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케미칼 굴기] 스페셜티 중심 체질 전환…업황 침체 속 '경쟁력 입증'

고부가 소재 중심 포트폴리오로 범용 화학 의존도 축소 석유화학 구조조정 국면 속 스페셜티 기업 경쟁력 조명

2026-03-10     정창현 기자
SK케미칼

[녹색경제신문 = 정창현 기자] 중국발 공급 과잉과 글로벌 경기 둔화에 이어 중동발 전쟁의 여파로 석유화학 산업 전반의 수익성이 악화되는 가운데 SK케미칼이 스페셜티 소재 중심 사업 구조로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실적 흐름을 보이고 있다. 범용 석유화학 의존도를 낮추고 고부가가치 소재 중심으로 사업 포트폴리오를 재편한 전략이 업황 침체 국면에서 차별화 요인으로 평가된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SK케미칼은 과거 폴리에스터 섬유 중심 사업 구조에서 벗어나 스페셜티 케미칼과 바이오 중심으로 사업을 재편하면서 춘궁기에도 선방하고 있다. 2000년 폴리에스터 섬유 사업을 분사해 삼양사 화섬 사업과 합작으로 휴비스를 설립한 이후 범용 소재 비중을 줄이고 고부가 소재 중심 전략을 강화했다.

이후 코폴리에스터를 핵심 제품으로 육성하며 스페셜티 소재 사업 기반을 구축했다. 코폴리에스터는 환경호르몬 물질로 알려진 비스페놀A(BPA)가 검출되지 않는 소재로, 내열성과 내화학성이 높아 식품·화장품 용기 등 다양한 산업에서 사용된다. 기술 진입 장벽이 비교적 높아 글로벌 시장에서는 이스트만 케미칼과 SK케미칼이 주요 공급 기업으로 꼽힌다.

이 같은 사업 구조는 최근 석유화학 업계가 겪는 구조적 공급 과잉 문제와 대비된다. 에틸렌과 프로필렌 등 기초 유분 중심의 범용 화학 기업들은 중국의 대규모 증설 영향으로 수익성이 악화되며 가동률 조정과 구조조정 논의가 이어지고 있다.

반면 스페셜티 소재 중심 기업은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수요 기반을 유지하고 있다는 평가다. SK케미칼 역시 코폴리에스터와 의약품 등 주요 제품 판매 확대 영향으로 지난해 말 연결 기준 매출 2조3652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36.2% 증가한 수준이다.

업계에서는 석유화학 산업 재편 과정에서 범용 화학 중심 기업과 스페셜티 소재 중심 기업 간 실적의 희비가 점차 큰 폭으로 나타나고 있다고 입을 모은다. 업계 관계자는 "금호석유화학, 코오롱ENP 등 고부가 소재 비중이 높은 기업들도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사업 구조를 유지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아울러 SK케미칼은 글로벌 재활용 플라스틱 시장 공략도 강화하고 있다. SK케미칼은 지난해 10월 독일 뒤셀도르프에서 열린 세계 최대 규모의 플라스틱·고무 산업 전시회 ‘K 2025’에 참가해 재활용·바이오 소재 기술을 공개했다. 전시에서는 ‘리사이클러블·리사이클드·바이오 솔루션’을 주제로 코폴리에스터 기반 소재와 순환 재활용 제품 등 약 70여종을 선보였다.

특히 화장품·자동차·식음료·패션 등 산업별 적용 사례를 통해 폐플라스틱 수거부터 해중합 기술 기반 원료 생산, 제품화까지 이어지는 ‘완결적 순환 체계(Closed Loop)’ 솔루션을 소개했다. 자동차 분야에서는 스카이펫CR이 적용된 차량 매트와 현대자동차 아이오닉5 헤드라이너 실물 제품도 전시했다.

업계에서는 유럽연합(EU)이 포장재 및 포장 폐기물 규제(PPWR)를 도입하며 재생 원료 사용 확대 정책을 추진하고 있는 만큼 재활용 소재 시장이 빠르게 성장할 것으로 보고 있다. SK케미칼은 이러한 흐름에 맞춰 글로벌 시장에서 재활용 소재 적용 사례를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SK케미칼 관계자는 “스페셜티 부문은 진입장벽이 높아서 중국 등 후발주자들이 진입하기 쉽지 않다"면서 "시장 환경이 좋지 않은 가운데, 스페셜티 중심의 포트폴리오 전환으로 경쟁력을 유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