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제일은행, 실적 급락에도 배당 성향 높인다...국부유출 논란 재점화?

제일은행, 지난해 순익 전년比 57% 감소한 1415억원 ESL 제재 충당금 등 일회성 비용에 '휘청'...이자·비이자이익도 ↓ 실적 감소에도 1250억원 결산배당 의결...배당 성향 88.34% 국부유출 논란 계속될 듯...제일은행, 배당금 전액 해외 본사로 보내 순익 대비 사회공헌비 지출 적어 논란 커져...24년 비중 3.1% 그쳐

2026-03-09     이준성 기자
제일은행

[녹색경제신문 = 이준성 기자] 외국계 은행인 SC제일은행이 지난해 실적 급감에도 주주환원 확대 기조를 이어간다. 배당금은 줄었지만 순이익이 더 큰 폭으로 감소하면서 2024년 70% 수준이던 배당 성향(순이익 대비 배당금 비율)은 지난해 약 89%까지 상승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제일은행을 꾸준히 따라다니던 '국부유출' 논란이 다시 불거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9일 <녹색경제신문>의 취재를 종합하면 제일은행은 지난 6일 실적 발표를 통해 지난해 연결 기준 당기순이익(잠정치)이 1415억원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이는 전년(3311억원) 대비 57.3%(1896억원) 감소한 규모다.  

실적 하락에는 특별퇴직 비용 880억원과 홍콩 H지수 주가연계증권(ELS) 제재 관련 충당금 1510억원 등 일회성 비용의 영향이 컸다는 설명이다. 제일은행은 홍콩 ELS 제재와 관련해 금융당국이 사전 통지한 과징금 전액을 충당금에 반영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제일은행은 이자이익과 비이자이익 등 핵심이익 역시 모두 뒷걸음질쳤다. 크게 불어난 일회성 비용을 제외하더라도 전반적인 성과가 저조했다는 뜻이다.

세부적으로 보면 제일은행의 지난해 이자이익은 1조2076억원으로 전년(1조2321억원)보다 2%(245억원) 줄었으며, 같은 기간 비이자이익은 3383억원에서 3112억원으로 8%(271억원) 감소했다. 시장금리 하락에 따른 순이자마진(NIM) 하락과 유가증권·외환파생상품 관련 이익 감소 등이 원인으로 지목된다.  

실적 부진은 수익성 지표 악화로도 연결됐다. 지난해 말 기준 제일은행의 총자산순이익률(ROA)은 0.15%, 자기자본순이익률(ROE)은 2.56%로 전년 대비 각각 0.23%포인트(p), 3.53%p 하락했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제일은행으로서는 이자이익이 2023년부터 매년 줄었다는 점이 가장 신경 쓰일 것"이라며 "다른 은행들 중에서는 조달 비용 감축 등을 통해 NIM 하락을 방어하면서 이자이익을 지켜내거나 늘린 곳이 적지 않았다"고 전했다. 

눈에 띄는 대목은 실적이 큰 폭으로 하락했음에도 제일은행의 배당 성향은 높아졌다는 점이다. 순이익 감소 폭보다 배당금의 감소 폭이 적었던 것이 배당 성향 상승으로 이어졌다.

앞서 제일은행은 지난 6일 이사회에서 전년(2320억원) 대비 46.12%(-1070억원) 줄어든 1250억원 규모의 결산배당을 의결하고 이를 오는 30일 열리는 정기 주주총회의 안건으로 상정했다. 해당 안건이 통과되면 제일은행의 배당 성향은 2024년 70.07%에서 지난해 88.34%로 1년 만에 18.27%p 오르게 된다.

이에 따라 일각에서는 제일은행이 올해도 국부유출 논란에 휩싸일 가능성이 커졌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제일은행의 경우 지배구조상 배당금 전액이 해외 본사로 송금되는 데다가 배당 성향 자체가 국내 주요 금융지주 등에 비해 크게 높은 수준이어서 결산배당 등이 결정될 때마다 국부유출 논란이 반복돼 왔기 때문이다. 제일은행은 영국계 글로벌 은행인 스탠다드차타드그룹의 100% 자회사다. 

실제로 최근 4년(2022~2025년) 국내 4대 금융지주(KB·신한·하나·우리)의 연평균 배당 성향은 30% 안팎이었다. 반면, 같은 기간 제일은행의 연평균 배당 성향은 67.7%에 달했다. 이 기간 제일은행의 배당 성향이 70%를 밑돈 해는 2022년(41.06%)이 유일하다. 

특히 제일은행의 국부유출 논란은 사회공헌비 지출에 상대적으로 소극적이라는 평가와 맞물리며 더욱 확대되고 있다. 은행연합회 사회공헌활동 보고서에 따르면 2024년 제일은행의 사회공헌비(지자체·공공기관 출연금 등 제외)는 117억원으로 전년 대비 27.78% 감소했으며, 같은 기간 순이익 대비 사회공헌비 비율 역시 3.83%에서 3.1%로 0.72%p 내려갔다.

이와 달리 이 기간 4대 시중은행(국민·신한·하나·우리)의 사회공헌비는 9765억원에서 1조1308억원으로 15.8% 늘었고 순이익 대비 사회공헌비 비율 평균치도 8%에서 9.31%로 1.31%p 올랐다. 제일은행을 두고 '돈은 한국에서 버는데 정작 환원은 외국에 더 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는 배경이다.  

또 다른 금융권 관계자는 "배당은 어디까지나 회사가 각자의 상황과 규제 등에 맞춰 자율적으로 결정하는 것이기에 배당 성향이 높고 배당금이 해외로 빠져나간다는 이유만으로 비판하는 것은 온당치 않을 수도 있다"면서도 "다만 제일은행의 국부유출 논란이 단순히 배당 성향이 높다는 것만으로 불거졌다고는 보기 어렵다"고 전했다.

이어 "(제일은행이) 한국에서 이익을 거두는 만큼 우리 사회에 적정 수준으로 되돌려 주고 있다는 이미지를 만드는 것이 결국 가장 중요한데 제일은행이 이를 잘하고 있는지는 솔직히 잘 모르겠다"며 "이런 이미지가 당장은 크게 영업 등에 영향은 없을 수 있어도 중장기적으로는 어떻게 될지 모른다"고 덧붙였다.  

한편, <녹색경제신문>은 제일은행에 올해 수익성 개선 계획과 국부유출 논란, 사회공헌비 지출 등을 문의했으나 제일은행은 답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