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H투자증권, CEO 선임 안갯속...2년 전 갈등 재현?
IMA 인가 앞두고 대표 선임 잡음…대표 선임 안건 미뤄져 2024년에도 농협중앙회-NH금융 갈등 노출 향후 거버넌스 체제 전환 논의 후 대표 선임 예정
[녹색경제신문 = 나희재 기자] 종합투자계좌(IMA) 인가라는 초대형 사업을 앞둔 NH투자증권의 최고경영자 인선이 짙은 안갯속으로 빠져들고 있다. 정기 주주총회를 앞두고도 차기 대표이사 선임 안건을 확정하지 못하면서 대형 투자은행의 리더십 공백 우려가 빠르게 확산되는 분위기다.
16일 녹색경제신문 취재에 따르면, NH투자증권은 이달 열리는 정기 주주총회 안건에 차기 대표이사 선임 건을 포함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상장사의 경우 통상적으로 주주총회 소집 결의 시점에 차기 대표이사 후보가 사실상 확정되고 해당 안건이 정식 의제로 상정되는 것이 일반적인 절차다. 그러나 NH투자증권은 핵심 안건인 최고경영자 인선을 매듭짓지 못한 채 주총 시즌을 맞이하는 이례적인 상황에 놓였다.
NH투자증권 측은 지배구조 개편 검토 과정에서 대표이사 후보 추천 절차가 지연됐다는 입장이다. 회사 측은 “지배구조 개선과 경영 효율성 제고 차원에서 거버넌스 체제 전환을 검토하는 과정에서 임원후보추천위원회의 대표이사 후보 추천 절차가 지연됐다”며 “이에 따라 정기주주총회 안건을 승인하는 이사회에 대표이사 선임안을 상정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사업부문 간 균형 있는 성장과 리스크 관리 체계 점검 차원에서 지배구조 체제 전환에 대한 타당성을 검토할 예정”이라며 “이번 논의는 대주주와의 협의 과정에서 이사회에 제안된 사안으로 자본시장 환경 변화와 사업 규모 확대에 따라 리스크 관리 체계를 고도화할 필요성이 제기된 데 따른 것”이라고 덧붙였다.
업계에선 이번 인선 지연 사태를 두고 NH투자증권의 거버넌스 리스크를 드러냈다는 평가가 나온다. 자본시장의 논리가 아니라 모기업 내부 권력 구조가 최고경영자 선임을 좌우한다는 인식이 굳어질 경우 기관 투자자 신뢰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지난 2024년 정영채 전 사장 후임 인선을 둘러싸고 농협중앙회와 NH농협금융지주 사이의 갈등이 공개적으로 표출된 바 있다. 당시 양측은 차기 대표 후보를 두고 서로 다른 인사를 밀어붙이며 정면 충돌했고, 인선 작업이 장기간 표류하면서 시장의 우려를 키우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최근 정치권에서 논의되고 있는 농협 조직 개혁 움직임과 맞물려 인사 결정이 지연된 것 아니냐는 관측도 제기된다. 정치권에서는 농협중앙회의 계열사 인사 개입을 제한하는 내용을 포함한 농협 개혁 방안이 논의되고 있다. 농협금융이 농협중앙회 지분 100% 구조라는 점에서 중앙회의 영향력이 과도하다는 지적도 지속적으로 제기돼 왔다.
NH투자증권이 처한 상황은 결코 가볍지 않다. 금융당국이 추진 중인 종합투자계좌 IMA 사업 인가가 눈앞에 다가와 있기 때문이다. 금융위원회 산하 증권선물위원회는 최근 NH투자증권의 ‘자기자본 8조원 이상 종합금융투자사업자’ 지정 안건을 심의·의결했다. 오는 18일 금융위원회 정례회의 의결 절차를 거치면 NH투자증권은 한국투자증권과 미래에셋증권에 이어 세 번째로 IMA 사업을 시작하게 된다.
문제는 이러한 중대한 전략적 전환 시점에서 NH투자증권의 리더십이 불안정하다는 점이다. 금융당국과의 협의, 전략 투자 확대, 조직 개편 등 대형 프로젝트를 동시에 추진해야 하는 시기에 최고 의사결정 구조가 흔들리고 있다는 지적이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초대형 투자은행을 표방하는 금융회사가 모기업 내부 권력 갈등에 발목이 잡힌다면 자본시장에서의 경쟁력 확보는 기대하기 어렵다”며 “IMA 인가라는 중대한 사업을 앞둔 만큼 조속히 리더십 체계를 정비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NH투자증권은 “이사회에서 거버넌스 체제 전환 여부를 결정한 이후 임시주주총회를 개최해 대표이사를 선임할 예정”이라며 “현재 체제 아래에서도 업무 연속성은 유지되고 주요 의사결정은 이사회 중심으로 진행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