 원재료 가격 상승이 이어질 경우, 결국 소비자 가격 인상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정부도 수급 안정에 나섰다. 육계 공급 확대를 위해 부화용 종란을 수입하는 등 대응에 나섰지만, 단기간 내 가격을 안정시키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여기에 물류비와 포장재 등 부자재 가격까지 동반 상승하면서 외식업 전반의 비용 부담도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한 프랜차이즈 관계자는 <녹색경제신문>에 “닭고기 원가가 이미 10% 이상 오른 상황이지만 당장 가격에 반영하기는 쉽지 않다”며 “공급 상황이 안정될 때까지는 수익성 악화를 감수하면서 버틸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성수기 이후에도 원가 부담이 지속된다면 가격 조정 논의가 불가피해 보인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