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원 빗썸 대표 연임…당국 리스크 속 ‘오너 지배력 방어’에 방점
FIU 일부 영업정지·문책경고 속 ‘현 체제 유지’ 선택 이정훈 의장 영향력 여전…연임 결정, 지배구조 연속성 확보 해석
[녹색경제신문 = 박금재 기자] 이재원 빗썸 대표의 연임이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당국의 제재 절차가 진행 중인 가운데, 빗썸은 경영진 교체 대신 현 체제 유지를 선택하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전해진다. 업계에서는 이번 결정이 조직 안정과 리스크 대응이라는 표면적 이유와 함께 지배구조 안정성 확보 측면에서도 의미를 갖는 것으로 보고 있다.
23일 가상자산 업계에 따르면 빗썸은 오는 3월 31일 정기 주주총회를 통해 이 대표의 사내이사 재선임 안건을 상정할 예정이다. 임기가 이달 말 만료되는 이 대표가 연임에 성공할 경우 임기는 2028년까지 이어질 전망이다.
이번 연임 논의는 금융당국 제재 국면과 맞물려 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금융위원회 산하 금융정보분석원(FIU)은 특정금융정보법(특금법) 위반을 이유로 빗썸에 대해 일부 영업정지 6개월과 과태료 부과, 대표이사 문책경고 등을 포함한 제재를 결정했다. 다만 일부 영업정지는 신규 고객의 가상자산 이전 등 일부 업무에 한정되는 조치로, 기존 고객의 거래는 대부분 유지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상황에서 경영진 교체 대신 연임을 선택한 배경에는 조직 안정성에 대한 고려가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제재 대응과 내부 수습이 동시에 요구되는 국면에서 최고경영자 교체가 이뤄질 경우 경영 공백과 조직 혼란이 확대될 수 있다는 판단이 반영됐다는 분석이다.
지배구조 측면에서도 이번 결정의 의미를 짚어볼 필요가 있다. 빗썸은 빗썸홀딩스를 정점으로 하는 구조를 갖고 있으며, 업계에서는 이정훈 의장을 중심으로 한 영향력이 여전히 작동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로 최근 이사회 및 경영진 구성 과정에서도 이 의장 측 인사들이 전면에 배치되면서 경영 전반에 대한 영향력이 유지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시장에서는 이 대표가 이러한 지배구조 아래에서 경영을 맡아온 인물이라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이에 따라 이번 연임이 단순한 경영 성과 평가를 넘어, 기존 경영 체제와 지배구조의 연속성을 유지하는 데 초점이 맞춰진 결정이라는 해석도 제기된다. 한 업계 관계자는 “규제 리스크가 커진 상황에서 경영진 교체까지 이뤄질 경우 지배구조 불확실성이 확대될 수 있다”며 “현 체제 유지가 결과적으로 지배력 안정에 기여하는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수익성 측면에서는 회복 흐름도 나타나고 있다. 빗썸은 2025년 3분기 누적 기준 매출 5252억 원, 영업이익 1602억 원, 당기순이익 1605억 원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실적 개선 흐름을 보였다. 거래 점유율 역시 일정 수준 회복되며 업비트 중심 시장 구조 속에서도 존재감을 유지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다만 내부 변수는 여전히 부담 요인으로 남아 있다. 최근 빗썸 일부 직원들이 노조 설립 신고증을 교부받으면서 노사 관계가 새로운 변수로 떠올랐다. 노조는 인사평가와 복지 제도 등과 관련된 개선 요구를 제기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향후 노사 관계 전개에 따라 조직 안정성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결국 이 대표의 연임 이후 과제는 외부 규제 대응과 내부 조직 안정, 그리고 사업 구조 재정비로 요약된다. 특히 FIU 제재에 따른 후속 조치와 가상자산사업자(VASP) 갱신 심사, 지배구조 관련 규제 환경 변화 등이 향후 빗썸의 중장기 경쟁력을 좌우할 핵심 변수로 지목된다.
시장에서는 이번 연임을 두고 성장 전략보다는 안정성 확보에 무게를 둔 결정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동시에 결과적으로는 이정훈 의장을 중심으로 한 기존 지배구조의 연속성을 유지하는 선택으로 이어졌다는 해석도 제기된다.
한 가상자산 업계 고위관계자는 “현재 빗썸은 공격적 확장보다는 리스크 관리와 신뢰 회복이 우선되는 국면”이라며 “이번 연임은 위기 대응의 연속성을 확보하는 동시에 지배구조 안정 효과도 가져올 수 있는 선택”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