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씨엘, 허가취소·업무정지·행정소송·집행정지 '無 공시'…1만2871명 투자자 '깜깜이'
식약처 처분 통보 받고도 분기보고서 '침묵'…자본시장법 위반 논란 불성실공시 전력 2회에도 수시공시 전무…"책임은 제조사에 돌아간다"
[녹색경제신문=박한솔 기자] 1년째 주식을 팔지 못하는 피씨엘 투자자들이 모르는 사실이 있다. 그 사이 회사에선 허가취소·업무정지·행정소송·집행정지까지 6건의 중대 사건이 터졌다. 피씨엘은 이 중 단 하나도 공시하지 않았다.
피씨엘을 둘러싼 행정·법적 사건은 지난해 11월부터 올해 2월까지 석 달 사이에 집중됐다.
시작은 2025년 11월 11일이다. 식약처는 피씨엘에 제조허가 취소 및 전 제조업무정지 처분을 사전 통지했다. 사흘 뒤인 11월 14일, 피씨엘은 3분기 분기보고서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DART)에 제출했다. 보고서 어디에도 이 사실은 없었다.
〈녹색경제신문〉이 10일 입수한 식약처 자료에 따르면, 서울식약청은 2023년 12월 피씨엘의 코로나19 타액 자가검사키트 임상자료 조작 의혹으로 검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수사 결과 혐의가 인정됐고, 의료기기법령 위반 외에 형법상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죄가 적용돼 검찰에 송치됐다. 연합뉴스의 지난 3일 보도에 의하면, 2025년 11월 김소연 피씨엘 대표가 구속 기소됐다. 현재는 보석으로 석방돼 재판을 받고 있다.
행정 조치는 기소와 함께 본격화됐다. 본지가 10일 더불어민주당 서미화 의원실로부터 확보한 자료에는 식약처가 2025년 11월 24일 코로나19 타액 검사키트에 전량 회수·판매중지를 명령한 사실이 담겨 있다. 12월 24일엔 제조허가 취소를 결정했고, 효력은 2026년 1월 7일 발생했다.
2026년에도 처분은 이어졌다. 같은 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식약처는 지난 1월 27일 고위험성 감염체 면역검사 시약에 대해 3개월 7일간(2월 9일~5월 15일) 제조업무 정지 처분을 내렸다. 2월 5일엔 전 제조업무 6개월 정지 처분이 내려졌다.
피씨엘은 소송으로 맞섰다. 2월 11일 전 제조업무정지 처분 취소 소송을 내면서 집행정지를 신청했고, 법원이 이를 인용하면서 처분 효력은 3월 중순까지 일시 중단됐다. 2월 13일엔 제조허가 취소에 대해서도 별도 취소 소송을 제기했다.
자본시장법 제161조는 주권상장법인이 영업 또는 재산에 관한 중요한 사항 발생 시 지체 없이 금융위원회와 거래소에 보고하도록 규정한다. 제조허가 취소, 전 제조업무정지, 행정소송 제기, 집행정지 인용은 모두 보고 대상에 해당할 수 있다.
이 기간 피씨엘이 전자공시시스템(DART)에 올린 수시공시는 없다. 마지막 공시는 2025년 11월 14일 분기보고서다.
피씨엘의 공시 공백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24년 2월에는 임상자료 조작 의혹 보도에 대한 해명 공시를 제때 하지 않아 벌점 4점을, 같은 해 4월에는 소송 제기 및 판결 지연공시 2건으로 벌점 5점을 부과받았다. 누적 벌점 9점이다.
피씨엘 주식은 지난해 3월 24일부터 매매거래가 정지된 상태다. 한국거래소는 투자자 보호를 사유로 정지 기간을 상장폐지 전일까지로 연장했다.
피씨엘의 3분기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9월 말 기준 소액주주는 1만2871명으로 전체 주주의 99.94%에 달한다. 매매거래 정지 전 주식을 보유한 투자자들은 상장폐지 절차가 마무리되거나 법원의 가처분 결정이 나올 때까지 매도할 방법이 없다.
익명을 요청한 바이오업계의 한 관계자는 11일 〈녹색경제신문〉과의 서면 질의에서 "임상 조작의 책임은 대부분 제조사에 돌아간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본지는 같은 날 피씨엘 측에 ▲수시공시 미이행 이유 ▲처분 사전 통지 후 분기보고서 미기재 경위 ▲투자자 보호 의무 이행 여부 등을 홈페이지 문의 게시판, 이메일, 전화 등을 통해 수차례 질의했으나 답변을 받을 수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