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마트, 미국사업 확장에 속도↑…존재감은 여전히 ‘지역 체인’ 수준

점포 수·매출 확대에도 미국 시장 영향력은 제한적 서부 중심 프리미엄 슈퍼마켓 전략…전국 체인과 격차 브랜드 인지도·차별화 전략이 향후 성장 변수

2026-03-09     서영광 기자

[녹색경제신문 = 서영광 기자] 국내 유통기업 이마트가 미국 사업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다. 점포 수와 매출 규모는 꾸준히 늘고 있지만, 미국 유통 시장 내 영향력은 여전히 제한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브리스톨팜스

이마트는 미국 법인 피케이리테일홀딩스(PK Retail Holdings)를 통해 현지 유통기업 굿푸드홀딩스(Good Food Holdings)를 운영하며 북미 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다. 굿푸드홀딩스는 프리미엄 슈퍼마켓 체인인 Bristol Farms(브리스톨 팜스), New Seasons Market(뉴 시즌스 마켓), Metropolitan Market(메트로폴리탄 마켓), Lazy Acres Natural Market(레이지 에이커스 내추럴 마켓) 등을 보유하고 있으며, 미국 서부 지역을 중심으로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이마트는 지난 2018년 굿푸드홀딩스를 인수해 미국 시장 진출의 기반을 마련했다. 이후 프리미엄 식료품 시장을 겨냥한 전략을 통해 점포 확대와 매장 리뉴얼을 동시에 추진해 왔다. 실제로 지난 2019년 20여 개 수준이던 점포 수는 최근 50여 개 이상으로 늘어났다. 매출 규모 역시 꾸준히 증가해 현재는 연간 2조원대 수준을 기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신선식품 중심의 상품 구성과 간편식(HMR) 확대, 유기농 식품 비중 강화 등 프리미엄 식문화 트렌드를 반영한 전략이 일정 부분 성과를 내고 있다는 평가다. 미국 서부 지역을 중심으로 건강식과 유기농 식품에 대한 수요가 높다는 점도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다만 이러한 성장에도 불구하고 미국 전체 유통 시장에서의 존재감은 아직 제한적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미국 식료품 시장은 연간 1조 달러가 넘는 초대형 시장으로, Walmart(월마트), Kroger(크로거), Costco(코스트코) 등 대형 유통기업들이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프리미엄 식료품 시장에서도 Whole Foods Market(홀푸드 마켓)이나 Trader Joe's(트레이더 조스) 등 이미 강력한 브랜드들이 자리 잡고 있다.

이 때문에 이마트의 미국 사업은 전국 단위 대형 체인이라기보다 지역 중심 프리미엄 슈퍼마켓 사업에 가깝다는 평가가 나온다. 굿푸드홀딩스 산하 브랜드 대부분이 서부 지역 중심으로 운영되고 있어 시장 영향력이 특정 지역에 제한돼 있기 때문이다.

브랜드 전략 역시 과제로 지적된다. 현재 미국 소비자들은 대부분 현지 브랜드가 국내 유통 대기업 이마트와 연결돼 있다는 사실을 인지하지 못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실제로 굿푸드홀딩스 브랜드들은 지역 기반 브랜드 성격이 강해 기업 브랜드보다는 개별 체인 브랜드 중심으로 운영되는 구조다.

업계에서는 이마트의 미국 사업이 수익성 측면에서는 일정 부분 성과를 내고 있지만, 시장 지배력 측면에서는 아직 성장 단계에 머물러 있다고 보고 있다. 향후 신규 점포 확대와 브랜드 차별화 전략이 동시에 이뤄지지 않을 경우 현재와 같은 ‘니치 프리미엄 체인’ 구조에서 크게 벗어나기 어렵다는 분석도 나온다.

유통업계 한 관계자는 <녹색경제신문>에 “미국 유통 시장은 규모가 큰 만큼 경쟁도 매우 치열하다”며 “이마트가 장기적으로 입지를 확대하려면 단순한 점포 확대를 넘어 브랜드 경쟁력과 차별화된 매장 경험을 동시에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