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유플러스 굴기] AI '소프트웨어’ 강조 불구 R&D 비중은 1%…‘체질 전환’ 전략 시험대

사업보고서 통해 'AI 전환' 명시... 주주총회 통해서도 DBO 사업 목적 추가 연구개발 비용 점진적으로 상승했지만 매출 대비 투입 비율은 비교적 미미

2026-03-16     이지웅 기자
[사진=LG유플러스]

[녹색경제신문 = 이지웅 기자] 최근 홍범식 LG유플러스 CEO가 회사의 인공지능(AI) 경쟁력 확보 핵심으로 ‘소프트웨어 역량 강화’를 강조했지만, 연구개발(R&D) 투자 비중은 매출 대비 약 1% 수준에 머물러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AI 기업으로의 전환을 선언한 LG유플러스의 전략이 실제 기술 경쟁력 확보로 이어질 수 있을지 관심이 모인다.

홍 CEO는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MWC26 기자 간담회에서 “우리의 지향점은 통신과 AX 기술의 솔루션화를 주도하는 AI 중심의 SW 기업이 되는 것”이라며 “통신 인접 영역에서 확보한 기술 경쟁력과 글로벌 파트너십을 통해 글로벌에 진출하겠다”고 밝혔다.

13일 공시된 LG유플러스 사업보고서에서도 같은 방향성을 제시하고 있다. 회사는 추진 중인 신규 사업 내용을 통해 향후 성장 방향성을 ‘AI 전환’으로 제시했다.

지난해 사업보고서에서 ‘마이데이터’ 사업 추진을 전면에 내세운 것과 달리, 올해 보고서에서는 “AI 및 데이터 인프라 역량 강화를 통해 미래 성장 기반을 다지고 있다”고 밝히며 전략의 중심을 인공지능으로 이동시켰다. LG유플러스는 AI 인프라 역량 강화와 고객 맞춤형 서비스 구현을 위한 기술 확보를 통해 “AI 시대에 최적화된 디지털 인프라 기업으로의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방향성은 사업 구조 개편 움직임에서도 읽힌다. LG유플러스는 오는 24일 열리는 주주총회를 통해 새로운 사업 목적을 추가할 예정이다. 회사는 데이터센터 설계·구축·운영을 일괄 수행하는 ‘DBO(Data Center Build & Operate)’ 사업 추진을 위해 “데이터센터 설계·운영·구축 관련 운용업 및 이와 관련된 일체의 용역 및 공사업”을 사업 목적에 포함할 방침이다.

DBO 사업은 데이터센터의 설계부터 구축, 운영까지 전 과정을 위탁 수행하는 사업 모델이다. 최근 인공지능 서비스 확산으로 데이터 처리 수요가 급증하면서 데이터센터는 AI 산업의 핵심 인프라로 떠오르고 있다. 

통신사가 보유한 네트워크 인프라와 데이터센터 역량은 AI 서비스 운영에 필수적인 기반으로 꼽히는 만큼, 통신 기업의 AI 전환 전략에서 데이터센터 사업은 핵심 축으로 평가된다.

LG유플러스가 데이터센터 사업 확대를 공식화한 것은 AI 기반 서비스 확대에 대응하는 동시에 새로운 성장 축을 마련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연구개발(R&D) 투자에서도 이러한 흐름이 감지된다. 최근 3년간 LG유플러스의 연간 연구개발비는 증가세를 이어왔다. 지난해 회사가 연구개발에 지출한 비용은 약 1464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2023년 약 1199억원과 비교해 약 22% 증가한 규모다.

연구개발 비용의 구성에서도 변화가 나타난다. 위탁 연구개발비는 감소한 반면 기타 연구개발비는 증가하는 흐름을 보였다. LG유플러스는 지난해 연구개발 위탁용역비로 약 96억원을 지출했는데, 이는 2023년 약 194억원과 비교해 절반 수준으로 줄어든 규모다. 외주 연구개발 비중이 축소되면서 연구개발 수행 방식이 내부 중심으로 이동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실제 연구개발 방향 역시 인공지능 기술과 밀접하게 맞닿아 있다. LG유플러스는 지난해 4분기 ▲AI 통화 에이전트 서비스 ‘익시오(ixi-O)’의 통화 중 AI 호출 및 응답 기술 ▲고객센터 불만 콜의 상세 인입 원인을 분석하는 추론 엔진 등 다양한 AI 기반 기술 개발을 추진했다.

이러한 기술들은 인공지능을 활용해 기존 통신 서비스의 효율성을 높이고 고객 대응 체계를 고도화하는 데 목적이 있다. AI 기술을 통신 서비스와 결합해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하려는 시도라는 평가다.

홍범식

다만 AI 기술 경쟁력을 강조하는 전략과 비교하면 연구개발 투자 규모는 제한적인 수준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LG유플러스의 연구개발비는 매출 대비 약 1% 수준에 그쳤다. 인공지능 모델과 플랫폼 개발에 대규모 투자를 이어가고 있는 주요 IT 기업들과 비교하면 상대적으로 낮은 수준이다. SK텔레콤의 경우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2.14%(2735억원) 수준을 기록했다. 

물론 통신사의 경우 네트워크와 데이터센터 인프라를 기반으로 AI 서비스를 운영하는 전략을 택할 수 있다는 점에서 연구개발 투자 비중이 상대적으로 낮게 나타날 수 있다. 그러나 홍 CEO가 MWC에서 ‘소프트웨어 역량 강화’를 강조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선제적 R&D 투자의 스케일이 다소 작은 것 아니냐는 반론이 나온다.  

AI 소프트웨어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결국 연구개발 투자 확대가 뒤따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LG유플러스의 AI 전략이 인프라 중심 모델에 머무를지, 아니면 실제 AI 소프트웨어 경쟁력 확보로 이어질지는 향후 연구개발 투자 확대 여부에 달려 있다는 분석이다.

LG유플러스 관계자는 "구체적인 R&D 계획은 현재로선 밝힐 수 없으나 전사적인 시너지를 통해 역량 강화에 힘쓰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