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총 줌업] 차바이오텍, 집중투표제 도입 vs 배제...'거버넌스 이슈' 격전지
'1인 상근감사직' 체제 하에서 2인 후보 각각 선임 적극적인 경영 개입 요구하는 '권고적 주주제안'도
[녹색경제신문 = 민보영 기자] 글로벌 세포·유전자 치료제(CGT) 전문 기업 차바이오텍의 이번 주주총회는 집중투표제, '3%룰' 등 거버넌스 이슈의 격전지가 될 전망이다.
기존 정관의 집중투표제 배제 조항을 유지하려는 회사 측과, 이를 삭제하고 집중투표제를 전격 도입하려는 소액주주 측이 맞붙는다. 1인 상근감사제 등 3% 룰을 적용할 수 있는 안건도 관전 포인트다. 권고적 주주제안 등 거버넌스 개선 요구가 주주총회에서 받아들여질지 관심이 쏠린다.
26일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차바이오텍은 오는 31일 경기 성남시 분당구 소재 경기창조경제혁신센터에서 열리는 제24기 정기주주총회에서 ▲이사 정원 변경 ▲독립이사 선임 시행일 명기 등 부칙 추가 ▲상근감사 선임 ▲사내이사·사외이사 선임 ▲권고적 주주제안 채택 등을 뼈대로 하는 안건을 논의한다.
핵심은 집중투표제 시행을 둘러싼 입장 차이에 있다. 차바이오텍은 지난해 정관 변경을 통해 집중투표제를 적용하지 않기로 결정하고, 이번 주주총회에서도 이를 유지하기로 했다. 개정 상법상 집중투표제 시행 의무화 대상이 자산 2조원 이상 기업인 만큼 차바이오텍은 자산 요건이 충족된 후 집중투표제를 도입할 것이라는 입장이다.
반면 소액주주 측은 별도의 주주제안으로 집중투표제 도입 안건을 상정했다. 소액주주 측은 "집중투표제로 이사를 선출해 지배주주 의결권을 제한하고 방만 경영을 감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사 정원 변경 안건은 집중투표제의 실효성을 확보하는 과정이다. 이사회 규모가 적게 유지될 수록 외부 인사 진입을 막고 기존 경영권을 방어하기 수월해져서다. 이와 관련 이사회 측은 기존 대로 '3인 이상 4인 이내'의 정원을 유지하고, 주주 측은 '3인 이상 12인 이내'로 늘리는 안을 상정했다.
지난해 차바이오텍은 집중투표제를 배제하는 정관 변경 안건을 올리면서 이사 수를 '3인 이상 12인 이내'에서 '3인 이상 4인 이내'로 축소했다. 소액주주 측은 이사 수가 적어지면 대주주 의결권을 넘어서기 어려운 만큼 사실상 집중투표제 실효성을 무효화하기 위한 시도로 보고 있다.
차바이오텍이 문어발식 경영 등 책임 경영 논란이 있었던 기업임을 감안하면, 소수 주주의 이사회 진입을 차단하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차바이오텍 측은 "이사 수를 줄인 건 신속한 의사결정과 책임 경영을 위한 선택"이라고 설명했다.
대주주와 특수관계인 지분이 3%로 묶이는 상근감사 선임을 두고도 첨예하게 입장이 갈린다. 상근감사직에 이사회 측은 이재호 후보를, 주주 측은 황상원 후보를 각각 선임했다. 1인만 선임하는 상근감사직에 이사회와 소액주주 측이 각각 다른 후보를 선임해, 소액주주들은 이들에게 모두 찬성 표를 던질 수 있는 구조다. 차바이오텍 측은 3% 룰이 적용되면 소액주주 측에 조금 더 유리한 결과가 나올 것으로 보고 있다.
소액주주 측은 이 밖에도 정관에 '권고적 주주제안'을 신설해 자본 구성, 지배구조 개편, 주주환원 등 경영 전반에 대한 안건을 주주가 직접 올릴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을 제안했다. 주총에서 가결돼도 이사회가 실행해야 할 의무는 없지만, 차기 주총에서 주주 압박을 받을 수 있다는 점에서 사실상 주주 요구를 경영에 반영하게 만드는 효과가 있다.
차바이오텍은 본업인 바이오연구보다 메자닌 및 유가증권 발행 업무에 치우친 경영을 해 왔다는 평가를 받는다. 차바이오텍은 최근 3년간 76억원의 전환사채(CB)와 185억원의 신주인수권부사채(BW)를 발행한 데 이어 201억원의 유상증자를 단행하며 지난해 1조원의 매출을 올렸지만, 영업손실 488억원·당기순손실 1500억원대를 기록하며 '내실 없는 성장' 비판에 부딪혔다.
차바이오텍은 최근 238억원 규모 비핵심 자산을 매각한 데 대해 "핵심 사업과 연관성이 낮은 사업을 정리하고 중장기 성장 전략과 연계된 사업에 자원을 집중하기 위한 전략"이라며 "그룹 전반의 사업 구조를 지속적으로 점검하며 핵심 경쟁력과의 연관성을 기준으로 포트폴리오를 관리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