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프라인 줌인] 삼성바이오에피스, 시밀러 넘어 '신약'으로… ADC·파트너십 '투트랙'
바이오시밀러로 다진 공정 역량, ADC 신약 'SBE303'으로 확장 "매년 1개 이상 신약 후보 본임상 진입" 프로세스 체계화 선언
[녹색경제신문 = 민보영 기자] 삼성바이오에피스가 바이오시밀러 시장의 글로벌 리더를 넘어 본격적인 신약 개발 기업으로 업그레이드를 꾀한다. 글로벌 제약사 산도스와의 대규모 판권 계약에 이어 글로벌 바이오 업계가 주목하는 무대에서 '항체-약물 접합체(ADC)' 신약 후보물질의 임상 진입을 공식화하면서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바이오에피스는 내달 17일부터 22일까지 열리는 미국 암연구학회(AACR 2026)에서 'SBE303'의 비임상 데이터를 최초로 공개한다. AACR 세션 중에서는 임상 데이터 중심의 구두 세션이 높은 평가를 받지만, 비임상 데이터 포스터 발표를 통해 신약개발 기업으로서의 입지를 확고히 하는 의미가 있다.
SBE303은 암세포 표면에 붙어 있는 단백질 '넥틴-4'를 표적으로 하는 ADC 신약 후보물질이다. 기존에 판매 중인 경쟁 약물 '파드셉'이 뛰어난 효능에도 불구하고 피부 독성이나 말초 신경병증 같은 부작용 우려가 있었던 반면, SBE303은 암세포 증식 DNA 복제 과정에 관여하는 효소를 억제해 암세포 사멸을 유도하는 'TOP1 저해제' 페이로드를 적용해 차별화를 꾀했다.
TOP1 저해제는 '엔허투' 등 혁신 신약이 채택하며 각광받는 방식이다. 독성 관리가 용이하고 기존 미세소관 저해제에 내성이 생긴 암세포에도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파드셉 수준의 강력한 항종양 효능은 유지하면서도 고질적인 부작용을 개선하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링커 기술로는 국내 기업인 인투셀의 기술을, 페이로드는 중국 프론트라인 바이오파마의 기술을 적용해 최적의 조합을 찾아냈다. 삼성바이오에피스 측은 "현재 임상 1상 단계 진입을 준비 중"이라며 "향후 임상 진행에 따라 단계적으로 개발 일정과 관련 데이터를 공개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최근 스위스 산도스와 엔티비오 바이오시밀러인 'SB36'의 글로벌 판권 계약을 체결했다. 이번 계약은 삼성바이오에피스가 개발 중인 성분명 '베돌리주맙'의 조기 협력을 위한 것으로,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제품 개발과 생산·공급을 담당하고 산도스는 한국과 중화권을 제외한 전 세계 시장의 판권을 갖게 됐다.
오리지널 의약품인 다케다의 엔티비오는 연간 글로벌 매출이 약 9조원에 달하는 대형 블록버스터 약물이다. 특히 이번 계약에는 SB36 외에도 최대 5종의 후속 파이프라인에 대한 파트너십을 검토할 수 있는 조항이 있어 양사의 전략적 협력 관계가 더욱 공고해질 것으로 보인다.
2023년부터 ADC 분야 연구개발에 착수한 삼성바이오에피스는 SBE303 외에도 폐암을 적응증으로 한 파이프라인 'SBE313' 전임상 시험을 진행 중이다. 지난해 온기 매출은 바이오시밀러 제품 등 매출이 1조6165억원으로 96.7%, 기타 서비스 매출이 555억원으로 3.3%를 차지했다. 설립 이후 현재까지 총 11종의 바이오시밀러 제품에 대한 글로벌 상업화를 완료한 상태다.
삼성바이오에피스 측은 "신약 개발은 단순한 도전이 아니라 그동안 바이오시밀러 사업을 통해 쌓아온 연구, 공정, 임상 역량을 융합하는 연장선 상에 있다"며 "매해 1개 이상의 신약 후보 물질을 본임상에 진입시키는 것을 목표로, 신약 개발을 일시적인 이벤트가 아닌 체계적인 운영 프로세스로 정착시키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