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연임’ 갈림길 선 김문석…교보 편입 앞둔 SBI저축은행, 규제·지분 변수까지

카드·신용평가 출신 CEO…올해 4연임 도전 ‘1위 유지’ 성과…하지만 실적 구조 논쟁 교보생명 인수…지분 구조 변수 ‘준은행권’ 규제…업계 판도 변화 교보 편입 후 ‘시험대’

2026-03-11     한순구 기자
김문석

 

[녹색경제신문 = 한순구 기자]

자산 기준 업계 1위인 SBI저축은행의 수장 김문석 대표가 이달 정기 주주총회를 앞두고 4연임 여부의 갈림길에 섰다. 업계에서는 안정적인 경영을 이유로 연임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우세하지만, 대주주 변경과 규제 강화, 지분 구조 변수까지 겹치면서 향후 경영 환경이 녹록지 않다는 평가도 나온다.

특히 교보생명의 인수 작업이 진행되는 가운데 금융당국이 대형 저축은행에 대한 규제 체계를 대폭 손질하고 있어, 향후 SBI저축은행은 사실상 ‘준(準)은행권’ 수준의 규율을 받게 될 전망이다.

 

카드·신용평가 출신 CEO…올해 4연임 도전

1965년생인 김 대표는 인하대학교 정치외교학과를 졸업한 뒤 카드·신용평가·여신금융업계를 두루 거친 금융 전문가다.

그는 삼성카드와 삼성그룹, 코리아크레딧뷰로, 두산캐피탈 등을 거친 뒤 2023년 2월 SBI저축은행 대표이사에 취임했다.

SBI저축은행은 대표이사 임기를 1년 단위로 두는 구조다. 김 대표는 취임 이후 매년 연임해 왔으며 올해 연임에 성공하면 사실상 4연임 체제가 된다.

업계에서는 대주주인 SBI홀딩스가 특별한 문제가 없는 한 경영진 연임을 허용하는 경향이 있어 연임 가능성을 높게 보는 분위기다.

 

‘1위 유지’ 성과…하지만 실적 구조 논쟁

김 대표 체제에서 SBI저축은행은 자산 기준 업계 1위를 유지하고 있다.

자산 규모는 2024년 말 약 14조원 수준에서 지난해 3분기 14조5000억원대로 늘었다. 같은 기간 순이익도 소폭 증가했다.

다만 금융권에서는 이를 두고 공격적 성장보다는 방어적 경영의 결과라는 평가도 나온다.

대손상각비 감소와 유가증권 평가손실 축소 등 비용 절감 효과가 실적 개선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있기 때문이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저축은행 업황이 어려운 상황에서 실적을 방어한 점은 긍정적이지만, 대주주 변경 이후에는 경영 성과를 평가하는 기준이 달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

 

교보생명 인수…지분 구조 변수

가장 큰 변수는 대주주 변경이다.

현재 SBI홀딩스는 SBI저축은행 지분 약 85%를 보유하고 있으며, 이 가운데 50%+1주를 교보생명이 인수하는 거래가 추진되고 있다. 인수 금액은 약 9000억원 수준으로 알려져 있다.

거래가 마무리되면 교보생명은 의결권 기준 약 58.7%를 확보하게 된다. 다만 자사주 구조 등을 반영한 계약에 따라 배당권은 약 30% 수준에 그치는 이중 구조가 형성된다.

이에 따라 인수 이후에도 약 35% 안팎의 지분은 일본 금융그룹인 SBI홀딩스에 남게 된다.

금융권에서는 향후 지분 재편 가능성도 거론한다.

금융당국이 자산 20조원 이상 저축은행에 대해 대주주 지분을 50% 이하로 제한하는 소유 규제 도입을 추진하고 있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SBI저축은행 자산이 향후 20조원에 근접할 경우 지분 규제가 작동할 수 있어 교보생명과 SBI그룹 간 지분 정리가 필요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준은행권’ 규제…업계 판도 변화

금융당국의 규제 강화도 SBI저축은행에는 중요한 변수다.

금융위원회는 자산 5조원 이상 대형 저축은행을 ‘전국 단위 서민금융기관’으로 재정의하고 은행 수준의 자본·유동성·지배구조 규제를 단계적으로 적용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현재 자산 5조원 이상 저축은행은 SBI저축은행, OK저축은행, 한국투자저축은행, 웰컴저축은행,애큐온저축은행

등 5곳으로 전체 저축은행의 약 6%에 불과하지만 총자산 비중은 약 40%에 달한다.

특히 SBI저축은행은 자산 약 14조원 규모로 전국 6개 권역 중 5개 권역에서 영업하고 있어 지방은행급 외형에 가장 근접한 저축은행으로 평가된다.

다만 건전성 측면에서는 비교적 안정적이라는 평가도 있다.

지난해 3분기 기준 SBI저축은행의 부동산 업종 대출 비중은 약 10.6%, 부동산 PF 대출 비중은 0.6% 수준으로 규제 한도 대비 여유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교보 편입 후 ‘시험대’

교보생명은 이미 SBI저축은행과의 그룹 시너지 확대 작업을 시작했다.

SBI저축은행 대구·일산 지점이 교보생명 소유 건물로 이전했고, 교보생명 앱 이용자를 대상으로 한 공동 마케팅 적금 상품도 출시됐다.

향후 방카슈랑스 채널 확대, 퇴직연금 상품 연계 등 다양한 협력 가능성이 거론된다.

금융권에서는 김 대표가 이번에 연임에 성공하더라도 교보생명 편입 이후가 사실상의 시험대가 될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SBI저축은행은 PF 비중이 낮아 규제 전환을 버틸 체력은 갖췄다”면서도 “교보생명 편입과 규제 강화가 동시에 진행되는 만큼 경영진의 전략적 대응이 중요해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