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코 톺아보기] '벤처형 뉴코' 아이엠바이오로직스, 美 협업해 글로벌 임상 부스트업
HK이노엔서 독립 후 모기업과 수익 공유 마일스톤·로열티 등 기술료 중심 수익 확보
[녹색경제신문 = 민보영 기자] 11일 기업공개(IPO)를 앞둔 아이엠바이오로직스가 설립 4년 만에 1조7000억원 규모의 기술수출 성과를 낸 배경에는 '뉴코(NewCo)' 모델을 기반으로 한 분업과 협업이 자리하고 있다.
연구개발을 위해 모기업에서 독립한 '벤처형 뉴코' 아이엠바이오로직스와 글로벌 임상 전문성을 갖춘 '에셋형 뉴코' 네비게이터 메디신(Navigator Medicines, 이하 네비게이터)이 손을 맞잡은 결과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아이엠바이오로직스는 기관투자자·일반청약자 대상 청약을 오는 11일부터 이틀 간 진행한다. 이번 IPO를 통해 공모가 1만9000원 기준 약 375억원의 자금을 조달한 후, 확보 자금을 'IMB-201'이나 'IMB-402' 등 파이프라인의 임상 비용과 신규 후보물질 발굴 등에 투입할 예정이다.
IMB-201은 암세포가 살아남기 위해 생성하는 단백질 위장막 'HLA-G'을 억제하고, 암세포 내부로 항암제를 직접 주입하는 '항체-약물 접합체(ADC)'다. 까다로운 타깃에 잘 결합하고, 안전성·유효성 등 기능 최적화 기술이 적용된 아이엠바이오로직스의 핵심 플랫폼 '아이엠-옵데콘'을 통해 발굴했다.
모기업 지분 참여 없는 '벤처형 뉴코' 모델
아이엠바이오로직스는 모기업의 지분 참여 없는 '완전 독립형 뉴코'다. 3월 현재 하경식 대표 지분은 18.84%로, 공모 후 16.23%으로 줄어든다. 5% 이상 주주로는 '에이티넘성장투자조합' 지분율이 10.2%로 가장 많고 케이비스마트스케일업펀드, 신한벤처 투모로우 투자조합 1호가 각각 6.66%, 5.67%로 뒤를 이었다.
하 대표는 1999년 CJ제일제당 입사 후 20년 넘게 항체 신약을 개발해온 베테랑이다. 그는 HK이노엔 바이오연구센터장 시절 IMB-101의 초기 발굴을 직접 지휘했으며, 독립 후 특유의 전문성을 바탕으로 글로벌 빅파마인 사노피와의 기전 차별성 대결에서 판정승을 이끌어냈다.
아이엠바이오로직스가 IMB-201 등 항암제 중심의 파이프라인에 주력할 수 있었던 건 초기 임상을 마친 자가면역 파이프라인 IMB-101, IMB-102 등의 후속 임상을 네비게이터에 넘긴 덕분이다. 아이엠바이오로직스는 2020년 설립 직후 HK이노엔으로부터 자가면역질환 파이프라인 'IMB-101·102(구 OXTIMA)' 권리를 라이선스 도입하며 출범했다.
설립 이후 에이티넘인베스트먼트, KB인베스트먼트, 한국산업은행 등 유수의 기관투자자들로부터 시리즈 A·B 투자를 받으며 아이엠-옵데콘 고도화와 IMB-101의 미국 임상에 집중했다.
그 결과 설립 4년 만인 2024년, 자가면역질환 파이프라인 IMB-101·102의 글로벌 기술 수출에 성공하며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반환 의무 없이 수령한 계약금은 약 290억원(2150만달러), 향후 수령 가능한 단계별 기술료(마일스톤)는 약 1조6750억원(12억4100만달러)으로 총 1조7000억원을 웃도는 규모다. 이후 지난해 10월에는 프리IPO를 통해 422억원을 투자받았다.
네비게이터는 단계별 임상 성공 시 아이엠바이오로직스에게 기술료를 지급하고, 이 수익 일부는 '공동 개발 및 기술 이전' 계약을 맺은 HK이노엔과 와이바이오로직스에게 배분된다. 네비게이터가 글로벌 대형 제약사 등 제3자에게 기술이전하면, 이 수익을 약정 비율에 따라 아이엠바이오로직스와 나누는 구조다.
특히 HK이노엔은 주주 명단에 이름을 올리는 대신 이 같은 계약을 통해 실리를 챙겼다. HK이노엔 측은 "하경식 대표가 HK이노엔에 재직 시 와이바이오로직스와 개발했던 과제에 대해 회사대 회사 차원에서 기술이전한 건"이라고 설명했다.
미국 뉴코를 통해 글로벌 임상을 가속화했다는 점에서 디앤디파마텍과 겹치지만, 지분 결속 없이 제3자 간 계약 관계에 따라 운영된다는 점에서 근본적인 차이가 있다. 기술료와 지분 가치 상승을 누렸던 디앤디파마텍과 달리, 아이엠바이오로직스는 마일스톤·로열티 등 기술료 중심의 수익을 얻게 되는 점도 차이점이다.
네비게이터 메디신, 임상 전문성 갖춘 '에셋 중심' 개발사
네비게이터는 아이엠바이오로직스로부터 도입한 IMB-101·102의 글로벌 임상을 직접 수행한다. 현재 호주 임상 1b상을 마쳤으며, 미국 임상 2상 진입을 준비 중이다. 수정 계약 후 한국 제외 전 세계의 판권을 관리하며 글로벌 빅파마와의 후속 딜을 추진한다.
네비게이터에 주주로 참여 중인 벤처캐피털(VC)은 재무적투자자를 넘어 이사회 구성원으로서 경영에 깊이 관여한다. 최대주주 'RA 캐피털 매니지먼트'는 총 관리자산 약 17조원(126억달러) 규모의 미국 10대 바이오전문 VC다. 모더나 초기 투자자로 유명하며, 160건 이상의 투자 엑시트 경험을 보유하고 있다.
최고경영자는 토시 버트로, 암젠이 37억달러에 인수한 케모센트릭스(ChemoCentryx)의 최고운영책임자(COO) 출신이다. 한국투자증권, 신한투자증권 등 아이엠바이오로직스 기업공개의 상장주선인이 뉴욕 현지 법인을 통해 델라웨어 주 법률에 따라 적법하게 설립된 법인임을 확인하는 자료를 확보했다.
네비게이터는 2025년 8월 말 기준 약 695억원 이상의 현금을 보유 중이다. 올해 예정된 IMB-101의 임상 2상 예상 비용과 마일스톤 지급액인 2300만달러를 웃도는 수준이다.
바이오 업계 관계자는 "단순한 신생 업체가 아니라 뉴코를 통해 리스크는 줄이고 성공 확률을 높인 개발 전문 기업"이라며 "아이엠바이오로직스 기술이 글로벌 자본과 전문 인력이 모인 최적의 그릇에 담겨 순항할 가능성을 높였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