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미노 가격 인하 현실화 시작?... 해태제과, 비스킷 2종 가격 인하

밀가루·설탕 가격 인하 이후 첫 제품 가격 조정 ‘베베핀’·‘롤리폴리’ 최대 5%대 인하 식품업계 ‘도미노 가격 인하’ 확산 여부 주목

2026-03-12     서영광 기자

[녹색경제신문 = 서영광 기자] 밀가루와 설탕 업계에서 잇따라 담합이 적발되면서 원재료 가격 인하 압박이 커진 가운데, 제과업계에서도 제품 가격을 낮추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식품업계에서는 이를 계기로 이른바 ‘도미노 가격 인하’가 본격화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계란과자

해태제과는 12일 비스킷 제품 2종의 가격을 인하한다고 밝혔다. 최근 밀가루와 설탕 업체들이 원재료 가격을 낮춘 이후 제과업체가 제품 가격을 조정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가격이 인하되는 제품은 ‘계란과자 베베핀’과 ‘롤리폴리’다. ‘계란과자 베베핀’은 기존 1900원에서 1800원으로 100원(5.3%) 인하되며, ‘롤리폴리’는 1800원에서 1700원으로 5.6% 가격이 낮아진다. ‘롤리폴리’ 대용량 제품 역시 5000원에서 4800원으로 약 4% 인하된다.

해태제과는 현재 유통 채널에 공급된 기존 재고가 소진되는 대로 인하된 가격을 순차적으로 적용할 계획이다. 회사 측은 밀가루 사용 비중이 높은 비스킷류 가운데 소비자 선호도가 높은 제품을 우선적으로 선정했다고 설명했다.

이번 가격 인하는 최근 원재료 시장에서 벌어진 변화와 무관하지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검찰은 밀가루와 설탕 업체들이 수년간 가격 인상 폭과 시기를 사전에 합의해 온 정황을 적발하고 관련 업체 임직원들을 기소했다.

조사에 따르면 밀가루 가격은 담합 기간 최대 42% 이상 상승했고, 설탕 가격 역시 최고 60% 이상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두 시장의 담합 규모는 약 9조90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원재료 가격 상승은 그동안 빵과 과자 등 가공식품 가격 인상의 주요 요인으로 지목돼 왔다. 이에 정부 역시 최근 “원재료 가격이 내려갔다면 소비자 가격에도 반영돼야 한다”는 입장을 밝히며 물가 안정 기조를 강조하고 있다.

다만 식품업계 전반으로 가격 인하가 빠르게 확산될지는 아직 미지수라는 시각도 있다. 최근 국제 유가 상승 등으로 물류비와 에너지 비용 부담이 여전히 높기 때문이다. 실제로 일부 식품기업들은 원재료 가격이 내려갔더라도 전체 비용 구조를 고려하면 가격 조정 여력이 크지 않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그럼에도 업계에서는 이번 조치가 상징적인 신호가 될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원재료 가격과 소비자 가격 간 괴리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높아진 상황에서 일부 기업들이 먼저 가격 인하에 나설 경우 경쟁사들도 대응 압박을 받을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식품업계 한 관계자는 <녹색경제신문>에 “원재료 가격 하락이 제품 가격으로 이어져야 한다는 여론이 커진 상황에서 상징적인 첫 사례가 나온 것으로 보인다”며 “다만 기업마다 원가 구조와 재고 상황이 달라 업계 전반으로 확산할지는 조금 더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