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모로보틱스, 업계 1위 지우고 뽑아낸 PER 54배…공모가 고평가 논란

[IPO톺아보기] 코스모로보틱스 업계 1위 엔젤로보틱스 지우고 뽑아낸 PER 54배 4년 뒤 '매출 5배·미국 32배'…엔젤로보틱스 데자뷔 우려 정부 보조금 95% 러시아 매출의 허와 실

2026-03-06     최성남 기자

[녹색경제신문 = 최성남 기자] 보행 재활을 돕는 웨어러블 로봇 전문 기업 코스모로보틱스가 기술 특례 방식의 코스닥 상장 절차를 진행 중이다. 하지만 공모가 산정 과정에서 사업유사성이 가장 높은 경쟁사(엔젤로보틱스)를 배제하면서 공모가에 대한 고평가 우려가 불거지고 있다.

'적자'라 뺐다…장밋빛 청사진 주의보

6일 코스모로보틱스 증권신고서에 따르면, 공동대표주관회사인 유진투자증권과 NH투자증권은 밸류에이션을 위해 ㈜피앤에스로보틱스와 ㈜라온로보틱스 두 곳을 최종 유사기업으로 선정했다. 

주목할 점은 사업 유사성이 가장 높은 경쟁사인 엔젤로보틱스가 후보군에서 제외됐다는 사실이다. 주관사단이 내세운 명분은 엔젤로보틱스가 지속적인 영업손실 및 당기순손실을 기록하고 있어 PER(주가수익비율) 비교가 불가능하다는 이유로 후보군에서 제외했다.

하지만 코스모로보틱스의 경우 엔젤로보틱스와 재무적 상황이 유사하다. 현재 영업손실을 기록 중이기 때문이다. 2024년 89억원, 작년 3분기 누적 기준 60억원의 영업적자를 내고 있다.

IB 업계 관계자는 "기술특례 상장을 추진하는 기업이 같은 트랙으로 상장해 고전 중인 경쟁기업을 ‘적자’ 이유로 제외했지만 투자자 입장에서는 필수적인 체크 요소"라며 "향후 해당 기업이 제시한 미래 추정 실적의 달성 여부와 연관해서 짚어볼 지점이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2024년도 국내 기준 재활용 웨어러블 로봇 시장 점유율은 엔젤로보틱스가 50%, 코스모로보틱스가 35% 수준이다. 2023년을 기준으로 보면 엔젤로보틱스가 59%, 코스모로보틱스는 31% 수준이었다.

적자 이유로 제외된 엔젤로보틱스를 빼고 이번에 선정된 유사기업 평균 PER은 54.40배에 달한다. 최종 선정된 ㈜피앤에스로보틱스(48.65배)와 ㈜라온로보틱스(60.14배)의 평균 PER은 54.40배다. 특히 라온로보틱스의 60배가 넘는 PER이 평균치를 크게 끌어 올렸다.

실적 부진을 겪고 있는 엔젤로보틱스의 데이터가 반영될 수 있는 밸류에이션 산정 모형을 기반으로 공모가 산정이 진행됐다면 희망공모가 밴드(5300원~6000원)은 현재 수준 보다 낮게 형성됐을 가능성이 있는 대목이다.

코스모로보틱스

2028년 이익을 현재로… ‘엔젤로보틱스 데자뷔’ 우려

미래 추정 실적에 대한 낙관론도 핵심 체크 포인트다. 코스모로보틱스는 공모가 산정을 위해 2028년 당기순이익 91억원이란 추정치를 가져왔다. 회사는 2027년 흑자 전환을 거쳐 2028년 매출이 373억원까지 급증할 것이라는 장밋빛 시나리오를 바탕으로 기업가치를 산출했다. 2024년 매출 70억원 수준에서 2028년 373억원으로 4년 만에 5배 이상 성장해야 한다는 가정이 전제돼 있다.

2028년 매출 급증의 핵심 근거는 미국 시장 매출 추정치다. 회사는 2028년 예상 매출 373억원 중 미국에서만 218억원(전체 매출의 약 58%)을 벌어들이겠다고 가정했다. 이는 2024년 기준 6억원 수준인 미국 매출을 4년 만에 32배 이 키우겠다는 공격적인 수치다.

더불어 주관사단이 공모가 산정식 적용한 연 20%의 할인율 또한 유사산업 영위 기업의 평균 가중평균자본비용(WACC)인 21.1%보다 낮은 수준이다. 보수적 산정이라기 보다는 주관사단의 주관적 판단에 따라 몸값을 부풀렸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주관사단 역시 "2028년 추정 당기순이익을 2025년말 현가로 환산하기 위한 연 할인율은 20%를 적용했지만, 현재가치 할인율은 주관사단의 주관적인 판단 요소가 반영돼 있어 유의해야 한다"고 밝혔다.

코스모로보틱스의 장밋빛 전망은 경쟁사인 엔젤로보틱스가 상장 당시 제시했던 2024년 매출 전망치(90억원)을 실제로는 절반 이하(42억원)밖에 달성하지 못한 사례의 '데자뷔'로 해석될 여지도 있다. 엔젤로보틱스는 2024년 매출 90억원과 2025년 흑자 전환을 공언했으나, 실제 2024년 성적표는 매출 42억원으로 전망치의 -53.3%를 기록했고, 영업손실은 오히려 108억원으로 확대됐다.

‘러시아 보조금’에 저당 잡힌 매출, 제2의 ‘엔젤기어’될지도

러시아 시장은 코스모로보틱스의 실질적인 기술 확산 거점이지만 지나치게 정부 정책에 종속돼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2023년 기준 러시아 판매량은 66대로 전체 판매 수량의 약 70%를 차지하며 보급 확대의 중추 역할을 했다. 다만 해당 매출의 95% 이상이 러시아 연방 프로젝트 No.3(의료 재활 최적화 프로그램) 보조금에 전적으로 의존하고 있다.

실제로 2024년 코스모로보틱스 러시아 법인의 EA1 판매량은 2023년(46대)에서 13대로 급감한 적이 있는데, 당시 실적 감소는 경쟁사의 신모델 출시라는 외부 변수에 기인했다는 설명이다.

관련업계 관계자는 "자생적 시장 수요가 아닌 정부의 예산 집행에 따라 매출이 한순간에 증발할 수 있는 '외줄 타기' 구조임을 시사하는 대목"이라고 설명했다.

엔젤로보틱스 사례에 비춰볼 때도 정부 정책에 편승한 매출에 대한 낙관론은 경계된다. 엔젤로보틱스의 경우 2023년 산업용 슈프 제품(엔젤기어)가 정부 사업과 연계돼 총 1304대를 납품하며 13억4100만원의 매출을 달성했지만, 해당 정부 지원의 종료와 제품에 대한 부정적 시장 반응으로 2024년 실적 부진으로 이어진 바 있다.

러시아 매출의 정책 의존도에 대해 주관사단은 "러시아 정부의 보조금은 러시아 우크라이나 전쟁이 끝나면 더욱 확대될 것이며, 2030년까지 계속될 전망"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