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카드, 정상호 대표 선임…'해킹 사태 수습·수익성 회복' 과제

해킹 사태 후 경영 공백 마무리…경영 정상화 시험대 순이익 40% 감소·회원 이탈…소비자 신뢰 회복 과제

2026-03-12     박금재 기자
정상호

[녹색경제신문 = 박금재 기자] 롯데카드가 정상호 신임 대표이사를 공식 선임했다. 정 대표는 지난해 발생한 해킹 사태로 흔들린 소비자 신뢰 회복과 수익성 개선이라는 과제를 안고 경영 정상화에 나서게 됐다.

롯데카드는 12일 임시 주주총회와 이사회를 열고 정상호 신임 대표이사를 선임했다고 밝혔다. 이날 오전 임시 주주총회에서 정 후보자의 사내이사 선임 안건이 의결됐으며, 이어 열린 이사회에서 대표이사로 최종 선임됐다. 임기는 오는 16일부터 2028년 3월 29일까지다.

1963년생인 정 대표는 카드업계에서 오랜 경력을 쌓은 전문가로 평가된다. 현대카드 SME사업실장과 삼성카드 전략영업본부장을 거쳤으며, 2020년부터 2023년까지 롯데카드에서 카드사업본부장과 영업본부장을 맡아 주요 사업을 이끌었다.

정 대표가 이끌게 된 롯데카드는 최근 경영 환경이 녹록지 않은 상황이다. 지난해 외부 해킹 공격으로 약 297만명의 고객 정보가 유출되는 사고가 발생하면서 소비자 신뢰가 크게 흔들렸다.

실적 역시 영향을 받았다. 롯데카드의 지난해 누적 순이익은 814억원으로 집계돼 전년(1353억원) 대비 39.9% 감소했다.

회원 수 감소도 나타났다. 지난해 12월 말 기준 롯데카드의 개인 신용카드 회원 수는 953만명으로 집계됐다. 해킹 사고 이전인 지난해 6월 말 962만명과 비교하면 약 10만명 줄어든 규모다. 개인정보 유출 사태 이후 일부 고객 이탈과 신규 회원 유치 둔화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정 대표 앞에 놓인 시급한 과제는 브랜드 가치 회복과 수익성 정상화다. 현재 금융당국의 제재 절차가 진행 중인 가운데 적용 법률에 따라 과징금 규모가 크게 달라질 수 있다. 개인정보보호법이 적용될 경우 과징금이 최대 800억원에 이를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이 경우 지난해 롯데카드 당기순이익이 814억원 수준이었던 점을 고려하면 연간 순이익이 사실상 사라질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여신전문금융업법 역시 변수다. 해당 법은 신용정보의 분실·도난·유출·변조를 방지하기 위한 보호·관리 조치를 의무화하고 있다. 금융당국이 이 의무 위반을 중대하게 판단할 경우 업무 일부 또는 전부 정지 등 행정처분이 내려질 수 있다. 업계 일각에서는 영업정지 가능성까지 거론되는 만큼 선제적인 대응 전략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영업정지 처분이 내려질 경우 신규 회원 모집이 중단되고, 제재 수위에 따라 카드론과 현금서비스 등 대출 영업에도 제동이 걸릴 수 있다. 이 경우 신용판매 점유율 확대나 수익성 개선 역시 사실상 어려워질 수 있다. 업계에서는 일정 부분 비용 부담을 감수하더라도 기존 회원의 이탈을 막고 연체채권 회수에 집중해 건전성을 끌어올리는 전략이 필요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현재 롯데카드의 회원 기반도 녹록지 않은 상황이다. 지난달 신규 회원은 9만2000명, 해지 회원은 8만명으로 약 5개월 만에 증가세로 돌아섰지만, 개인정보 유출 사태가 확산한 지난해 9월에는 16만명의 회원이 이탈하며 카드사 가운데 가장 많은 해지 회원이 발생했다. 이후 연말까지 신규 회원보다 해지 회원이 많은 흐름이 이어졌다.

이 같은 상황 속에서 롯데카드는 최근 부업 카드설계사 조직인 ‘로카파트너스’ 운영을 시작했다. 업계 상위권 수준의 수수료를 내세워 모집인 확보에 나선 것으로, 충성 고객을 늘리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모집인 영업은 온라인 채널에 비해 양적 확장성은 낮지만 고객 유지율 측면에서는 경쟁력이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휴면 전환이나 조기 해지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낮아 장기 수익성 개선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약 3개월간 이어진 경영 공백을 마무리하고 새 수장을 맞은 롯데카드는 조직 안정화와 신뢰 회복이라는 과제에 직면해 있다. 정 대표 역시 취임 이후 수익성 개선과 기업가치 제고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조좌진 전 대표에 이어 ‘롯데카드 매각’이라는 과제까지 이어지고 있는 만큼 경쟁력 강화와 경영 정상화가 중요한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롯데카드 관계자는 “정 신임 대표는 주요 카드사의 핵심 요직을 두루 거치며 전략, 마케팅, 영업 등 카드 비즈니스 전반을 경험한 30년 경력의 카드 전문가”라며 “다양한 업무 경험과 통찰력을 바탕으로 변화하는 지급결제 시장 속에서 조직의 미래 성장 동력을 발굴하고 지속 가능한 성장을 이끌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