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보험 브랜드평판 1위 오른 한화생명…디지털 전략 속 ‘지배구조 논쟁’도
디지털 전환·플랫폼 전략 효과 ESG·사회공헌 활동도 긍정적 영향 주주가치 논쟁…자사주 활용·배당 정책 지적 사외이사 임기 연장 논란…ISS “주주 이익 침해” “브랜드 평판과 지배구조 평가 함께 볼 필요”
[녹색경제신문 = 한순구 기자]
국내 생명보험사 가운데 브랜드 평판 1위에 한화생명이 이름을 올렸다.
한국기업평판연구소가 지난 한 달간 생명보험 관련 빅데이터 2044만여 건을 분석한 결과 한화생명은 참여·미디어·소통·커뮤니티·사회공헌 지표에서 고르게 높은 점수를 기록하며 1위를 차지했다. 뒤이어 미래에셋생명, 삼성생명이 각각 2위와 3위에 올랐다.
디지털 금융 전략과 ESG 활동이 소비자 인지도 상승을 이끌었다는 평가가 나오지만, 동시에 주주가치와 지배구조를 둘러싼 논쟁도 이어지고 있다.
디지털 전환·플랫폼 전략 효과
업계에서는 한화생명의 브랜드 평판 상승 배경으로 디지털 금융 강화 전략을 꼽는다.
한화생명은 모바일 보험 서비스와 헬스케어 플랫폼을 확대하며 고객 접점을 넓혀 왔다. 보험 가입과 관리뿐 아니라 건강 관리 서비스까지 모바일에서 제공하면서 젊은 고객층의 유입이 늘었다는 평가다.
특히 디지털 자회사와 플랫폼 사업 확대를 통해 온라인에서의 브랜드 노출과 소비자 참여도가 크게 증가한 것으로 분석된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브랜드 평판 지수는 소비자 언급량과 온라인 소통이 중요한데 디지털 서비스 확대가 긍정적으로 작용한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ESG·사회공헌 활동도 긍정적 영향
사회공헌 활동 역시 브랜드 평판 상승 요인으로 꼽힌다.
한화생명은 청년 창업 지원 프로그램과 금융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으며 취약계층 지원 사업도 확대해 왔다.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이 금융회사 평가의 주요 기준으로 자리 잡으면서 이러한 활동이 브랜드 이미지 개선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주주가치 논쟁…자사주 활용·배당 정책 지적
다만 브랜드 평판과 달리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주주가치 제고 정책이 부족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화생명은 일정 규모의 자사주를 보유하고 있지만 이를 적극적으로 소각하거나 주주환원 정책으로 활용하지 않았다는 비판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일반적으로 기업이 자사주를 소각하면 유통 주식 수가 줄어 주당 가치 상승 효과가 발생할 수 있지만 이러한 조치가 제한적이었다는 것이다.
보험업은 전통적으로 배당 성향이 중요한 업종으로 꼽히지만 한화생명은 과거 배당 정책이 상대적으로 보수적이었다는 평가도 나온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투자자들은 배당 확대나 자사주 소각 같은 주주환원 정책을 더 기대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사외이사 임기 연장 논란…ISS “주주 이익 침해”
지배구조와 관련한 논쟁도 이어지고 있다.
한화생명은 오는 24일 정기 주주총회에서 사외이사 임기를 기존 2년에서 3년으로 늘리는 정관 변경안을 상정했다. 이에 대해 글로벌 의결권 자문사인 ISS는 기관투자가 대상 보고서를 통해 반대 의견을 권고했다.
ISS는 “사외이사 임기가 3년으로 늘어나면 재선임 주기가 길어져 이사회가 주주에게 지는 책임성이 약화될 수 있다”며 “주주 이익에 반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임기 연장 안건은 한화생명뿐 아니라 한화오션,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한화손해보험 등 한화그룹 주요 계열사 11곳에서 동시에 추진되고 있다. 그룹 계열사들은 2016년 사외이사 임기를 2년으로 줄였지만 약 10년 만에 다시 늘리는 셈이다.
재계에서는 올해 9월 시행되는 집중투표제 영향도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집중투표제는 이사 선임 시 주주가 가진 의결권을 특정 후보에게 집중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로, 소액주주나 행동주의 펀드가 이사회에 진입할 가능성을 높이는 장치로 평가된다.
“브랜드 평판과 지배구조 평가 함께 볼 필요”
일각에서는 이번 사례가 국내 금융사의 브랜드 이미지와 지배구조 평가 사이의 간극을 보여주는 사례라는 지적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디지털 전략과 ESG 활동 덕분에 소비자 평판은 높아질 수 있지만 투자자 입장에서는 지배구조와 주주환원 정책도 중요한 평가 요소”라며 “브랜드 평판과 기업가치 논의가 동시에 진행되는 흐름이 앞으로 더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