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약은 전쟁, 서버는 먹통”…파크골프 대란 속 ‘AI 해법’ 나오나

전남파크골프협회-픽셀소프트웨어 MOU…전국 최초 통합예약 시스템 도입 “한 달 내내 예약 0건”…현장에선 이미 ‘불신’ ‘억대 예산’ 들인 지자체 시스템…결국 또 먹통 전남, 전국 최초 ‘AI 통합예약’ 도입 “시설 50곳 더 짓겠다”…인프라 확대 정책과 맞물려 ‘선착순’에서 ‘공정 배분’으로…패러다임 전환 필요 “이제는 각성해야”…전국 확산 여부 주목

2026-03-20     한순구 기자
전라남도파크골프협회

 

[녹색경제신문 = 한순구 기자]

최근 전국 곳곳에서 파크골프 예약 ‘대란’이 반복되며 이용자 불만이 폭증하는 가운데, 전라남도가 AI 기반 통합예약 시스템 도입으로 해법 찾기에 나섰다. 선착순 접수 방식의 구조적 한계를 넘어 공정성과 투명성을 확보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한 달 내내 예약 0건”…현장에선 이미 ‘불신’

파크골프는 중장년층을 중심으로 급속히 확산하고 있지만, 예약 시스템은 이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실제 이용자들은 서버 오류로 접속조차 어렵고, 결국 손이 빠른 일부 이용자에게만 예약 기회가 돌아가는 구조라며 불만을 쏟아내고 있다. 특히 디지털 환경에 익숙하지 않은 고령층의 경우 사실상 이용 기회에서 배제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자체들은 온라인 예약 방식이 공정성과 투명성을 확보하기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라는 입장이지만, 반복되는 서버 다운과 접속 장애로 인해 제도의 취지가 무색해졌다는 비판이 커지고 있다.

 

‘억대 예산’ 들인 지자체 시스템…결국 또 먹통

문제는 단순한 기술 오류가 아니라 구조적인 한계에 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현재 다수 지자체와 시설관리공단이 운영하는 파크골프 예약 시스템은 자체 개발된 경우가 많다. 이들 시스템은 특정 시간에 접속자가 집중될 경우 이를 감당하지 못해 서버가 다운되거나 접속 지연이 발생하는 문제가 반복되고 있다. 실제로 최근 일부 지역 대회 접수 과정에서도 신청자가 동시에 몰리면서 시스템이 마비돼 수백 명이 불편을 겪었다.

IT 업계에서는 이미 검증된 클라우드 기반 SaaS 플랫폼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지자체가 별도의 시스템을 개발하는 것은 비효율적이라고 지적한다. 이러한 방식은 초기 구축에 수천만 원에서 억 단위 예산이 투입될 뿐 아니라, 이후에도 유지보수와 서버 관리, 보안 업데이트 등에 지속적인 비용이 발생해 예산 낭비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전남, 전국 최초 ‘AI 통합예약’ 도입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전라남도파크골프협회는 지난 18일 IT기업 픽셀소프트웨어와 업무협약(MOU)을 체결하고 AI 기반 통합운영 플랫폼 ‘보이스 파크’를 도입하기로 했다.

이번 협약은 전국 지자체 및 협회 가운데 최초로 대회 운영과 예약을 통합한 시스템을 도입하는 사례로 평가된다. 해당 플랫폼은 접속자가 한꺼번에 몰리는 상황에서도 서버 부하를 자동으로 분산 처리할 수 있도록 설계됐으며, 이용자 데이터를 기반으로 보다 공정한 예약 기회 배분이 가능하도록 한 것이 특징이다.

또한 시니어 이용자를 고려해 직관적인 대화형 사용자 인터페이스를 적용함으로써 디지털 취약계층의 접근성을 높이는 데도 초점을 맞췄다.

전남파크골프협회는 오는 6월 열리는 전국 규모 대회에서 이 시스템을 처음 적용한 뒤, 하반기부터 도내 전역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협회는 현장 운영 기준 정립과 회원 교육을 맡고, 픽셀소프트웨어는 데이터 관리와 시스템 고도화를 담당하는 방식으로 역할을 분담한다.

 

“시설 50곳 더 짓겠다”…인프라 확대 정책과 맞물려

이 같은 디지털 전환 움직임은 정치권에서 추진 중인 파크골프 인프라 확대 정책과도 맞물려 있다.

김영록 더불어민주당 전남광주특별시장 예비후보는 최근 권역별 대규모 파크골프장을 조성하고 2030년까지 50곳을 추가 설치하겠다는 공약을 제시했다.

현재 광주·전남 지역에서는 약 5만 명의 동호인이 활동하고 있으며, 매년 20% 이상 증가하는 추세다. 그러나 시설 수는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어 예약 경쟁이 과열되고 이용 갈등이 지속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시설 확충이 필요하다는 데에는 공감하면서도, 예약 시스템이 개선되지 않는다면 동일한 문제가 반복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한다.

 

‘선착순’에서 ‘공정 배분’으로…패러다임 전환 필요

결국 파크골프 예약 문제의 본질은 단순한 접속 장애가 아니라 이용 기회의 공정성에 있다는 분석이다.

기존의 선착순 방식은 빠른 접속과 기기 활용 능력에 따라 결과가 좌우되는 구조로, 이용자 간 형평성 문제를 야기해왔다. 반면 AI 기반 시스템을 활용할 경우 무작위 추첨 방식이나 이용 이력 분석을 통한 균형 배분, 취약계층을 고려한 우선 배정 등 다양한 방식으로 공정성을 설계할 수 있다.

아울러 클라우드 기반 운영을 통해 서버 과부하를 효과적으로 관리할 수 있으며, 별도의 전용 시스템을 반복 개발하는 데 따른 예산 낭비도 줄일 수 있다는 점에서 효율성 측면에서도 장점이 크다는 평가다.

 

“이제는 각성해야”…전국 확산 여부 주목

전라남도의 이번 시도는 단순한 시스템 개선을 넘어 파크골프 행정 전반의 디지털 전환을 알리는 신호탄으로 평가된다.

그동안 반복돼온 예약 대란과 민원, 그리고 예산 낭비 논란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지자체와 협회가 기존 방식을 벗어나 보다 효율적이고 검증된 기술을 적극 도입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파크골프가 빠르게 대중화되는 상황에서 공정하고 투명한 이용 환경을 구축할 수 있을지, 전남의 실험이 전국 확산으로 이어질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