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發 에너지 안보 '비상'인데... 수장 없는 공기업들, 파고에 무방비 우려

호르무즈 해협 봉쇄 위협 등 지정학적 리스크 최고조 주요 에너지 공기업 기관장 공석·대행 체제... '책임 경영' 약화 우려

2026-03-09     박성진 기자

[녹색경제신문 = 박성진 기자] 

한국가스공사

중동 분쟁으로 국제 유가와 천연가스 가격의 변동성이 극심해지고 에너지 안보가 벼랑 끝에 몰렸지만, 국내 주요 에너지 공기업들의 수장 공백 사태가 장기화하면서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에너지 자원의 90% 이상을 수입에 의존하는 한국으로서는 사소한 수급 차질도 국가 경제 전체를 흔들 수 있을 정도로 치명적이다. 하지만 이러한 위기 상황에서 에너지 공기업들의 '책임 경영'을 위한 사장 선임이 여전히 미뤄지고 있다. 

한국석유공사는 지난해 11월 김동섭 전 사장이 사임한 이후 공석이다가 중동분쟁이 터지고 난 뒤인 지난 5일 손주석 신임 사장이 뒤늦게 취임했다. 한국가스공사는 재공모 사태를 겪으며, 지난해 말 임기가 종료된 최연혜 사장이 해를 넘겨 연장 근무 중이다. 

지난해 9월 황주호 전 사장이 사의를 표명한 이후 대행체제로 운영 중인 한국수력원자력 역시 상황은 비슷하다. 기재부 공공기관운영위원회(이하 공운위)가 이번 주에 열려 새 사장을 결정할 예정이다. 한수원 관계자는 “이번주 중반에 공운위가 개최돼 결정하고, 주총을 열어 다음주 중으로 취임할 전망”이라 언급했다.

이처럼 주요 에너지 기관들의 수장 선임이 늦춰지는 현상에 대해 익명을 요구한 에너지 업계 관계자는 "사실 상당히 심각한 문제다. 대행 체제에서는 위기 상황에서 책임 있는 결정을 내리기가 불가능하다. 정부는 정무적 판단보다 전문성과 속도에 방점을 두고 인선을 서둘러야 한다"고 강조했다.

유승훈 서울과기대 교수 역시 "에너지 위기시에 대응하는 데 분명 한계가 있다. 특히 중동 갈등으로 국가 에너지 안보가 위중한 상황에서, 봄철 경부하 시기까지 겹쳤는데, 안정적인 전력 공급 관리를 책임질 전력거래소 수장마저 공석이라는 점은 대단히 아쉬운 대목"이라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