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권 이사회, 소비자보호委 격상 러시…하나금융, 현장 경험자 이사회 추천

- 은행권 소비자보호 이사회 격상 러시…하나금융지주, 현장 경험자 지주 이사회 추천 - 금감원 모범관행 배경…최현자 교수, 하나은행 체계 구축 주도 후 지주 이사회 이동 - 소비자보호위원회, 자산 위험관리 넘어 상품 판매·교육·민원 전 과정 총괄

2026-03-16     나아영 기자
하나금융그룹

[녹색경제신문 = 나아영 기자] 하나금융지주가 24일 정기 주주총회에서 금융권 최초로 이사회 내 소비자보호위원회를 출범한다. 신임 사외이사로는 하나은행 소비자리스크관리위원장과 이사회 의장을 지낸 최현자 서울대 소비자학과 교수를 추천했다.

이달 은행권이 일제히 이사회 내 소비자보호위원회 신설을 마무리하고 있다. KB국민은행은 금융소비자보호법 제정 과정에 참여한 연태훈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을, 하나은행은 주소현 이화여대 소비자학과 교수를 각각 신임 사외이사 후보로 추천하는 등 외부 전문가 영입에 나섰다. 신한금융그룹은 CCO(금융소비자보호 총괄책임자)인 박현주 부사장을 5년째 연임시키며 내부 전문성을 이어갔다. 하나금융지주는 이와 달리 하나은행 사외이사로 소비자보호 체계 구축에 직접 관여해 온 최 교수를 지주 이사회 사외이사로 추천했다.

이번 움직임의 공통 배경은 금융감독원이 지난해 9월 제시한 '금융소비자보호 거버넌스 모범 관행'이다. 금감원은 이사회가 소비자보호의 최종 의사결정기구로서 관련 전략과 정책을 승인하고, CCO의 KPI(핵심성과지표) 설계에 배타적 사전 합의권과 개선 요구권을 실질적으로 보장할 것을 권고했다. 금감원은 소비자보호 실태 평가 주기도 기존 3년에서 2년으로 단축하고, 지난 9일 원장 직속 최상위 자문 기구인 '금융소비자보호자문위원회'를 출범했다.

최 교수는 미국 퍼듀대에서 소비자학 박사학위를 받고 1997년부터 서울대 생활과학대학에서 금융소비자 보호를 연구해 왔다. 금융위원회 금융개혁회의·금융개혁추진위원, 금융감독원 제재심의위원·금융감독자문위원을 거쳤고 한국금융소비자학회장도 역임했다. 하나은행에서는 소비자리스크관리위원장으로 소비자보호 체계 구축과 제도 정착을 주도했고, 이사회 의장도 맡았다. 다음 달 하나은행 사외이사 임기가 만료되면서 지주 이사회로 자리를 옮길 예정이다.

새로 출범하는 소비자보호위원회는 기존 소비자리스크관리위원회와 역할이 구분된다. 하나금융지주 관계자는 16일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소비자리스크관리위원회에 대해 "금융회사 관점이 아닌 소비자 자산의 위험 관리 관점에서 정책을 점검하는 기구"라며 "소비자가 보유한 금융자산의 포트폴리오와 위험 수준(고위험·중위험·저위험 등)을 관리하기 위한 정책 수립과 관련 활동을 점검하는 역할을 수행해 왔다"고 말했다. 소비자보호위원회는 이 기능을 포함해 금융상품 개발·심사·판매·사후관리 전 과정의 금융소비자보호법 준수 여부, 임직원 대상 금융소비자보호 교육, 민원 대응·분쟁조정·금융사기 예방까지 담당한다. 

최 교수 추천과 관련해 사추위가 밝힌 사유는 "소비자 보호 분야에 대한 전문 지식과 경험을 보유하고 있으며, 하나은행 사외이사로 재직하며 소비자보호 인식 제고와 제도 정착에 기여해 왔다"며 "이사회 의장 경험도 있어 금융회사 사외이사의 역할과 책임에 대한 이해도를 갖추고 있다"는 것이었다. 관계자는 "하나은행 이사회 경험을 바탕으로 지주 차원의 소비자보호 거버넌스 구축에도 즉시 역할을 수행할 수 있는 인사"라고 전했다.

한편, 최 교수 합류 시 하나금융지주 이사회는 기존 ESG·거버넌스, 경제·조세, 회계, 디지털·ICT, 법률 전문 분야에 금융소비자 보호가 추가된다. 금감원이 실태 평가 주기를 단축하고 감독 체계를 강화하는 국면에서 이사회 소비자보호 전문성 확보가 금융지주의 주요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