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토스증권, 혁신의 얼굴에서 논란의 중심으로
해외주식 점유율 확대·흑자 전환…플랫폼 증권사 성공 사례 MTS 주문 오류·잔고 미표시 등 전산 장애 반복 발생 선지급 서비스 논란…정부 규제 이슈로 확산 토스 환율 오류·서비스 논쟁…브랜드 리스크 확대
토스증권은 여전히 국내 자본시장에서 대표적인 플랫폼 증권사 중 하나입니다. 복잡한 증권 서비스를 단순한 사용자경험(UI)으로 바꾸고, 낮은 진입장벽과 직관적인 화면 설계를 앞세워 기존 증권사들이 놓치고 있던 젊은 투자자들을 빠르게 끌어들였습니다.
해외주식 거래 시장에서는 수수료 무료화와 '해외주식 모으기' 등 차별화된 서비스를 통해 존재감을 키우며 ‘해외주식 1위’라는 타이틀을 굳혔고, 실적 역시 가파른 성장세를 보였습니다.
토스증권은 지난해 영업이익 4521억원, 당기순이익 3401억원을 기록했습니다. 이는 전년 대비 각각 202.9%, 159.3% 증가한 수치입니다. 영업이익 규모만 놓고 보면 국내 증권업계 9위에 올라 ‘톱10’에 진입했습니다. 적자를 감수하며 몸집을 키우던 핀테크 증권사가 아니라, 수익성과 성장성을 함께 입증한 플랫폼 금융의 성공 사례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최근 시장에서 토스증권을 바라보는 시선은 과거와는 다소 달라진 모습입니다.
여전히 혁신을 상징하는 플랫폼 증권사라는 평가가 유효하지만, 동시에 전산 오류와 각종 논란이 먼저 떠오르는 브랜드로 인식이 이동하고 있다는 점이 더 뚜렷해지고 있습니다.
가장 먼저 지적되는 부분은 반복되는 전산 오류입니다. 토스증권은 과거 전산 장애 이후 재발 방지를 약속해왔지만, 올해 들어서도 유사한 문제가 이어지고 있다는 점에서 비판이 나옵니다.
실제로 새해 첫 거래일인 1월 2일에는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에서 미국 주식 주문이 정상적으로 접수되지 않는 오류가 발생했습니다. 이어 1월 13일에는 해외 종목 뉴스 제공 과정에서 오류가 나타났고, 1월 14일에는 MTS 홈 화면에서 종목과 잔고가 표시되지 않는 문제가 발생했습니다. 2월 26일에는 원화 주문 가능 금액이 실제와 수백만원까지 차이가 나는 전산 오류까지 발생했습니다. 올해 들어서만 복수의 장애 사례가 확인되면서 시스템 안정성 관리 측면에서 과제가 남아 있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증권사는 금융회사입니다. 디자인이 세련되고 사용이 편리하더라도 주문과 체결, 자산 표시가 흔들리면 고객이 느끼는 불안은 빠르게 커집니다.
특히 플랫폼을 기반으로 빠른 거래를 강조해온 토스증권의 경우, 이러한 오류는 단순한 불편을 넘어 서비스 신뢰도 전반에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습니다. 편리함을 강점으로 내세운 서비스일수록 오류 발생 시 투자자가 체감하는 충격은 더 크게 나타납니다
여기에 '주식판매대금 미리받기' 서비스도 논쟁의 대상이 되고 있습니다. 해당 서비스는 투자자가 보유 주식을 매도한 뒤 실제 계좌 입금까지 걸리는 2영업일(T+2)을 기다리지 않고 판매대금을 먼저 지급받을 수 있는 구조입니다. 다만 매도 대금을 담보로 한 대출 성격의 서비스로, 선지급 금액에 대해 이자가 발생합니다. 현재 키움증권, 미래에셋증권 등 주요 증권사에서도 '매도증권담보대출' 형태로 유사한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다만 최근 박용진 대통령 직속 규제개혁위원회 부위원장이 해당 사업을 언급하며 토스와 카카오를 특정해 지적하면서 논란이 확산되는 양상입니다. 회사 측은 투자자의 자금 유동성을 높이기 위한 편의 서비스라는 입장이지만, 시장에서는 결제 지연 구조를 활용한 사실상 단기 대출 상품이라는 시각도 제기됩니다. 정부까지 해당 구조를 ‘불합리’로 지적하면서 단순한 서비스 논의를 넘어 제도 개선 이슈로 확대되는 분위기입니다.
토스 플랫폼 전반에서 발생한 이슈 역시 간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지난 10일 저녁 토스뱅크 앱에서는 약 7분간 엔화 환전이 시장 환율의 절반 수준인 100엔당 472원대에 체결되는 오류가 발생했습니다. 이후 회사 측은 해당 거래를 취소하고 환전 금액을 회수했지만, 일부 이용자들 사이에서는 사전 동의 없이 계좌에서 자금이 회수되는 과정에 대한 불만도 제기됐습니다. 해당 사고는 토스증권 자체의 문제는 아니지만, 동일한 앱과 브랜드를 공유하고 있다는 점에서 투자자 인식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시각이 나옵니다. 사용자 입장에서는 서비스를 개별적으로 구분하기보다 ‘토스’라는 하나의 금융 플랫폼으로 받아들이는 경향이 강하기 때문입니다.
이와 함께 토스 플랫폼 내 생활 편의 기능으로 제공되던 '한강물' 기능도 논란이 됐습니다. 해당 기능은 투자 손실 등을 연상시킨다는 비판이 제기되며 문제로 부각됐고, 회사 측은 논란이 확산된 이후 즉시 서비스를 중단했습니다. 다만 금융 플랫폼 내 서비스 구성과 표현 방식에 대한 적절성을 두고는 여전히 논의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이처럼 전산 안정성 문제와 수익모델 논란, 서비스 설계 이슈, 플랫폼 전반의 문제까지 복합적으로 맞물리면서 토스증권을 바라보는 시장의 인식은 단순한 개별 사건을 넘어 구조적인 문제로 확장되고 있습니다.
토스증권은 여전히 빠르게 성장한 플랫폼 증권사이며, 기존 금융의 문턱을 낮췄다는 점에서 의미 있는 성과를 만들어냈습니다. 다만 금융업에서 브랜드는 단순한 이미지가 아니라 신뢰와 직결되는 자산입니다. 혁신은 고객을 끌어오는 힘이지만, 그 자체로 신뢰를 대체할 수는 없습니다.
지금 시장이 토스증권에 묻는 것은 얼마나 새롭고 편리한가가 아니라, 얼마나 안정적으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지입니다. 반복된 논란 속에서 토스증권이 다시 혁신의 얼굴로 평가받기 위해서는 새로운 기능보다 기본적인 안정성과 금융회사로서의 책임감을 입증하는 과정이 선행돼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정수진 금융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