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조 벌어도·전산비 1000억 써도"…증권사 MTS 오류 반복

코스피 6000 랠리 속 올해만 MTS·HTS 장애 12건 발생 “재발 방지” 약속한 토스증권, 올해 들어서만 오류 4건 키움·미래에셋 전산비 1000억 투입에도 시스템 지연 사례 영업익 2조 한투증권, 전산비 305억…투자 격차도 도마 "투자 규모보다 메모리·네트워크 등 인프라 설계가 핵심"

2026-03-06     정수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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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색경제신문 = 정수진 기자] 최근 증시 급락과 급등이 반복되며 거래량이 급증하는 과정에서 주요 증권사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과 홈트레이딩시스템(HTS)에서 전산 장애가 잇따르고 있다. 일부 증권사는 연간 수백억에서 1000억원 이상 전산비를 투입하고 있고, 영업이익이 2조원을 넘는 대형 증권사도 포함돼 있지만 오류 문제는 여전히 반복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코스피가 6000선을 돌파하며 증시 랠리가 이어지는 가운데 이용자와 거래량이 동시에 늘어나면서 올해 들어서만 총 12건의 MTS·HTS 장애 사례가 발생했다.

증권사별로 보면 토스증권에서 최근 MTS 관련 오류가 4건 발생해 가장 많았다. 한국투자증권과 카카오페이증권에서도 각각 2건의 장애 사례가 확인됐다. 키움증권과 미래에셋증권, LS증권, NH투자증권에서도 각각 1건씩 전산 오류가 발생한 것으로 파악된다. 특정 회사에 국한된 문제가 아니라 업계 전반에서 유사한 장애가 나타나면서 시스템 안정성에 대한 우려가 제기된다.

토스증권의 경우 과거 전산 장애 이후 재발 방지를 약속했음에도 오류가 반복되고 있다는 점에서 지적이 나온다. 토스증권은 그동안 MTS 접속 지연과 주문 처리 오류 등이 발생할 때마다 시스템 안정성 강화를 약속해 왔지만, 올해 들어서만 4건의 장애 사례가 확인되면서 투자자 신뢰 관리 측면에서 과제가 남아 있다는 평가다.

실제 새해 첫 거래일인 1월 2일에는 MTS에서 미국 주식 주문이 정상적으로 접수되지 않는 오류가 발생했다. 이어 1월 13일에는 해외 종목 뉴스 제공 과정에서 오류가 나타났고, 1월 14일에는 MTS 홈 화면에서 종목과 잔고가 표시되지 않는 문제가 발생했다. 2월 26일에는 원화 주문 가능 금액이 실제와 수백만원까지 차이가 나는 전산 오류도 발생했다.

대형 증권사 역시 전산 장애에서 자유롭지 않다는 점도 시장의 시선을 끈다. 키움증권은 지난 1월 20일 저녁 6시40분부터 약 20여분간 실시간 조회 화면 지연 현상이 발생했다. 미래에셋증권은 지난 4일 MTS에서 상장지수펀드(ETF) 가격 급락 알림이 장 마감 이후 대량으로 지연 발송되는 문제가 발생했다. 미래에셋증권과 키움증권의 경우 최근 연간 1000억원 규모의 전산운용비를 투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영업이익이 2조원을 넘는 한국투자증권에서도 최근 MTS 오류가 반복적으로 발생했다. 한국투자증권에서는 지난 1월 5일 오전 9시 2분부터 약 20분간 MTS 일부 서비스 접속 오류가 발생했다. ‘MY’ 탭과 이벤트 메뉴 접속이 지연되는 현상이 나타났고, 이후 3월 3일과 4일 중동발 리스크로 급락했던 증시가 급반등한 5일에는 계좌 수익률과 평가금액이 실제보다 크게 표시되는 오류도 발생했다.

일각에서는 한국투자증권의 전산 투자 규모가 경쟁사 대비 상대적으로 적은 점도 지적한다. 한국투자증권의 지난해 1~3분기 누적 전산운용비는 305억원 수준으로 집계됐다. 이는 주요 대형 증권사와 비교하면 상대적으로 낮은 수준이며, 지난해 같은 기간(407억원) 대비로도 약 100억원 감소한 수치다.

중소형 증권사에서도 유사한 장애가 발생했다. LS증권은 1월 27일 MTS와 HTS에서 주식 잔고 조회와 주문 체결 지연 문제가 발생했다. 카카오페이증권은 지난 3월 4일 오전 1시20분부터 2시4분까지 약 40분 동안 ‘미국 주식 모으기’ 주문이 일부 체결되지 않는 현상이 나타났다. NH투자증권 역시 같은 날 MTS·HTS에서 지수와 주식 선물옵션 시세가 지연되는 현상이 발생했다.

증권사들은 대부분 이번 장애에 대해 "일시적인 시스템 오류"라는 입장을 내놓고 있다. 거래량이 급증하는 과정에서 예상보다 많은 주문이 몰리면서 일시적으로 처리 속도가 지연됐다는 설명이다.

그러나 시장에서는 단순한 시스템 장애로만 보기는 어렵다는 시각도 적지 않다. 주문 체결 지연이나 잔고 조회 오류는 투자자의 매매 판단과 직결되는 문제이기 때문이다. 특히 변동성이 큰 장세에서는 몇 초의 지연만으로도 투자 손익이 크게 달라질 수 있어 시스템 안정성은 사실상 증권사의 핵심 인프라로 평가된다.

업계 관계자는 "금융사 전산 장애는 거래 트래픽 증가에 비해 서버 메모리와 네트워크 장비 확충이 충분하지 않을 때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며 "단순히 투자 금액의 많고 적음보다 메모리·네트워크 장비·라우터 같은 핵심 인프라 용량을 얼마나 확보했는지가 더 중요한 변수"라고 말했다.