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주가 3배 뛰자...한화세미텍 장부에 '459억 손실'
주요 경영진 대상 현금결제형 보상 구조 탓 관계사 주가 상승이 장부상 비용으로 전가
[녹색경제신문 = 정창현 기자]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주가가 1년 새 약 3배 오르면서, 그 상승분이 같은 그룹 계열사인 한화세미텍 장부에 459억원의 손실로 고스란히 전가된 것으로 나타났다.
24일 한화세미텍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한화세미텍의 2025년 금융비용은 약 535억원으로 전년(117억원) 대비 4.6배 급증했다. 이 중 459억원은 이자가 아닌 '기타금융부채평가손실'이었다. 같은 기간 영업손실(216억원)의 두 배를 웃도는 규모다.
손실의 원인은 주요 경영진 보상 구조에 있다. 한화세미텍은 주요 경영진에게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주식을 직접 주는 대신, 주가 상승분만큼을 현금으로 지급하는 현금결제형 보상을 운영하고 있다. 주가가 오르면 지급해야 할 금액이 늘어나고, 이 증가분을 매 결산기마다 손실로 인식하는 구조다.
2024년말 32만6500원이었던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주가는 방산 수출 기대감을 타고 지난해 말 경 94만1000원 수준으로 뛰었다. 코스피 전체가 부진한 가운데 나온 이례적인 상승이었다. 그 부담이 고스란히 한화세미텍 손익계산서에 쌓였다. 관련 부채는 1년 새 232억원에서 697억원으로 465억원 불어났다. 이 중 당기 손익계산서에 비용으로 인식된 금액은 459억원이다.
한화세미텍의 수익성 관련 지표를 보면, 매출은 4312억원으로 전년 대비 7% 늘었고 영업손실도 612억원에서 216억원으로 크게 줄었다. 사업 체력은 분명히 나아지고 있었지만, 주가 연동 손실이 이를 상쇄하면서 순손실 규모는 전년(472억원)과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지난해 한화세미텍은 약 400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다만 해당 손실이 한화세미텍의 사업 펀더멘탈을 직접 훼손하는 것은 아니다. 현금결제형 보상의 특성상 실제 현금 지출은 임직원의 가득 조건이 충족되는 시점에 발생한다. 2025년 인식한 459억원은 당장 빠져나간 돈이 아니라, 향후 지급해야 할 의무를 미리 장부에 반영한 것이다. 하지만 이 부채는 결국 실제 현금으로 지급해야 한다는 점에서 순수한 회계상 착시로만 볼 수도 없다. 현재 누적된 관련 부채 잔액은 약 700억원에 달한다.
이 구조는 올해도 그대로다. 보상 기준 수량은 한화에어로스페이스 7만4027주(부여일 2020~2024년), 한화비전 9650주(부여일 2025년)로 고정돼 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주가 기준으로 10만원 오를 때마다 약 74억원의 손실이 추가 발생한다. 2026년 3월 24일 기준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주가는 약 132만원으로 2025년말 대비 추가 상승한 상태다. 1분기에도 같은 방식의 손실이 이미 누적되고 있는 것이다.
아울러 2025년말 기준 한화비전 주가는 4만4900원이었으나 2026년 3월 24일 현재 약 8만2000원으로 83% 가량 추가 상승했다. 이에 따라 한화비전 연동 보상 부채도 1분기 중 추가로 불어나고 있다.
이에 따라 한화세미텍의 반도체 장비 수주가 늘고 원가가 개선되더라도, 한화에어로스페이스·한화비전 등 주가 흐름에 따라 손익 개선폭이 제약받는 구조는 가득 조건 충족 시점까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한화세미텍 관계자는 “해당 보상 내용은 전체 직원이 아닌 주요 경영진 대상으로 시행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